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성교회 김삼환 목사 김하나 목사
지난 2017년 11월 있었던 명성교회 김하나 목사 위임예식에서 아버지인 김삼환 원로목사(오른쪽)가 김 목사에게 안수기도를 하던 모습. ©기독일보 DB

명성교회 김하나 목사의 대표자 지위를 인정하지 않았던 1심 판결이 뒤집힌 결정적 이유는 2심 법원이 교회가 속한 예장 통합총회의 소위 ‘수습안 의결’을 인정했기 때문이다.

서울고등법원 제16민사부는 정모 집사가 명성교회를 상대로 제기한 대표자지위부존재확인 소송에서 27일 “1심 판결을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고 선고했다.

명성교회 김삼환 원로목사의 아들인 김하나 목사는 아버지가 은퇴(2015년 12월)하고 약 2년 뒤인 2017년 11월, 이 교회 위임목사로 부임했다. 그러면서 이것이 교단의 이른바 ‘세습방지법’을 어겼다는 비판 여론이 교단 안팎에서 거세게 일었다.

결국 교단에서 재판이 진행돼, 2018년 총회재판국은 명성교회의 청빙을 허락한 서울동남노회의 결의를 인정했다. 그러나 그해 교단 정기총회에서 총대들의 반발로 재심이 결정됐고, 다시 꾸려진 총회재판국은 이듬해 청빙에 대해 무효 판결을 내렸다.

그러나 얼마 뒤 열린 같은 해 정기총회에서는 ‘수습안’이 통과됐다. 수습안은 김하나 목사에 대한 명성교회의 위임목사 청빙이 2021년 1월 1일 이후 가능하도록 한 것이 골자다. 실제 김 목사는 이날 명성교회 위임목사로 부임했다.

“수습안 의결, 당연 무효로 할 만큼
교단 헌법 등 규정 위반했다 보기 어려워”

2심 재판부는 이 사건 판결문에서 우선 헌법상 종교의 자유 등에 비춰 “교회 안에서 개인이 누리는 지위에 영향을 미칠 각종 결의나 처분 등이 당연 무효라고 판단하려면, 그저 일반적인 종교단체가 아닌 일반단체의 결의나 처분을 무효로 돌릴 정도의 절차상 하자가 있는 것으로는 부족하고, 그러한 하자가 매우 중대해 이를 그대로 둘 경우 현저히 정의관념에 반하는 경우라야 할 것”이라는 대법원 판례를 제시했다.

이후 ‘수습안 의결’에 대해 재판부는 “총회가 교단 헌법 제2편 제28조 제6항(세습방지법)에 관한 총회 재판국의 판결 및 재심 판결이 총회 헌법위원회의 해석과 달리 각기 다른 해석을 내놓으며 혼란이 가중되고 재심 판결에 대한 재재심 청구까지 제기되자, 최고 치리권자로서 교단 내에 피고 교회(명성교회)의 위임목사 청빙과 관련한 분쟁을 종국적으로 해결할 목적으로, 헌법 해석에 관한 전권에 기하여 이 사건 수습안 의결을 통해 교단 헌법 제2편 제28조 제6항에 관하여 ‘전임 목사의 은퇴(2015. 12. 31.) 후 (그의 영향력이 없다고 볼 수 있는 기간인) 5년이 경과한 때(2021 1. 1.)부터는 이미 은퇴한 전임 목사의 직계비속을 위임목사로 청빙하는 것이 위 규정에 위배되지 않는다’는 취지로 유권해석을 한 것은 부당해 보이지 않을 뿐만 아니라, 가능한 한 존중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재판부는 또 “총회가 이 사건 수습안 의결에서 재심 판결의 판단 대상인 ‘(명성교회가 속한) 서울동남노회의 2017년 10월 24일자 이 사건 청빙 승인 결의가 무효임을 확인한다’는 주문 부분을 수용토록 하면서, 교단 헌법 제2편 제28조 제6항에 관한 위와 같은 해석에 따라 피고 교회로 하여금 전임 목사 퇴임 5년 후 새로운 청빙절차를 거치도록 하되, 다만 새로운 청빙절차에서 피고 교회가 김하나를 또 다시 청빙할 경우 노회 승인은 재심 및 재재심 포함한 소송 당사자로서 이 사건 수습안 의결을 받아들인 서울동남노회의 이 사건 청빙 승인 결의로 간주할 수 있도록 한 것은, 그것을 당연 무효로 할 만큼 교단 헌법 등 규정을 위반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아울러 재판부는 명성교회가 지난 8월 21일 공동의회를 열어 △김하나 목사에 대한 위임목사 청빙 결의를 재확인하고 △김 목사를 위임목사로 재추대하기로 한 당회 결의를 추인한 결정도 유효하다고 봤다.

재판부는 “따라서 이 사건 수습안 의결 이후 청빙 절차에 따라 2021년 1월 1일 이뤄진 김하나의 피고 교회 위임목사 부임은 그 효력이 없다고 할 수 없고, 달리 반증이 없다”고 했다. 재판부는 소결론에서 “결국, 김하나에게 피고 교회의 위임목사 및 당회장 지위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

명성교회 사건 주요 일지

① 2015년 12월 31일: 김삼환 목사, 명성교회 담임직에서 정년퇴임
② 2017년 3월 19일: 명성교회, 공동의회 통해 김하나 위임목사 청빙 결의
③ 2017년 10월 24일: 서울동남노회, 제73회 정기노회서 청빙 승인 결의
④ 2018년 8월 7일: 총회재판국, 서울동남노회 상대 청빙 승인결의 무효확인 청구 기각
⑤ 2019년 8월 5일: 총회재판국 재심, 기존 판결 파기. 명성교회 김하나 위임목사 청빙에 대한 서울동남노회 승인결의 무효 확인
⑥ 2019년 9월 26일: 예장 통합 제104회 총회, 수습안 의결
⑦ 2020년 12월 19일: 명성교회 당회, 김하나 위임목사 청빙 결의
⑧ 2020년 12월 22일: 서울동남노회, 명성교회 청빙 결의 승인
⑨ 2021년 1월 1일: 김하나 목사, 명성교회 위임목사 부임
⑩ 2022년 1월 26일: 서울동부지방법원(1심), 김하나 목사의 명성교회 위임목사 및 당회장 지위 부존재 확인
⑪ 2022년 8월 21일: 명성교회, 공동의회 열고 김하나 목사에 대한 △위임목사 청빙 결의 재확인 △위임목사 재추대 당회 결의 추인 안건 가결
⑫ 2022년 10월 27일: 서울고등법원(2심), 1심 판결 취소·원고 청구 기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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