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홍 목사

김현승 시인의 가을의 기도

가을에는
기도하게 하소서...
낙엽들이 지는 때를 기다려 내게 주신
겸허한 모국어로 나를 채우소서.

가을에는
사랑하게 하소서...
오직 한 사람을 택하게 하소서.
가장 아름다운 열매를 위하여 이 비옥한
시간을 가꾸게 하소서.

가을에는
호올로 있게 하소서...
나의 영혼,
굽이치는 바다와
백합의 골짜기를 지나,
마른 나뭇가지 위에 다다른 까마귀같이.

오늘 두레마을 둘레길을 걸으며 김현승 시인의 〈가을의 기도〉를 읊었습니다.
가을 길을 걷노라면 자신을 성찰하게 되고 단풍으로 바뀌어 가는 숲을 지나며 하나님의 창조의 손길을 느끼게 됩니다.

김진홍 목사(두레공동체운동본부 대표)

[김현승 시인의 가을의 기도] 김진홍의 아침묵상
동두천 두레마을 둘레길 ©두레공동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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