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아려 본 믿음
도서 「헤아려 본 믿음」

근본주의 신앙 속에서 자라 회의와 의심이 죄라고 배운 사람이라면 그간 배워 온 신앙에 의문일 제기하고 질문을 던지기 쉽지 않다. 故 레이첼 헬드 에반스 작가는 생전 그런 질문을 던지고 답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그가 발견한 것은 변화에 저항하는 굳건한 확신이 아니라 어떠한 변화에도 적응할 수 있는 진화하는 믿음, 질문에 대한 답이 아니라 질문을 품고 살아내는 삶이다.

이 책은 저자가 믿음의 위기 속에 맹목이 아닌 정직한 대면을 택한 새로운 세대의 기점이 될 신앙 여정을 그려낸 경이로운 에세이다.

저자는 책 속에서 “근본주의의 문제는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자기가 붙드는 교리 하나하나가 절대적으로 필수적이라 여긴다면, 변화는 결코 선택지에 들 수 없다. 변화가 선택지가 될 수 없다면, 세상을 보는 시야가 엉망이 되지 않도록 세상이 있는 그대로 유지되기를 바랄 수밖에 없다. 다행히도 변화에 적응하는 능력은 기독교의 가장 좋은 특징이다. 비록 우리가 종종 그 사실을 간과하지만 말이다”고 했다.

이어 “그런데 이런 의심들이 내 믿음을 죽여 버리기는커녕 놀랄 만한 거듭남으로 이끌었다. 새롭고 불안정한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나는 오래된 신념을 벗어 버리고 그 대신 새로운 것으로 채워야 했다. 내가 믿는 바를 더 자세히 들여다보고 진정으로 본질적인 것이 무엇인지 알아내야 했다. 물려받은 신앙의 진흙탕 에서 안전하게 네 발로 기어 다니는 상태를 벗어나, 내 영적 경험의 진실 속에서 머리와 마음을 노출한 채 취약하게 서 있는 쪽으로 옮겨 갔다. 나는 진화했다. 내 주변 사람들보다 더 나은 존재가 되었다는 게 아니라 더 개선되고 더 적응한 나로 진화했다. 나 자신의 생각과 의심과 직관을 두려워하지 않는 나, 변화를 견뎌 낼 수 있는 믿음을 가진 나로 말이다”고 했다.

그러면서 “내 이야기는 이런 진화에 관한 이야기다. 확신에서 시작해 의심을 통과하여 믿음에 이르는 이야기다. 내가 찾은 답이 아니라 내가 던진 질문에 관한 이야기다. 어쩌면 당신도 물어보았을 질문. 아름다운 이야기는 아니다. 심지어 완성된 이야기도 아니다. 내 이야기는 생존기다. ‘원숭이 마을’이라고 불리는 작은 동네, 있을 법하지 않은 환경에서 내가 어떻게 진화했는지 보여 주는 이야기다”고 했다.

끝으로 저자는 “모든 기독교인이 동의할 수 있는 단일하고 포괄적인 성경적 세계관이 있다는 생각은 신화이고 사람들의 해석에 질문을 던져도 괜찮다고 말해 주고 싶다. 그렇게 하는 것이 성경의 아름다움과 능력을 감소시키기는커녕 오히려 향상시키고 기독교인들에게 뭔가 이야기할 거리를 제공한다고 말해 주고 싶다. 사도 바울은 성경이 ‘하나님의 감동으로 된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성경 곳곳에는 분명히 사람의 손자국이 묻어 있다. 성경은 불완전한 언어로 채워진 완벽함이다. 이 세상의 방법으로 표현된 저 세상이고, 거룩하지 않은 손으로 쓰이고 거룩하지 않은 눈으로 읽히고 거룩하지 않은 머리로 처리된 거룩함이다”고 했다.

한편, 故 에반스 작가는 작가, 강사, 블로거였으며 테네시주 데이턴 시골 마을에서 자랐다. 브라이언 대학에서 영문학을 공부하고, 지역 신문사 기자로 활동했다. 이후 칼럼을 쓰는 프리랜서 작가로 전업, 지방 신문뿐 아니라 전국지에 글을 기고하게 된다. 보수적 신앙에 의문을 던지며 블로그와 트위터에 쓰기 시작한 글이 뜨거운 공감과 폭넓은 반향을 얻으며 작가의 길에 들어섰다.

그의 신앙생활 가운데 마주치는 근본 질문과 갈등을 특유의 솔직함과 따뜻함으로 담아낸 그의 글은, 온라인과 SNS상에 함께 질문하고 서로를 보듬는 온라인 공동체를 낳았다. 그가 던진 메시지는 보수적인 권위에는 도전으로, 교회에서 소외된 이들에게는 연대와 지지로, 믿음과 교회를 고민하는 이들에게는 공감과 영감으로 비쳤다. 왕성하게 활동하던 중 2019년 독감 치료 부작용으로 37세의 이른 나이에 돌연 세상을 떠났다. 저서로는 <교회를 찾아서>, <하나님은 어떤 분일까?>, <다시, 성경으로>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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