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접견실에서 확대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접견실에서 확대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뉴시스

새롭게 출범한 윤석열 정부의 대내외적 환경은 녹록치 않다.

코로나19와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공급망 대란과 더불어 고유가 위기가 닥치면서 국내 경제는 고물가 고금리로 민생이 위협받고 있다. 또 북한은 연이은 미사일 도발에다 핵 실험까지 예고한 안보 위기 상황이다.

이런 위기 상황을 윤 대통령은 '정상외교'로 돌파에 나섰다.

윤 대통령 취임 후 한달 간 행보에서 최대 이벤트는 단연 '한미정상회담'으로 꼽힌다.

사실상 정상 외교 데뷔무대였던 데다, 새정부 출범 후 최단기간 내(11일 만)에 이뤄졌고, 바이든 대통령 취임후 아시아국 첫 순방지라는 점만으로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정권교체가 이뤄진 직후에 열리는 첫 한미정상회담이라는 점에서 향후 최소 5년간의 한미관계를 결정짓게 되는 분수령이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한미정상회담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과 군사적 '혈맹'관계를 재확인하는 데서 나아가 양국이 공급망 위기에 공동 대응하는 경제안보 기술동맹으로 업그레이드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한미동맹을 '글로벌 포괄적 전략 동맹'이라는 비전에 합의함으로써 향후 한미 동맹이 나아갈 이정표를 확립하는 동시에, '안보'와 '경제' 두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이번 한미정상회담은 무엇보다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행동하는 동맹'이라는 점에서 외교적 수사에 그쳤던 이전 회담과 확연히 다르다는 게 대통령실의 설명이다.

실제로 북한이 지난 5일 4곳에서 8발의 단거리미사일(SRBM)을 쏘자 한미 군 당국은 다음날 강원 동해안 일원에서 지대지 미사일 8발로 맞대응했다. 한미군의 즉각적 응수는 문재인 정부에서는 찾아볼 수 없던 일이다.

한미는 이뿐 아니라 지난 7일에는 첨단스텔스 전투기 등을 동원, 서해상에서 대규모 공중무력시위도 단행했다. 우리 공군 전투기 16대, 미군도 F-16 4대가 참여했다.

이는 한미정상공동성명의 이행이자 '핵에는 핵'으로 맞설 수 있다는 강력한 대북 경고 메시지인 셈이다. 한미공동성명에는 북한의 핵 미사일 위협 고도화에 대응해 핵, 재래식, 미사일 방어를 포함한 모든 방어 역량을 사용해 확정 억제를 제공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윤 대통령은 한미정상회담을 계기로 첨단 기술 공급망 협력 등 글로벌 경제 현안에서도 한국이 주도적 역할을 할 발판을 마련했다.

특히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 참여를 공식화한 것은 최대 수확 중 하나로, IPEF에 선도적으로 파트너로 참여하게 되면 총수출의 절반 가량이 해외공급망에 의존하는 한국으로서는 창립 멤버로서 지분을 챙겨 공급망 안정을 꾀할 수 있을 것이란 게 외교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한국은 앞으로 출범 멤버로서 무역, 공급망, 인프라·청정에너지·탈탄소, 조세·반부패 등 IPEF 4개 분야의 구체적 내용을 만들어 가는 데 초기부터 참여하게 된다.

다만 중국이 한국의 IPEF 참여에 이에 강력 반발하며 보복 가능성까지 시사하고 있어 향후 윤 대통령의 한중 간 균형잡힌 외교가 과제로 꼽힌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교수는 "지나치게 미국 편중으로 가면 앞으로 남북관계라든지 대중국 경제 무역에서도 이익을 훼손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중국 관계도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미정상회담은 원전 분야에서도 가시적 성과로 이어졌다.

양 정상이 정상회담에서 공식화한 '한미원전동맹'의 후속절차로 한국전력과 한국수력원자력이 미국 원자력발전 원천기술 보유 기업인 웨스팅하우스와 해외 원전 시장 진출을 위한 협력에 돌입했다. 정부는 2030년까지 원전 10기를 수출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윤 대통령은 다자외교에도 시동을 건다.

윤 대통령은 첫 해외 순방으로 이달 29일부터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NATO)정상회의에 참석한다. 한국 정상으로 나토 회의 참석은 처음이다.

한국은 나토 비회원국이지만 이번회의에 일본, 호주, 뉴질랜드와 함께 초청됐다. 이번 회의에서는 아시아태평양지역 국가를 초청한 만큼 중국의 위협 대응방안을 담은 '전략개념'이 채택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윤 대통령은 나토 정상회의 참석 계기에 한미, 한일, 한미일 정상회담 등 별도 정상회담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모두 성사된다면 북핵 실험에 대한 공동 대응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예상된다. 첫 한일정상회담이 성사될 시 강제징용 배상판결, 일본군 위안부 등 과거사 문제도 거론될 가능성도 있다. 한일 정상회담은 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총리간 회담이 열린 2019년 12월을 끝으로 열리지 않았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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