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대신대 최대해 총장
대신대 최대해 총장 ©CHTV 김상고 PD

본지는 최근 경상북도 경산시 소재 대신대학교 총장실에서 대신대 최대해 총장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최 총장은 영문학 박사 출신으로 1992년에 대신대 교수로 부임한 뒤 총신대 신학대학원에서 목회학 석사 과정(M.Div)을 밟기도 했다. 최 총장은 신학대 총장으로서 자신의 이력이 신학 박사가 아닌 영문학 박사에서 출발한 만큼 학제 간 융합, 이른바 ‘통섭’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를 신학교 운영에도 적용시켜 한국교회의 다양한 필요를 채워주고 싶다고 역설했다.

최대해 총장은 “고령화시대에 진입하고 있는 한국교회는 신학대학교를 향해 다양한 필요를 요구하고 있다. 대신대가 한국교회의 필요를 잘 충족시키고 헤아릴 줄 아는 신학대가 되고 싶다. 이런 가운데 신학교육에서도 학제 간 융합, 소위 ‘통섭’을 추구하고 있다”고 했다. 최 총장은 2016년부터 제8대 대신대 총장을 거쳐 현재 제9대 총장을 맡고 있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대신대학교에 대한 간단한 소개 부탁드린다.

“대신대학교는 1954년 한국동란 이후 야간 신학교로 출발해 지금까지 설립 68년째를 맞이한 학교다. 신학과가 주축이다. 이 밖에도 사회복지학과·상담영어학부·교회실용음악학부 과정이 있으며 신학대학원과 일반대학원에서 석·박사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어쩌면 한국에서 규모가 제일로 작은 신학교이겠지만 있을 건 다 있는 알찬 신학교다.”

-최근 한국기독교대학협의회 회장에 취임하시기도 했다. 취임인사 한 말씀 부탁드린다.

“한국기독교대학협의회엔 35개 기독대학들이 소속돼 있다. 대신대보다 큰 대학들이 많은데 나를 회장으로 부르셔서 책임감이 막중하다. 기독교 대학으로서 교육부에 제대로 된 목소리를 내고자 한다. 특히 기독교대학들은 하나님 말씀 구현이나 복음 전파라는 설립정관에 따라 설립됐다. 이에 작은 규모로 설립된 신학교들이 대부분이다. 그런데 교육부는 기독대학을 일반대학교와 동등한 잣대로 평가한다는 게 문제다. 모든 기독대학들과 힘을 합쳐 하나님 말씀에 따라 복음 전파라는 설립이념에 기초한 학교로 세워나가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

-기독교 대학에 대한 교육부의 평가가 어떤 면에서 불합리하다고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종교학교는 취업률 등의 기준만으로 평가될 수 없다. 또 교회에 청빙된 전도사들은 대부분 4대 보험 적용을 받지 못한다. 신학교의 취업률을 평가하기엔 다소 무리가 있다는 점이다. 그런데도 교육부는 일반대학과 동등한 평가기준을 기독교 대학에 들이댄다. 교육부가 일률적인 평가기준으로 기독교 대학이나 신학교들을 평가해 지원여부를 결정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많은 기독대학들이 설립이념에 따라 학교 운영을 더욱 잘할 수 있도록 격려해줬으면 좋겠다.

특히 교육부의 평가는 대학 서열화와 궤를 같이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다보니 서울대 등 간판 있는 명문대만 돋보이게 된다. 물론 그것도 필요하다. 하지만, 사람에겐 다양성이 더욱 중요하다. 이에 따라 다양한 직업군 양성이 필요한 것이다. 다양한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특정 건학이념에 따라 설립된 대학들의 정체성은 존중받아 마땅하다. 우리 기독교대학들은 국익에 반하지 않는 한 다양성을 토대로 학생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힘을 합쳐 최선을 다하겠다. 특히 교육부의 평가기준에 맞추다보면 기독대학들이 세상적인 목표치를 쫓아가 결국 세속화될 것 같아 우려된다. 세속적 가치에 정체성을 두지 않고, 하나님 말씀 구현과 복음 전파로 한 영혼을 귀히 여기는 기독대학의 역할을 강조하고 싶다.”

-이미 제8대 총장을 역임하시고 현 제9대 총장을 연이어 맡고 계신다. 그 동안 어떤 부분을 가장 중점적으로 추진해 오셨고, 앞으로 남은 임기 동안 꼭 이루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

“우리 대학은 칼빈주의에 입각한 개혁주의 보수신학을 견지하고 있다. 성경말씀을 중심으로 신학생들을 가르치는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학생들에게 성경적 세계관을 확립하도록 가르쳐왔다. 펜데믹 이후 4차 산업혁명이 도래한다고 하지만, 이보다도 하나님 말씀을 중심으로 신학생들을 가르치도록 주안점을 두고자 한다.”

대신대 전경
대신대 전경 ©대신대 제공

-예장 합동 측 신학교로서 대신대 신학교육의 특징은 무엇인가?

“‘경건, 사랑, 학문’ 이 세 가지가 우리 대학의 모토다. 더욱 더 칼빈주의에 입각해 성경 중심의 신앙을 추구하고 한다. 그래서 하나님과 예수님의 말씀을 땅 끝까지 전파하는 게 우리 대학의 정체성이다.”

-지난 2년 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신학교육의 어려움은 어떤 것이 있었는지 궁금하다.

“비대면 수업으로 많이 답답했다. 신학교육은 비대면 수업으로만 성립되는 게 아니다. 신학교육은 의학임상교육과 같다. 선교·전도 등 다양한 신학교육을 대면수업으로 학생들에게 정직하게 가르쳐야 한다. 지난 2년 동안 비대면 수업으로 여러 가지 어려움이 많이 있었다. 하지만 학생들이 잘 따라 와줬다. 교수님들과 운영이사회도 잘 협조해주셔서 감사하다. 이번 2022년 봄 학기부터는 대면수업으로 전환할 방침이다. 다만 코로나 양성 의심증상을 보이는 학생에 한해 등교 중지 등 즉각 비대면 수업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코로나19 시대와 관련해, 앞으로의 신학교의 미래는 어떻게 전망하시는지 궁금하다.

“전반적으로 우리나라 교육계가 학령인구 감소로 인해 입학률 저조 등 전망이 다소 어둡다. 우리 신학교들도 최근 몇 년 동안 우리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반성을 한다. 우리가 더욱 기도하고 말씀중심과 사랑으로 다가서야 함을 절실히 느끼게 된다.

또 평균 수명 ‘100세 시대’에 돌입했다. 이를 대비해 청·장년층을 중심으로 ‘평생교육’을 기반으로 한 신학교육을 진행하고자 한다. 또 우리 대신대는 외국 대학과 교류가 많다. 다문화시대를 맞아 한국에 온 다문화인들을 하나님 말씀으로 교육시키고 장학금을 많이 지급해 그들을 위한 ‘선교신학 교육’으로 우리 대신대의 교육 패러다임을 전환할 계획도 있다.“

-앞서 출생률 감소 등으로 학령인구가 줄고 있다고 말씀하셨다. 신학교 운영에 어려움은 없으신지 궁금하다.

“신학교 운영에 분명 어려움이 있다. 그러나 하나님의 은혜로 6년 동안 입학정원을 채웠다. 재정적으로 크게 어려운 편은 아니다. 다만 정부에서 등록금을 10년 넘게 동결시키고 있다. 우리 대신대의 등록금이 다른 대학보다 훨씬 낮은 편이다. 일반대학교에 비해 훨씬 싸고, 전체 신학교의 평균 등록금 수치에 비해 밑도는 수준이다. 그럼에도 이사회가 많이 도와주고 있으며, 최근 학교에 기부를 하신 분들이 많아지고 있어 재정적 어려움은 별로 없다고 본다.

특히 5대·6대 대신대 총장을 역임하신 전재규 명예교수님께서 개인 자산 33억을 학교에 기부하셨다. 이처럼 하나님 은혜로 기증자가 많이 나타나고 있어 어려움이 해소되고 있다. 모든 게 하나님 은혜다. 어려운 점을 뽑자면 학생 모집이다. 학생 수급이 제일로 어렵다. 학생 수급이 제대로 된다면 재정은 정직하고 규모 있게 계산하며 잘 쓰면 해소될 문제다.”

[인터뷰] 대신대 최대해 총장
대신대 최대해 총장 ©CHTV 김상고 PD

-그렇다면 학생수급 문제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지 한 말씀 부탁드린다.

“학생 수급 문제의 해결을 위해 다각도로 고민하고 있다. 학생 수급이란 고등학교를 막 졸업한 20살 학생만 뽑는 게 아니다. 적정연령대에 교육을 받지 못한 40-60대 장년들도 그 대상에 포함된다. 그래서 평생교육원에서 사회 복지사 등 상담사·자격증 과정을 설치해 학생 수급문제를 해결하는 방안도 구상하고 있다.

또한 우리 대신대는 외국 학생들을 유치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이들에게 한국어 교육을 시킨 뒤 우리 학교에 계속 남아 지속적으로 교육 받도록 하는 방안도 생각하고 있다. 최근 한국에 정착할 의향이 있다는 다문화 가정 출신 학생들이 약 1만 명으로 추산된다고 한다. 대신대가 그들이 교육받는데 필요한 제반시설 등 교육 인프라를 제공한다면, 학령인구 감소 문제를 해결하는데 크게 기여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대신대는 경산시에 본교를 두고 있다. 하지만, 이제 베트남·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 등지에 분교를 세울 계획도 갖고 있다. 이를 위해 줌(ZOOM) 등 온라인 비대면 교육 시스템을 구축하고 개발해야 한다. 그래서 이를 토대로 성경 교육과 선교를 지속적으로 이행할 계획이다. 남들이 생각하지 못한 것, 이미 생각했지만 미처 행동으로 옮기지 못한 부분을 이행해야 할 숙제가 우리에게 남아있다.”

-신학과 목회 사이의 괴리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신학교에서의 신학교육이 지식 중심으로 흐른다는 지적인데, 어떻게 생각하시는가?

“지금까지 교수의 전공에 맞춰 대학 커리큘럼이 정해졌다. 그래서 교수의 전공만 배워왔다. 그러나 그것에만 매몰되면 급변하는 세상을 따라갈 수 없다. 세상과 우리학교의 차별성이 없게 된다. 교육부는 대학에 인문강좌의 강화를 요구하고 있다. 물론 그것도 필요하다. 하지만, 우리 대신대는 어린이 성경 교육 등에서 대폭적인 개혁을 꾀하고 있다. 신학생들은 대형교회 목회자만이 아니라, 한 생명을 천하보다 귀하게 여기신 예수님의 말씀을 따라 실천해야 한다고 본다. 그래서 한 생명을 귀하게 여겨 산골·농촌 심지어 오지 등 땅 끝까지 복음을 전파하는 정신에 입각해 대학 커리큘럼이 많이 개편돼야 한다. 일반노동·직업 등 이중직 교육이나 주일학교 강사를 전문적으로 육성하는 프로그램이 필요할 것이다. 정규신학교에서 그런 과정을 아주 밀도 있게 교육해야 할 시점에 이른 것 같다.”

-최근 교계에선 이중직 담론이 대두되고 있다. 대신대에서 이런 것에 대한 대비가 있는지 궁금하다.

“실은 목사는 목회에만 전념하는 게 좋다. 그런데 현실은 쉽지 않다. 대부분 교회에선 젊은 신학생들을 구하기가 어렵다. 또 지금까지 배출된 목사님들이 많다보니 이를 수급할 교회들도 부족하다. 목회를 하다보면 생계 등 재정 문제에 직면하기 쉽다. 때문에 이에 대한 이중직의 필요성이 근래 대두되고 있다. 실은 존 칼빈도 ‘직업소명설’을 주장했다. 이에 따르면, 목회뿐만 아니라 일반 직업이나 일터는 하나의 목회 현장으로서 하나님이 주신 소명이라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생각해 진실하게 해나갈 수 있다면 ‘이중직’도 (교계가) 바람직하게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다. 현대 시대의 목회 환경은 교역자는 많지만, 이에 비해 교회는 적다. 때문에 사역을 파트별로 세분화해 목회자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사역에 종사하도록 전문성을 부여하고, 나아가 현장에서 잘 감당할 수 있도록 교육하는 형태로 신학교육이 바뀌어야 한다. 이를 연구하고 실행할 과제가 우리 대신대에게 주어졌다.”

-총장님께선 영어학원가에서 일타강사를 역임하셨다고 들었다. 또 영문학박사 출신이신데, 신학교 총장으로서 다소 이례적인 이력이다.

“대학에서 학·석·박사 과정 모두 영문학을 전공했다. 박사과정을 밟으면서 학원가에서 수능영어, 토익·토플 강의도 했다. 이후 영문학 박사를 취득한 뒤 92년도 대신대 공채 1기에서 영문과 교수로 채용됐다. 이후 총신대 신학대학원을 거쳐 목사 안수를 받았다. 사실 난 녹색지대에 있는 사람이다(웃음). 영문학도 출신으로서 활발히 활동해오다가 요즘 설교를 많이 하고 있는데, 내 정체성에 대한 혼란이 다소 있다. 나를 신학자나 영문학자 가운데 양자택일해서 지칭하라고 하기엔 어려운 측면이 있다.”

[인터뷰] 대신대 최대해 총장
대신대 최대해 총장 ©CHTV 김상고 PD

- 그럼에도 영문학을 전공하신 이력답게 학제 간 융합, 이른바 ‘통섭’을 많이 고민하실 것 같다. 실제로 대신대 운영에 ‘통섭’ 개념을 많이 적용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통섭’이라는 단어가 최근 화두다. 우리 신학과 학부에 ‘신학’ 전공과 더불어 ‘선교미디어’ 전공 개설도 생각하고 있다. 요새 교회는 미디어를 많이 소비하고 있다. 때문에 교회가 필요로 하는 미디어를 다룰 수 있는 목회자 양성이 필요하다. 또 ‘선교 치유’ 전공 과정의 개설도 고려하고 있다. 왜냐면 이것 또한 요즘 교회들이 절실히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고령화시대에 진입하고 있는 한국교회는 신학대학교를 향해 다양한 필요를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신대는 한국교회의 필요를 잘 충족시키고 헤아릴 줄 아는 신학대가 되고 싶다. 이런 가운데 신학교육에서도 학제 간 융합 소위 ‘통섭’을 추구하고 있다. 가령 우리 대신대 신학대학원에선 영어 설교를 번역하는 소위 ‘설교 통역’ 과정도 개설돼 있다.”

- 끝으로 더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부탁드린다.

“지방에 있는 작은 신학교나 서울에 있는 신학대 모두가 여러 모로 열세에 놓여있다. 즉 학생 수급이나 재정 문제 등으로 열세에 놓여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 대한민국 교회와 성도들 그리고 신학교 전체 교우들이 사랑과 관심을 갖고 기도해주고 계속해서 격려해 달라. 특히 대신대는 지방에 위치해 있지만 우리에게 맡겨진 역할이 있다. 가령 농·어촌에 연로하신 어른들을 말씀으로 지켜주는 것은 요양원이 아니라 교회 목회자들이 담당해야 할 일이다. 이에 대한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를 예장합동 총회나 범국민적 차원에서 우리 한국교회가 이끌어줬으면 좋겠다.”

■최대해 총장 프로필

최대해 총장은 세종대학교에서 영문학 박사를 취득하고 1992년부터 대신대학교 교수를 맡고 있다. 이후 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에서 목회학 석사(M.Div) 과정을 밟은 뒤 2000년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경청노회에서 목사 안수를 받았다. 2016년부터 대신대학교 제8대, 9대 총장을 맡고 있다. 2022년에는 한국신학대학총장협의회 회장에 선출됐다. 이 밖에도 한국번역학회 감사 및 이사·부회장, 선진통일건국연합 대구지회 회장, 한국영어토론 교육협회 회장, 전 전국총장조찬기도회 회장, 전 한국복음주의신학대학협의회 회장을 맡고 있거나 역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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