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차 한국교회생명신학포럼
제6차 한국교회생명신학포럼이 21일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 세미나실에서 진행되고 있다. ©장지동 기자

한국교회생명신학포럼과 한국복음주의교회연합이 21일 오후 1시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기후위기 시대의 도전과 교회의 응답’이라는 주제로 제6차 한국교회생명신학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행사는 온·오프라인 동시에 진행됐다.

이번 포럼에선 탄소중립 기후교회 선언문이 채택되어 정원범 교수(교회와사회연구소장)가 발표했다. 선언문에 따르면 “먼저, 지금은 기후 비상사태를 선언할 때이다. 지금 우리는 매우 긴박한 ‘기후 비상 사태’에 처해 있다. 매우 이례적으로 극단적인 이상기후 현상의 빈도수가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며 “살인적인 폭염, 엄청난 폭우와 대홍수, 통제 불능의 태풍, 빈번한 산불, 극심한 가뭄 등 지구 조절 시스템이 붕괴 직전”이라고 했다.

제6차 한국교회생명신학포럼
정원범 교수가 선언문을 낭독하고 있다. ©장지동 기자

이어 “이 같은 위기의 원인은 산업화 이후 인간이 내뿜는 ‘탄소’다. 그래서 전 세계는 지금 화석 연료 사용을 줄이고 2050년까지 탄소 순 배출량을 ‘제로’로 만들자며 탄소중립을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며 “하지만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협의회(IPCC)가 최근 발표한 제6차 보고서(2021~2022)에서 보듯, 전 세계적으로 합의한 행동이 조금이라도 늦어지면 생존 가능한 미래를 지킬 기회를 놓치게 될 상황이다. 더구나 무한 경쟁과 성장을 추구하며 대량 생산·소비·폐기를 반복하고 있는 탐욕의 악순환은 끊어내기가 쉽지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 당장 먼저, 지구의 다른 존재들이 인간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존재한다고 생각하는 인간중심주의, 둘째로 창조세계를 인간과 자연, 영혼과 육체, 남성과 여성으로 나누고, 후자에 대한 전자의 지배를 정당화하는 위계적 이원론, 셋째로 자연을 하나의 기계처럼 움직이는 물질로 보는 기계론적 자연관, 넷째로 소비를 통해 자신의 존재가치, 사회적 지위, 행복감을 확인하는 소비지향적 삶을 끊어내고 기후위기에 비상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했다.

이들은 “두 번째로 상생과 공존의 생태문명을 대전환해야 한다. 이를 위해 의식의 전환이 필수적”이라며 “먼저, 인간중심주의를 자연과 인간은 공동운명체라는 생명의식으로 전환해야 하며, 둘째로 개인주의 인간관을 인간이 지구에 철저히 의존하며 모든 생명이 상호 연결되어 있다고 보는 공동체적, 생태적 인간관으로 전환해야 한다. 셋째로 이원론적 지배의식을 모든 생명은 상호관계성과 상호의존성의 네트워크 속에 존재한다고 보는 통전적 평등의식으로 전환해야 하며, 넷째로 기계적 세계관을 자연(세계)을 수많은 다양한 지체들이 상호의존적으로 연결된 살아 있는 유기체로 파악하는 유기체적 세계관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세 번째로 기후위기 대응은 기독교인의 본질적이고 시대적이 과제”라며 이 땅의 그리스도인과 교회들에게 호소하기를 먼저, 기후위기의 문제는 신앙 밖의 문제가 아니라 기독교 신앙의 핵심주제인 창조신앙의 문제임을 공동체적으로 함께 고백할 것을 호소하며, 둘째로 이웃 사랑과 지구 돌봄의 청지기 사명을 가지고 있음을 분명히 하며 전 교회가 기후위기 극복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전개할 것을 호소한다”고 덧붙였다.

또 “네 번째로 ‘탄소제로 녹색교회’ 선언과 함께 기후정의 실현에 힘쓴다”며 “먼저, 생태적 회심을 바탕으로 ‘탄소제로’라는 시대적 과제와 하나님의 ‘녹색교회’ 됨을 자각하고 ‘탄소제로 녹색교회’를 선언하고, 자기진단함으로 변화를 도모할 것을 제안하고, 둘째로 무한 성장을 추구하는 탐욕적인 자본주의적 가치관에서 벗어나 ‘생명, 생태, 감사, 겸손, 공감, 배려, 공생, 공존, 조화, 균형, 나눔, 비움, 치유, 회복, 지속가능성, 상호연결성, 연대성, 생물다양성, 사랑, 정의, 평화’등의 생명살림의 가치를 중심에 둔 신앙공동체로 거듭나게 되길 호소한다. 그리고 셋째로 기후위기가 사회적 약자들에게 더 큰 피해를 입히는 것을 살펴, 하나님의 정의 곧 기후정의의 실현을 위해 적극적으로 힘쓸 것을 간청한다”고 했다.

이들은 “다섯 번째로 함께 지속 가능한 경제적 책임을 다하게 되길 기도한다”며 “먼저, 모든 기독교인이 에너지와 물질을 과다하게 사용하는 소비지향적인 삶의 방식에서 벗어나도록 교육할 것을 호소하며, 둘째로 전 교회가 지구 생태계와 조화를 이루고, 온실가스 배출을 최소화하는 생태적 삶을 실천하는 기후위기 극복운동을 전개해 갈 것을 호소한다. 에너지 수요를 줄이고, 재생에너지 생산에 적극 동참하고, 육류보다는 곡채식 위주의 식사를 하며, 일회용품과 플라스틱, 과포장 등의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고, 대중교통을 즐기며 전기차로의 전환에 힘쓸 것을 호소한다”고 했다.

이어 “마지막 여섯 번째로 생태사회로 전환을 촉구하는 정치 윤리적 책임을 수행해야 한다”며 “한국교회가 다음과 같은 일에 한 목소리를 낼 것을 호소한다. 먼저, 정부가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노력을 획기적이고도 과감하게 수행할 수 있도록 촉구한다. 둘째로 정부와 기업이 화석연료에 기반을 둔 산업체계를 지속가능한 재생에너지에 기반한 산업체계, 그리고 순환경제를 구축할 것을 촉구하며, 셋째로 기후 관련 시민환경단체들과 연대하여 정부와 국회, 지방의회가 기후위기 문제를 심각하게 인식하고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구체적인 제도와 정책을 수립하고 이행해가도록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우리는 창조세계 안에서 하나님 창조하신 목적을 기억하며, 모든 생명과 더불어 공생 공존하는 삶을 살아나갈 것이다. 그것이 하나님 즐겨 받으실 참된 예배이기 때문”이라며 “이 땅 모든 교회들이 죽음이 아니라 생명을 택함으로 하나의 지구(One Earth) 안에 사는 모든 생명체와 더불어 하나의 건강(One Health)을 추구해나가게 되길 기도한다. 한국교회와 성도들이 전대미문의 기후붕괴라는 비상사태에 대처하기 위해 ‘탄소중립 기후교회’라는 교회의 사명을 온전히 감당함으로 이 땅에 참 평화와 안식을 회복하게 되길 간절히 바란다”고 했다.

이박행 목사
이박행 목사가 개회사를 전하고 있다. ©장지동 기자

앞서 이박행 목사(한국교회생명신학포럼 총무)는 개회사에서 “절박한 기후위기 시대를 맞아 우리 교회 역시 하나님의 창조세계인 지구 생태계의 붕괴를 막아야 하는 긴급한 과제를 요구받고 있다. 이에 한국교회생명신학포럼은 하나님의 몸으로서 하나의 지구 안에 사는 모든 생명체가 하나의 건강을 회복해 가는 일을 위해 기독교환경교육센터 살림과 이음사회문화연구원과 더불어 환경 분야 전문가 13인의 공동 저작물 ‘기후 위기 시대의 도전과 교회 응답’을 출간했고, 금번 포럼에 저자들을 직접 모셔서 생명생태문화 창달을 위한 담론의 장을 마련했다”고 했다.

더불어 “국내 환경 단체와 연대하여 협력 사업을 진행하려고 한다. 정부, 지자체, 기업, 시민운동, 환경단체, 교육단체 등 연대 행동을 촉구하여 생명생태문명 전환을 위한 중요한 기회로 삼고자 한다”며 “예장 합동과 예장 통합 교단 실무 책임자이신 고영기·김보현 총무님이 격려를 해주셨다는 점이 의의가 깊다. 금번 포럼은 생명회복을 위해 한국교회가 초교파적으로 뜻을 모은 연대의 장이기도 하다. 올해는 예장 합동 교단에서 환경 문제를 공식적으로 논의할 수 있는 원년이 될 것을 기대하고, 양 교단이 뜻을 모아 한국교회 생명생태운동의 견인차 역할을 해주실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어서 ‘한국교회 기후환경 의식조사 결과’라는 주제로 김진양 부대표(목회데이터연구소)가 발표했고, 단행본 「기후위기 시대의 도전과 교회의 응답」(새물결플러스, 2022) 저자인 김정욱, 송준인 씨 등이 참여한 환경 북토크가 진행됐다.

이박행 목사
이박행 목사가 저서 「기후위기 시대의 도전과 교회의 응답」을 소개하고 있다. ©장지동 기자

「기후위기 시대의 도전과 교회의 응답」에서는 기후 위기 시대의 도전에 대해 환경학과 환경교육 분야 및 신학과 목회 등 여러 방면에서 기독교적 응답을 제시한다. 우선 총론과 1부에서 기독교인 환경전문가들이 지구 생태계가 처한 위기 상황을 분석한 다음, 어떻게 하면 이에 대처할 기독교 신학과 신앙을 이론·실천적으로 정립할 수 있는지를 논의한다.

2부에서는 4명의 신학자들이 기후 위기 시대의 신학과 신앙에 대해 논하고, 3부에서는 ‘녹색교회와 생명목회, 그리고 환경교육’이라는 주제 아래 위기에 처한 지구와 함께하는 그리스도인의 삶과 신앙의 모습 그리고 이러한 삶과 신앙의 구체적 사례를 소개하며, 4부는 기후 위기 시대를 사는 그리스도인들의 비전과 신앙고백과 기도를 담고 있다

한편, 선언문 발표 이후 패널로 참석한 이인미 박사(기독교환경교육센터 살림)가 ‘환경 전반’, 최영수 교수(숙대 TESOL, 국제학대학원 기후환경융합과)가 ‘사회 전환’, 강은정 교수(순천항대, 효산건강환경재단 사무국장)가 ‘건강도시’, 구교형 목사(한국복음주의교회연합 공동대표)가 ‘한국교회’주제로 행동제안을 했고, 김오성 목사(한국살렘영성훈련원 프로그램디렉터)의 탄소중립2050을 위한 침묵기도로 모든 일정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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