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국민으로 추정되는 1명이 1일 동부전선 육군 22사단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월북했다고 2일 합동참모본부(합참)가 밝혔다. 하지만 우리 군은 3시간 동안 월북 사실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날 합참 관계자는 "1일 신원미상 1명이 오후 10시40분경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월북한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군은 오후 9시20분경 동부전선 비무장지대(DMZ) 내에서 미상인원 1명을 장비로 포착해 작전병력을 투입했지만 신병확보에 실패했다.

합참은 성별을 포함한 월북자의 신원을 현시점에서 특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월북자가 우리 국민으로 추정되는 만큼 합참은 국민 보호 차원에서 서해지구 통신선을 통해 대북 통지문을 이날 오전 발송했다. 북한 측 답이 있었는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합참은 현재까지 이번 월북과 관련한 북한 군 특이 동향은 없다고 파악하고 있다.

군 당국은 또 경계망이 뚫렸고 초등조치가 부실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22사단 예하 연대에서는 2012년 북한군의 이른바 '노크귀순'뿐 아니라 지난해 2월 북한 남성의 '오리발 귀순'이 발생한 바 있다.

군은 오후 9시20분경에야 월북 정황을 최초 식별한 뒤 작전에 돌입했다. 월북자가 GOP(일반전초) 철책을 넘은 지 약 3시간 만이다.

작전 돌입 이후 CCTV 영상을 포함한 제반 상황을 다시 확인하는 과정에서 오후 6시40분 월북자가 GOP 철책을 넘는 모습이 확인됐다. 월북자는 오후 10시40분 MDL을 넘었다.

월북자가 GOP 철책을 넘은 6시40분 이후 초동조치 부대가 광망경보에 따라 현장에 갔지만 철책 등에서 이상한 점을 발견하지 못했다. 과학화 경계감시장비 CCTV 감시병도 CCTV에 포착된 장면을 인지하는 데 실패했다.

결국 나중에 CCTV를 돌려보다가 월북자가 철책을 넘는 장면을 인지한 것으로, 발 빠른 초동대처 기회를 날렸다는 비판이 나온다.

합참은 과학화 경계감시장비는 제대로 작동했지만 군 병력의 허술한 경계로 월북자 신병을 확보하지 못한 상황이라고 인정했다.

합참 관계자는 "경계시스템상 장비는 정상적으로 작동됐다. 경고음도 울렸고 영상도 포착됐다"며 "초동조치 부대에 대한 미흡한 부분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합참은 현장에서 미흡한 조치가 이뤄진 경위를 확인할 예정이다.

현재 월북자의 생사는 확인되지 않았다. 북한이 코로나19로 강력한 방역 조치를 하고 있단 점을 고려하면 월북자 신변의 안전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2020년 9월 서해 인근 해상에서 표류 중인 우리 공무원 이모씨가 북한 총격으로 피살된 바 있다. 당시 해경은 이씨가 월북했다고 판단했지만 유족들은 해경 발표가 사실과 다르다며 반발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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