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우상화
북한 김일성 동상에 절하고 있는 북한 주민들. ©한국오픈도어

유엔인권최고대표사무소 서울사무소(서울유엔인권사무소)는 지난해 8월부터 올해 7월까지 북한 내 인권 상황을 조사한 결과를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UN) 사무총장 명의의 보고서로 작성해 오는 10월 말 열리는 77차 유엔 총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서울유엔인권사무소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내 인권 상황에 관한 유엔 사무총장 총회 제출 보고서’라는 이름의 해당 보고서를 현재 홈페이지에 공개해 놨다.

이 보고서는 “인권최고대표사무소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북한) 상설대표부에 지난 7월 1일 외교공문을 보내 본 보고서와 관련한 사실관계 확인을 요청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했다.

이어 “독립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정보 수집이 과거에 비해 더욱 어려워졌으며 북한은 지난 2020년 1월부터 코로나19 관련 제한 조치를 엄격히 이행함에 따라 2021년 대한민국에 입국한 북한 이탈자의 수는 63명에 불과했다”며 “2019년과 2020년에는 각각 1,047명, 229명이 입국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2020년 시행된 반동사상문화배격법은 대한민국에서 유입된 매체 자료를 대량 소유하거나 배포한 것으로 파악될 경우 종신형이나 심지어 사형까지 처할 수 있다고 파악된다. 이 법에 따라 대한민국 영화, 음악 및 방송 자료가 담긴 저장 장치를 팔아온 한 남성은 인민반에 의해 적발돼 2021년 4월 공개 처형됐다고 알려졌다”고 했다.

아울러 “코로나19 대유행에 대응해 국경을 전면 차단해 국외에서 북한으로 유입되는 정보에 대한 접근은 더욱 제한됐다. 본 보고서가 다루는 기간 동안 수집된 정보에 따르면, 국경 인근 군 인력 배치 확대, 국경 장벽 보강, 폐쇄회로 카메라 및 동작 감지기 설치 등이 이행돼 USB나 마이크로 SD 카드 배포 등을 통한 북한 내 정보 유입은 더욱 어려워졌다”고 했다.

또한 “디지털 워터마킹 기술로 사용을 감시하거나 하드웨어를 변경해 접근 자체를 막는 등 신기술을 이용해 국민을 감시해 해외 매체 자료 접근을 막는 사례도 보고됐다”며 “각 방송사에서 북한 내 지역에서 들을 수 있도록 중파와 단파로 국회 송출 라디오 방송을 내보내지만, 북한은 전파 방해를 통해 이를 막으려 한다”고 했다.

이 보고서는 “인권최고대표사무소와 면담한 북한 이탈자 A씨는 정부에 의견을 제시하거나 비판할 수 있는 자유가 전혀 보장되지 않는다고 진술했다”며 “이 북한 이탈자는 정치적 의견을 표현할 경우 정치범수용소에 해당하는 관리소에 보내질 수 있다는 두려움이 만연하다고 언급했다. 북한 내에서의 표현의 자유에 대한 권리가 심각하게 침해된다는 것을 가장 잘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라고 했다.

이어 북한 이탈자 A씨가 “나라가 어렵다거나 상황이 나쁘다는 말을 할 수는 있지만, 김정은이나 정권이나 정치에 대해서 말을 하면 어느 날 사라질 수 있다. 관리소에 간다는 뜻”이라고 인권최고대표사무소에 말했다며 “복수의 북한 이탈자들은 사법적 감독의 테두리에서 완전히 벗어난 상태로 운영되는 관리소에 보내지면 피해자에 관한 어떤 소식도 들을 수 없다고 진술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회적 계급을 구분하는 성분제도, 광범위하게 뻗어있는 국가 감시체제와 더불어 관리소의 존재는 공포와 불확실성을 야기하는 환경을 조성해, 지배층을 어떤 형태로든 반대하지 않도록 만든다”고 했다.

이 보고서는 또한 “국경 차단과 국내 이동 제한을 포함해 엄격한 코로나19 제한 조치로 식량 상황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심각하지만 외국인 관계자 전원이 출국함에 따라 통계 자료는 전무한 상황”이라며 “(그러나) 유엔 전문가 패널은 올해 3월 유엔 안보리 결의 보고서에서 국제인도주의 부문 비정부기구의 ‘북한 국민은 이미 식량불안정에 상당히 취약한 상황인데, 북한의 불안정한 식량상황으로 말미암아 사망까지 이를 수 있다’는 의견을 인용했다”고 했다.

이어 “코로나19 펜데믹 이전인 2019년 긴급 식량안보평가에 따르면 인구의 40%에 해당하는 약 1,010만명 가량이 식량불안정으로 시급히 식량지원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나, 만성적인 식량불안정을 해결하기엔 여전히 북한 내 식량생산량이 충분하지 않고, 따라서 국제 인도주의 기관의 지원을 필요로 하지만 현재로선 지원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했다.

보고서는 “북한 내 군비예산은 식량과 보건에 대한 국가 자원 배분율에 비해 불균형적으로 더 많이 책정된다는 우려가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보고서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16년사이 북한의 평균 국내총생산(GDP)의 23% 가량이 군비로 쓰인 것으로 추정했다”고 했다.

나아가 “본 보고서는 조사 기간 동안 북한이 자국민의 권리와 자유를 더욱 억압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코로나19 제한조치를 빌미로 국내 이동 및 사회적 교류의 자유를 제한해 정보의 흐름과 생각의 교류를 차단하기에 더욱 용이해졌다”며 “국민의 의지를 꺾고 분열을 야기해 불신의 씨앗을 뿌리며 집단적 결단이나 독창적인 문화의 등장을 저해하고 감시, 강압, 공포, 처벌을 활용하는 정치 및 안보 구조가 이미 자리 잡고 있는 상황에서 이러한 억압은 계속돼왔다”고 했다.

이 보고서는 “정치범수용소로 보내지는 강제실종은 국민을 대변하기보단 진압하고 통제하는 통치제도의 전형”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사무총장은 북한 정부에 다음을 권고한다”며 ▲정치범 수감자를 전원 석방하고 정치범 수용소 모두를 해체하며 정치적 의견을 비롯한 개인의 의견과 사회적 배경을 근거로 자의적인 체포 및 구금을 즉각 중단하라 ▲자백을 이끌어내려는 목적의 심문 과정에서 구타하는 관행 등 구금 시설 내 고문 및 잔혹한 비인도적 대우를 즉각 중단하라 ▲표현의 자유, 평화로운 집회 및 결사의 자유에 대한 권리 탄압을 중단하라 등을 권고했다.

이 보고서는 “북한은 토마스 오헤아 킨타나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이 지난 6년 임기 동안 건설적인 협력에 응할 것을 요청했으나 응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제 공동체는 북한이 처한 인권상황에 대응해야만 한다. 국제공동체는 한반도 분단과 한국전쟁의 유산이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 일조한 바 있기 때문이기에, 반인도범죄가 자행된 것으로 파악될 경우 불(不) 처벌을 막도록 책임규명을 지지하는 등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했다.

이를 위해 “유엔 안보리가 자체적으로 혹은 총회의 권고를 근거로 북한의 상황을 국제 형사재판소에 회부하는 것을 고려할 수 있다”며 “이와 더불어 원칙과 일관성을 따라 북한과 건설적인 협력할 기회를 지속적으로 도모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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