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신대 교회성장대학원 STU 컨퍼런스
서울신학대학교 교회성장대학원이 주최하는 STU 컨퍼런스가 17일 서울신학대학교 백주년기념관에서 열렸다. ©주최측 제공

서울신학대학교 교회성장대학원이 17일 오전 경기도 부천시 소재 서울신대 백주년기념관 5층에서 ‘2022 건강한 교회를 위한 분립 개척·선교적 개척’이라는 주제로 STU(Set-Top Unit for Church)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STU 컨퍼런스는 17~18일 이틀간, 온·오프라인으로 동시에 진행된다.

서울신대 교회성장대학원 STU 컨퍼런스
황덕형 총장이 인사말을 전하고 있다. ©주최측 제공

이날 황덕형 총장(서울신대)은 인사말에서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복음을 허락하시고 또한 위임해주셨다. 그것은 온 세상을 향한 하나님의 뜨거운 사랑과 기대를 담고 있는 것”이라며 “이 복음을 유산으로 이어받은 우리 교회들은 그 복음을 우리의 사명으로 승화시켜야 한다. 복음은 은총이지만 동시에 모든 역사의 내적 근거이며 존재의 의미로서 반드시 실현해 나가야 할 목표로서 받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우리가 명심해야 할 것은 하나님께서 이 세상을 창조하시고 삶과 문화 그리고 장구한 자연과 역사를 허락하셨으나 그 모든 것을 통해서 실현해야 할 종말론적 현실은 바로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이라는 점”이라며 “교회가 역사 속의 하나님 나라의 현실로서 등장하면서 다양한 문제들 앞에 직면하게 되었는데 그것은 먼저, 세속화와 연관된 교회의 퇴조 현상이며, 둘째로 외형상 교회의 전반적인 퇴조 현상, 셋째로 교직자 자신들의 패배주의적 의식구조”라고 했다.

아울러 “이 컨퍼런스를 통해 교회 개척은 필요하며 가능할 뿐 아니라 내적 필연적 작업이라는 가장 기본적인 인식을 확장시키고자 한다”며 “교회는 반드시 개척되어야 하고, 또 그렇게 성장해야 한다. 하나님의 지상명령의 궁극적인 자리는 바로 이 교회의 개척”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신대 교회성장대학원 STU 컨퍼런스
최동규 박사가 발제를 하고 있다. ©주최측 제공

이어서 ‘한국교회 개척의 과거, 현재, 미래’라는 주제로 발제한 최동규 박사(서울신대 교회성장대학원장)는 “교회 개척이 기독교 복음 전파 혹은 기독교 선교에 끼친 영향은 기독교 역사 자체가 증명한다. 오순절 성령강림 사건 이래 지금까지 수많은 교회가 존재했고, 지금도 전 세계에 수많은 교회가 존재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교회들은 누군가에 의해 개척됨으로써 시작되었다”며 “유기체적 특성을 지닌 에클레시아(ekklesia), 곧 교회는 탄생과 성장과 재생산의 과정을 거친다. 그러므로 개척된 교회가 성장을 추구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며, 그것이 선교적 관점에서 왜곡된 것이 아니라 참된 교회의 성장인 한 교회 개척은 하나님의 선교를 수행하는 중요한 기능을 담당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교회 개척은) 1990년대 이후 대체로 교회 성장이 정체된 현실에서 벗어나기 위한 몸부림으로 시작된 일이긴 하지만 여러 교단이 대규모 교회 개척 프로젝트들을 시작한 것은 매우 고무적”이라며 “문제는 교회 개척에 관한 관심이 대체로 표피적인 차원에 머무르고 있고, 근본적인 차원에서의 접근 곧 이론 연구와 효과적인 전략과 방법에 관한 연구는 뒷전으로 미루고 있다는 데 있다”고 했다.

이어 “최근에 한국교회에는 새로운 형태의 교회 개척 사역들이 다양한 형태를 띠고 나타나고 있다. 이런 교회 개척들을 통칭하여 ‘선교적 교회 개척 운동’이라고 부를 수 있다”며 “풀뿌리 운동과 같이 곳곳에서 조용하면서도 강한 모습으로 일어나고 있는 새로운 교회들은 아직 섣부르게 판단할 단계는 아니지만, 적어도 한국교회가 나아가야 할 미래의 방향을 보여주기에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최 박사는 “21세기에 들어서도 한국교회의 침체는 계속되었고, 교회 개척 사역도 많이 위축되었다”며 “여러 교단에서 교회 개척을 활성화하기 위해서 교회 개척 학교 또는 훈련원 같은 조직을 만들었지만, 생각만큼 뚜렷한 열매를 맺지 못했다. 이 시기에도 개척되는 교회들은 교단이 주도하기 보다도 개교회가 주도하거나 개인이 알아서 개척한 경우가 더 많았다. 개교회가 관여된 경우는 부교역자의 개척을 재정적으로 지원해 주는 형태가 가장 일반적”이라고 했다.

그는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개척 형태는 독립적 교회 개척자(the independent church planter) 모델이다. 이 모델은 부모 교회나 선교 팀의 지원 없이 홀로 개척하는 방식을 가리킨다”며 “2002년에 교회성장연구소가 진행한 조사연구에 따르면 한국의 교회 개척 방식 중에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개척 담임자가 자비로 개척하는 것으로서 무려 50.4%에 이르렀다. 반면에 부모 교회가 개척하는 경우는 14.6%로 매우 적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다”고 했다.

이어 “복잡다단한 현대 사회에서 개척과 목회의 상황이 많이 달라졌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기도와 전도만을 강조하는 전통적인 개척 방법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따라서 교단의 교회 개척 프로그램들은 좀 더 정교한 선발과 훈련 과정, 그리고 지역교회들이 교회 개척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돕는 시스템이 구축되어야 한다. 또한 그것들은 신학교의 교회 개척자 훈련 프로그램과 개척 이후의 멘토링 프로그램 등에 의해 보완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다른 한편, 오늘날과 같이 복음의 저항성이 높은 환경에서는 모달리티 모델, 곧 부모 교회를 기반으로 한 개척이 활성화되어야 한다”며 “기독교에 대한 반감뿐만 아니라 유사종교(類似宗敎)와 같은 기능을 하는 수많은 종교적 대체물이 사회와 문화 속에 널려 있는 현실에서는 복음 전도가 쉽게 먹히지 않는다. 이런 어려운 현실 속에서 가장 좋은 방법은 부모 교회에 의한 전략적 분립 개척”이라고 했다.

또한 “이것은 이미 충분한 인적, 물적 능력을 지닌 중대형 교회들이 많은 한국교회에 매우 적합한 개척 모델이다. 분립 개척이 전혀 없었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유기체적 교회론에 기초한 전략적 증식(multiplication) 개념으로 이루어지지 않고 우연한 기회에 일회성으로 일어났을 뿐”이라며 “높은 선교 의식을 가진 평신도들이 개척자와 함께 일정한 지역으로 이사를 감행하는 식민지(colonization) 모델까지는 아니더라도, 올바른 신학을 바탕으로 전략적이고도 반복적인 분립 개척이 한국교회에 하나의 운동처럼 일어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최 박사는 “최근에 한국교회에는 새로운 교회 개척의 바람이 불고 있다. 바로 ‘풀뿌리 운동’”이라며 “한국형 선교적 교회로 명명하고 네 가지 유형으로 분류하면 선교적 마을공동체 유형, 선교적 공공교회 유형, 선교적 제자도·문화 유형, 선교적 대안공동체 유형 등을 꼽을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이 교회들은 전통적인 교회들에 한계를 느끼고 새로운 방식의 전도, 목회, 선교를 추구하는 교회들이다. 이들은 전통적인 교회들이 경계 집합(bounded set)처럼 종교 형식에 얽매이고, 내면적 신앙과 교인 수 늘리기에만 관심을 기울이며, 억압적인 소통 구조로 되어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들은 포스트모던 사회에서 진정한 하나님의 선교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이웃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제3의 공간에서 그들과 접촉하거나 그들의 삶 속으로 성육신해 들어가며,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는 신신한 삶을 통해서 자연스럽게 복음이 흘러가게 해야 한다고 믿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들은 자신들이 농촌에 있든지 도시에 있든지 간에 교회가 있는 지역의 필요를 파악하고, 주민들과 더불어 살아가면서 교회를 세워나간다. 그들은 지역 내에서 아동센터, 요양보호센터, 도서관, 카페, 상담센터 등과 같은 제3의 공간을 활용하며, 건물 없는 교회, 섬기는 교회, 마을과 함께 하는 교회, 생태 운동에 참여하는 교회, 공적인 가치를 중시하는 교회, 공동체로 함께 살아가는 교회 등 다양한 방향성을 가지고 교회를 세워나가고 있다”며 “이런 경향은 지금까지 한국교회에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에 매우 인상적이며, 앞으로의 추이가 주목된다”고 했다.

그는 “이미 서구에서는 선교적 교회론의 영향을 받아 다양한 형태의 새로운 교회 운동이 일어나고 있다. 대표적으로는 이머징 교회, 가정 교회 운동, 교회의 새로운 표현들 운동, 새로운 수도원 운동 등을 들 수 있다. 그런데 이 운동들은 대부분 교회 개척 사역과 긴밀히 연결되어 있다”며 “한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새로운 움직임도 이런 세계적인 흐름과 무관하지 않다”고 했다.

아울러 “교회가 개척되는 과정과 형식이 소달리티 모델이든지 모달리티 모델이든지, 아니면 혁신적이고 실험적인 풀뿌리 운동이든지 교단 중심의 사역이든지 간에 정말 중요한 것은 그것이 얼마나 선교적 교회의 본질을 지향하고 있느냐는 것”이라며 “선교적 교회를 지향한다면 개인의 이기적이고 사사로운 욕심보다도 하나님의 마음을 헤아리며, 복음의 열정과 함께 지역 사회 속으로 들어가는 성육신적 사역의 정신을 중요하게 여길 것이다. 또한 하나님 나라가 지속해서 확장하도록 효율적인 전략을 마련하여 시행할 것이다. 이런 일들이 일어날 때 한국교회의 밝은 미래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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