문화포럼
발제가 마치고 논찬과 질문이 이어졌다. 왼쪽부터 변상욱 기자, 김아영 국민일보 기자, 이재윤 대표, 사영훈 교수, 박민서 교수, 김동환 교수 ©이상진 기자

한국기독교언론포럼과 문화선교연구원(대표 백광훈 원장)이 공동으로 27일 서울 신촌 영화관 ‘필름포럼’에서 ‘AI가 묻고, 한국교회가 답하다’라는 주제로 문화포럼을 개최했다.

이번 포럼은 변상욱 전 기자의 사회로 진행됐으며, 카이스트 기술경영전문대학원의 박민서 교수, 서강대학교 메타버스전문대학원의 사영준 교수, 연세대학교 기독교윤리학과 김동환 교수가 발제했다.

박민서 교수는 ‘쉽게 풀어보는 인공지능’이라는 주제로 발제하며 “인공지능(AI)의 원리는 알고보면 간단하다. AI는 사람과 유사한 판단을 컴퓨터가 할 수 있게끔 만든 알고리즘(방법론, 함수)”이라며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인공지능이 ‘학습함’으로 사람과 유사한 판단을 한다는 것이다. 사람이 학습을 통해 문제를 풀 듯 인공지능도 과거의 데이터와 사람이 만든 알고리즘을 통해서 문제를 해결하거나 미래를 예측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녀는 “현재 챗GPT는 널리 활용되며 다양한 데이터 타입(이미지, 언어 등)으로 확장되어 의료, 이미지 처리, 금융시스템, 의료산업 등에도 확장되어 적용을 시도하고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다”고 했다.

박 교수는 “인공지능은 기존의 데이터를 학습해서 그것을 바탕으로 문제를 처리한다. 그러나 진정한 혁신은 보통 사람들이 생각하지 못하는 것이다. AI는 스스로 진정한 혁신을 할 수는 없다”며 “진정한 것은 사람만이 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기독교계에서도 AI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한다고 들었다. 사실 나는 크게 고민하지 않았다”며 “그 이유는 우리가 걱정하고 고민하고 염려하는 AI시대의 미래도 결국 우리 손으로 만들어갈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사영준 교수는 “AI개발자는 AI서비스 제공자들과 이용자들의 지속적인 상호영향을 지켜볼 필요성이 있다”며 “AI는 아직 씨를 뿌리는 단계로 앞으로 인간이 어떻게 하는가에 따라 상황이 달라질 것”이라고 했다.

김동환 교수는 “예수께서 ‘너희가 천지의 기상은 분간할 줄 알면서 어찌 이 시대는 분간하지 못하느냐’라고 말씀하셨다. 2천 년 전 예수께서 하신 이 말씀은 시대를 불문하고 항상 되뇌어야 할 말씀”이라며 “챗GPT 시대에도 이 말씀은 적용되야 하기에 우리는 시대를 잘 읽어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첨단과학기술’은 갑자기 튀어나온 것이 아니라 근대 계몽주의 이래로 지속돼 왔으며, 20세기가 되어 실질적으로 등장했다. 컴퓨터 과학자 빌 조이(Bill Joy)에 의하면, 20세기를 대표하는 3가지 첨단기술은 핵(Nuclear), 생물(Biology), 화학(Chemistry)공학이다. 21세기는 유전학(Genetics), 나노기술(Nanotechnology), 로봇공학(Robotics)”이라고 했다.

그는 “21세기는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과학이 빠르게 발전한다. 새로운 주요 첨단기술로는 정보기술(Information Tech), 인지과학(Cognitive Science), 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s, IOT), 인공지능(AI Tech)등이 바로 이것”이라며 “특별히 인공지능 기술은 21세기 전체를 이끌어갈 만한 주요기술로 바로 챗GPT의 근간이 되는 기술”이라고 했다.

이어 “흔히들 인공지능이 처음 공식 거론된 때를 알파고와 이세돌의 바둑 대결이 있었던 2016년으로 생각하지만, 이것은 챗GPT의 시대를 이해하는 것을 오독하게 할 수도 있다. 인공지능이 공식적으로 거론된 시기는 1956년으로 다트머스 대학의 과학자 존 메카시(John McCathy)에 의해 시작된, 60년이나 전의 이야기”라며 “단기간 어디서 튀어나온 이야기가 아니라 연구의 집중성에 차이는 있지만 60년간 지속적으로 이어온 것에 대해 인식해야 이 흐름을 제대로 볼 수가 있다”고 했다.

그는 “교회가 이 기술발달에 주목하기 시작한 것은 2019년 말에 일어난 코로나19 사태”라며 “60년에 걸친 긴 인공지능 발전의 역사를 생각해보면 교회가 2023년 챗GPT로부터 인공지능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이다. ‘시대를 분간하라’는 주님의 말씀을 잇대어 보면 책망받을 일”이라고 했다.

김 교수는 “방법론적으로 기계학습은 인간의 학습 방식을 인공적으로 모방한 방식이다. 인간이 뇌를 통해 사물을 인식하는 것처럼 컴퓨터가 소위 다층 인식수용기(Multlayer Perceptron) 즉, 인공신경망을 통해 사물을 인식한다. 인간의 뇌가 오감을 통해 더 많은 정보를 얻게 되듯이, 컴퓨터가 똑똑해진다는 것은 인공신경망의 층위가 더욱 두터워져 많은 데이터를 사용한다는 것”이라며 “2016년 알파고가 이세돌을 이길 때 48층을 사용했는데, 불과 5개월 뒤에는 150층을 사용하게 됐다고 한다. 그렇다면 지금 인공지능의 사고 수준을 가늠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챗GPT의 근간이 되는 인공지능 기술의 기본 원리를 알게 되면, 자연히 이 기술을 활용하지 않을 수 없는 시대가 됐다”며 “최첨단 기술이 등장할 때마다 화두가 되는 소위 ‘찬반 논쟁’이 시간이 가면 갈수록 얼마나 진부한 논쟁이 되고 있는지 세삼 깨닫는다. 시대의 변화에 대해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경향이 있어온 기독교계의 그간 신기술에 대한 반응을 보면 1996년 복제양 돌리 때를 포함해, 2020년 초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 예배에 대한 논쟁도 많이 있었지만 지금은 모든 교회가 이를 도입했다”고 했다.

이어 “중요한 것은 교회가 ‘찬반 논쟁’에 잠식돼 이 영역에 있어서 사회보다 뒤쳐질 것이 아니라 어떻게 이것을 앞으로 목회와 사역에 잘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생산적인 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문화포럼
연세대 기독교윤리학과 김동환 교수가 발제하고 있다. ©이상진 기자

3명의 교수의 발제에 이어 ‘나니아의 옷장’ 이재윤 대표와 국민일보 김아영 기자의 논찬과 문답이 이어졌다.

사영훈 교수는 ‘MZ세대에게 인공지능에 관해 어떤 말을 줄 수 있는가’에 대해 “인간의 직업이 AI로 대체될 것에 대한 걱정이 있다. 그런데 사회적으로 고급직업군에서는 AI로 대체가 많지만 그렇지 않은 직업군에서는 대체할 확률이 낮다고 보여진다”며 “그렇기에 이런 상황들이 많이 갖지 못한 자들에게는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고 했다.

박민서 교수는 ‘최근 일론 머스크가 인공지능 연구를 6개월 중단할 것을 제한한 것’에 대해 “중단하지 않을 것”이라며 “기업들이 처리해야 할 데이터는 많은데 시스템을 구축하고 운영하는 것은 돈이 많이 드는 일이기에 지속적으로 협력해야 할 것이다. 그래서 중단할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김동환 교수는 ‘일론 머스크의 발언’에 대해 “중요한 것은 멈추는 것이 아니다. ‘멈추자고 제안한 것의 진정한 함의’는 이 일을 윤리적으로 성찰을 하자는 것”이라며 “만약 연구를 멈춘다고 해도, 결과적으로 이 연구의 주도권을 중국으로 넘길 뿐”이라고 했다.

박 교수는 ‘인공지능의 활용’에 대해서 “인공지능은 학습된 것들에 대해서는 문제해결에 있어서 인간에게 우월한 능력을 갖고 있지만 이전에 데이터가 없거나 학습되지 않은 것에는 아무런 대응을 할 수가 없다”며 “인공지능을 두려워할 것이 아니라 인간이 창의적인 일을 위해 필요한 제반적 사항을 처리하기 위해 유연하게 활용할 것”을 주문했다.

김 교수는 ‘목회적 적용과 이해’에 있어서 “신앙인이 합리적으로 사고하는 것이 필요하다. 왜냐하면 테크놀로지의 본질은 합리성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챗GPT 시대에 목회자의 중요한 역량은 영적 권위이다. 이것이 인공지능과의 차별화에 있어서 중요한 것이다. 그렇기에 영성 생활이 중요하다. 그런데 영적 생활에 취약한 목회자들이 너무 많다는 것이 문제”라며 “우리는 이 시대에 오히려 성경을 더 깊이 묵상하고 영적 깊이를 갖는 것이 필요하다. 기본으로 돌아가자는 취지”라고 했다.

그는 ‘쳇GPT의 한계와 교계의 대응’에 있어서 “쳇GPT는 데이터의 학습에 작용하는 기계인데 잘못된 데이터가 많이 들어가면 잘못된 답을 내놓을 것”이라며 “예를 들어 이단에서 제시하는 신학적 내용이 많이 입력된다면 잘못된 신앙에 대한 답을 줄 것이고 신앙이 깊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문제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아울러 “AI에 관한 여러가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교계가 ‘찬반 논쟁’에 소모적이지 말고 지속적으로 이를 활용할 방법에 대한 담론의 장을 열어야 한다. 이를 위해 교회와 교계들이 연대해야 하며 심지어 국제적인 연대도 필요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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