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염병은 전파를 차단해야 한다.

이명진 소장
이명진 성산생명윤리연구소장

2020년 이후 신종 전염병인 코로나19(COVID19)로 인해 약 615만명이 사망했다. 전 세계는 인류의 희생을 막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하고 있다. 전염병 전파를 막기 위해 여행과 모임이 제한됐고, 백신접종을 강요당하기도 했다.

인간의 기본권이 강제적으로 억압받으면서도 참아내며 생명을 지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지금도 코로나19는 진행형이다. 어떻게 하든 전염병의 전파를 차단해 생명을 지켜가야 한다.

자살은 전염된다.

인간 사회는 시대에 따라 유행에 민감하다. 여러 사회 현상 중에 인간의 존엄성과 가치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일들을 권장하고 장려한다. 하지만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일들은 미리 예방하거나 방지해야 한다. 부정적인 영향으로 영혼을 무너뜨리는 가장 위험한 행위중의 하나가 자살이다.

자살은 전염성이 매우 높다. 특히 연예인이나 정치인의 자살은 사회전반에 생명경시 풍조를 유발시킨다. 자살을 한 가족이 있는 이들은 자살자와 가까운 가족 중에 자살을 택하는 경우가 매우 흔하다고 한다. 급기야 언론에서도 모방 자살을 막기 위해 자살자의 구체적인 행위 등에 대해 자세한 기사 작성을 금지하고 있다. 2020년 우리나라 자살 사망자수는 1만 3195명으로 10만명당 25.7명을 기록했다.

하루에 36명이 목숨을 끊고 있다. OECD 회원국 중 1위라고 한다. 자살은 고귀한 생명을 끊는 일이기에 자신뿐만 아니라 남은 자들에게 큰 상처와 고통을 남긴다. 자살은 전염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사전에 예방하고 방지해야 한다.

안락사 논의 멘트는 자제돼야 한다.

최근 알랑 드롱이라는 배우가 안락사를 결정 했다는 뉴스가 있었다. 이런 뉴스가 있자마자 안락사에 대한 담론을 열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이 있다. 한편에서는 코로나19로 한 생명이라도 더 살리기 위해 전심전력을 다해 싸우고 있는데, 이런 상황과 참 어울리지 않는 주장이다.

희대의 인기를 누리던 그가 늙고 병들어 삶을 스스로 마치겠다고 한다. 그의 안락사 결정은 사회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 자명하다. 생명경시 풍조를 유발하는 이런 부정적인 이슈를 상업적으로 이용하거나 관심을 끌려는 모든 행위에 대해 단호히 저항하고 차단해야 한다.

모든 죽음은 흔적을 남긴다.

우리 모두는 죽음을 향해 살아가고 있다. 인간은 관계의 삶을 살기에 남은 자들에게는 죽은 자의 흔적이 남게 된다. 나 하나의 죽음으로 끝나지 않는다.

사형수의 죽음은 사회에 경종을 울린다. 전쟁과 테러로 인한 무죄한 생명의 죽음은 큰 상처와 고통을 남긴다. 죽음을 앞두고 자신을 돌아보며 어떤 삶을 살았는지 돌아볼 시간이 필요하다. 자신에게 주어진 생물학적 죽음을 받아드리는 모습은 숭고하다.

자신의 삶에 감사하며 이웃들에게 감사와 사랑의 말을 전하며 떠나는 죽음은 아름답다. 남은 자들에게 의미 있는 삶을 살아야겠다는 희망과 도전을 준다. 반면 자살과 안락사는 남은 자들에게 깊은 상처와 높은 전염성을 남긴다. 어떤 흔적을 남기는 죽음을 택할 것인지 물어보아야 한다.

나는 어떤 죽음을 맞을 것인가? 지금도 한 생명을 구하기 위해 병실과 진료실에서 혼신의 힘을 다하는 동료의사들이 있다.

우리는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하다.

모든 삶은 태어날 때나 죽을 때 고통의 시간을 경험한다. 어머니의 뱃속에서 따뜻함과 안정감을 누리며 지내다가 출생의 순간 극심한 추위의 고통과 불안감을 느끼게 된다.

하지만 첫 호흡과 함께 어머니의 가슴에 안겨 젖을 무는 순간 곧 안정감을 찾는다. 인간이 죽음을 맞을 때도 여러 가지 육체적 고통과 불안감을 느끼게 된다. 죽음에 대한 준비가 되어 있지 못하거나 홀로 죽음을 맞을 때에 극심한 고독과 불안감을 경험하게 된다.

어떤 죽음을 맞을 것인지 평소 자신의 삶을 정리해 보아야 한다. 고독한 죽음을 맞지 않도록 따듯한 이웃을 많이 만들어 가야 한다. 설사 치매에 걸려 가족과 이웃을 몰라보고 정상인의 삶이 무너지더라도 가족과 이웃들이 나를 돌보아 줄 것이라는 믿음을 가져야 한다.

그리고 남은 자들은 죽음을 맞는 자들을 보살피는 일에 더 많은 시간과 자원을 준비해야 한다.

이명진 성산생명윤리연구소 소장(의사평론가, 의사)

* 이 글은 <의협신문>에 실렸던 것을 필자의 허락을 받아 게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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