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홍석 목사
장홍석 목사
2022년 목회 주제를 시 84편의 '시온의 대로로 나아갑시다'로 정하면서 제게 가장 기억이 남는 예배는 어떤 예배였을까...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한 적이 있습니다. 지난 2019년 멕시코 단기 선교 중에 드렸던 예배가 떠올랐습니다. 과연 이런 곳에도 사람이 살까 싶었던 '샤기야'란 땅에서 드렸던 예배... 흔들리는 트럭 뒤에서 오만상을 찌푸리며 졸고 있는 선교팀원들의 얼굴을 보며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도대체 무엇이 저들로 하여금 일면식도 없는 사람들을 찾아 이 험한 길을 오게 했을까?"

'샤기야'는 에후뜰라교회 아분디오 목사님을 돕고 있는 한 자매의 고향이었습니다. 자매는 타지에서 예수님을 만난 친언니로부터 복음을 듣게 되었고, 나머지 가족들도 그렇게 그리스도인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을 믿은 이후, 그들의 삶은 그리 평탄치 않았습니다. 그들이 기독교인이 되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아무도 그들을 찾아오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찾아가도, 아무도 그들을 반겨주지 않았습니다. 10분 정도를 걸어야 이웃을 만날 수 있는 적막한 땅에서 그들은 철저히 나그네가 되었습니다. 얼마나 고독했을까요? 함께 믿음의 삶을 나눌 수 있는 공동체가 얼마나 간절했을까요? 그렇게 고독한 땅에서, 그들은 어떻게 예배자로 살 수 있었을까요?

"아무도 오지 않을 것입니다." 언덕 꼭대기에 자리한 자매의 집으로 올라오는 길에 선교팀을2인1조로 보내 동네 사람들을 초대했다는 말을 들은 자매의 오빠가 한 말이었습니다. 10년이 넘도록 문을 두드리며 사람들을 초대를 했다는 것입니다. 아무리 애를 쓰고 수고를 해도 아무 반응이 없었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오늘이라고 오겠냐는 것입니다. 그런데 놀라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아무도 오지 않을 것이라는 형제의 말과는 달리, 사람들이 하나 둘 자매의 집을 찾아오기 시작한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 선교팀을 통해 샤기야 사람들의 마음을 여신 것입니다. 무려10년 만에, 자매의 집에 마을 사람들이 찾아온 것입니다.

생전 처음 침을 맞은 자매의 할아버지는 너무 좋다고 하셨습니다. 맞기 전에는 온몸이 아프다고 하셨는데 침을 맞고는 통증이 사라졌다고 하셨습니다. 그리고는 연신 행복하게 웃으시면서 자신의 집을 찾아온 마을 사람들과 쉼없이 이야기를 나누셨습니다. 할아버지가 그렇게 행복할 수 있으셨던 이유가 무엇일까요? 몸에 있던 통증이 사라졌기 때문일까요? 숨쉬는 것이 편해졌기 때문일까요? 그럴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정말 할아버지가 행복하셨던 이유는 하나님께서 그분의 고독한 마음을 만져 주셨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역만리에서 자신을 찾아온 선교 팀의 손길을 통해, 무려10년 만에 자신의 집을 찾아온 동네 사람들을 통해서 할아버지는 여호와의 아름다움을 볼 수 있으셨던 것입니다.

마지막 예배를 드리며 이 말씀을 나누는데 가슴이 벅차 올랐습니다. "이것들을 증언하신 이가 이르시되 내가 진실로 속히 오리라..." 때로는 주님을 섬기는 일로 지칠 때가 있습니다. 때로는 이 척박한 땅에서 산다는 것 자체가 벅찰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예배를 통해 임하시는 여호와의 아름다움을 볼 수만 있다면 우리는 남은 광야 길을 넉넉히 걸어갈 수 있을 줄로 믿습니다. 그 길 끝에서, 여호와의 지극한 아름다움을 보며 함께 감격할 수 있을 줄로 믿습니다.

장홍석 목사(훼더럴웨이중앙장로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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