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원석 처장
고원석 장신대 연구지원처장 ©기독일보 DB

장로회신학대학교(이하 장신대, 총장 김운용)가 11일 오후 장신대 세계교회협력센터 국제회의장에서 ‘경건과 학문의 융합적 패러다임 모색’이라는 주제로 개교기념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본격적인 학술대회에 앞서 고원석 교수(성서교수학)가 인사말을 전했다. 고 교수는 “이번 학술대회를 통해 ‘융합’이라는 키워드를 가지고 고민하려 한다. 목회 현장에서 우리가 어떤 융합적인 신학교육과 경건 교육을 모색할 것인지에 대해 같이 고민하면서 모색하는 시간이 되면 좋겠다”고 했다.

이어서 김운용 총장이 환영사를 전했다. 김 총장은 “학기 중에 이런 무거운 주제를 가지고 논문을 쓴다는 것이 쉽지 않지만, 연구해 주신 교수님들에게 감사드린다. 그리스도인은 성찰을 하며 살아야 한다. 말씀 앞에서, 부르심 앞에서 끊임없이 성찰하며 나아가야 한다. 또한 이 시대에 우리가 어떻게 신학을 감당하며 나아갈 수 있을지 고민하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라고 했다.

이어 고 교수가 ‘경건과 학문의 융합적 과제’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고 교수는 “융합은 학문적 깊이와 전문성의 부족을 초래한다는 우려와 오해가 있다. 서로 다른 영역이 융합을 이룬다는 것은 부득불 서로의 공유성과 전문성을 낮출 때 가능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며 “융합은 인위적인 작업으로서 연구자들의 지나친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 소모적 작업이라는 우려가 있다. 그러나 융합은 인위적인 작업이나 행위라기보다는 우리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벌어지고 있는 현상”이라고 했다.

그는 “우리는 다른 이들의 지식을 가지고 내 삶의 영역에 적용하거나 응용하는 일을 빈번하게 경험한다. 우리의 삶은 내가 가진 확신과 주변 세계의 불확실의 끊임없는 융합과정이다. 누군가와의 아주 짧은 만남이 내 가치관을 변화시키기도 하고 외딴곳에서의 낯선 경험이 인생의 방향을 전환하기도 한다”며 “융합을 현시대의 일시적인 트랜드라고 보는 견해가 있다. 그래서 어느 정도의 시간이 흐르면 시대적 트랜드는 다시 변할 것이고 융합이 아닌 또 다른 형태의 트랜드가 사회를 주도할 것이기 때문에 적극적인 융합의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없다고 주장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신학분야에서 융합이라는 용어가 주제어로 처음 사용된 것은 2012년 한국기독교교육학회에서 발간하는 <기독교교육논총>에 소개된 ‘청소년 시민교육과 기독교교육의 융합방안’이다. 그 이후 10년간 꾸준하게 기독교교육학, 선교학, 목회상담학 등 주로 실천신학 분야에서 융합이라는 주제로 연구가 진행됐다”며 “융합이라는 주제의 연구가 주로 기독교교육학을 포함한 실천신학 분야에서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이뤄졌다는 사실은 주목할만하다. 이는 실천신학은 학문의 성격상 이론신학에 비해 융합적 성격이 강할 뿐만 아니라 시대 변화에 좀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대안을 제시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융합은 학자에 따라, 학문에 따라 사용되는 의미의 폭이 제법 넓게 사용되고 있다. 융합이 어느 정도의 융합을 말하는 것인가라는 질문은 엄밀한 의미에서 융합의 본래 의도의 부합하지 않는다. 융합은 다양한 분야의 지식과 다른 관점 및 방법론을 서로 소통시키고 연결 또는 결합시켜 나가는 과정에서 새로운 통찰과 현실적 발전을 도모하는 것”이라고 했다.

고 교수는 “융합이 신학에 사용된 사례에는 루터의 기독론이 있다. 그의 기독론은 신학과 개인의 융합이며 루터는 ‘신앙하는 나’를 발견했다. 그의 신학의 출발점은 하나님 앞에선 개인의 실존이었다. 온갖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하나님의 진노 아래 죄인으로 서 있는 자신이 어떻게 구원에 이를 수 있는가 하는 실존적 문제였다. 이러한 신학적 고뇌에서 루터는 그리스도 안에서 믿음으로 의롭게 되는 하나님의 의(칭의)를 발견하게 되었다”고 했다.

그는 “융합이라는 시대적 과제 앞에서 신학은 4가지 모델의 융합 모델이 있다”며 그것을 샐러드볼(다문학적 융합) 커피블랜딩(학제적 융합) 비빔밥(학제적 융합) 용광로(초학제적 융합)에 비유했다. 그는 “현대 신학은 장기적 측면에서 새로운 형태의 신학적 분류와 체계가 필요하다. 전통적인 방식에서 벗어나 기능적이고 역할에 맞는 새로운 체계를 고민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새로운 초학제적 융합은 시대의 주도적 관점에 치우칠 수 있다는 한계점이 있기에 포괄적이고 종합적인 시각이 필요할 것”이라고 했다.

끝으로 고 교수는 “장신신학은 늘 신학의 통전성을 강조했다. 통전성은 이상에서 언급한 신학의 융합적 성격과 크게 다르지 않다. 장신대는 장신신학의 세부영역 사이의 통전성에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학술대회에선 고 처장의 발표에 이어 서원모 박사가 ‘목회역량 강화를 위한 신학교육의 융합모델 연구’, 최진봉 박사가 ‘말씀묵상과 예배, 일상을 위한 장신대 경건의 방향성 연구’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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