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학교 문이 닫히고 있다. 주일학교 공과교육 프로그램이 무색하게 오늘의 주일학교 현장은 텅텅 비어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그 출석율이 저조한 게 현실이다. 다음 세대 신앙교육에 대한 새로운 접근이 어느때보다도 시급해지고 있는 것이다.

미국에서는 아예 주일학교를 없애는 교회들이 수년전부터 등장하기 시작했다. 아이들의 신앙교육을 포기한 것일까? 김영래 감신대 교수(기독교교육학)는 과거 「신학과 세계」 제88집에 투고한 논문에서 아이들의 신앙교육의 대안으로 가족식탁에서의 신앙교육을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김 교수에 따르면 주일학교를 없앤 교회들은 가정이 어린이들의 신앙교육을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것이 위기를 맞고 있는 가정을 회복시키고 성경적 가정신앙교육을 복원하는 길이라고 믿는다는 것이다. 이에 김 교수는 "사실 성경에서의 신앙교육은 가정에서 출발했다. 히브리 가정에서 가장은 자녀에게 율법을 가르칠 의무를 갖고 있었다. 특별히 유월절 식탁에서 가장은 음식을 나누면서 자녀들에게 믿음을 계승시켰다. 때문에 주일학교를 가정으로 보내는 것은 신앙교육을 위한 정당한 노력이라고 할 수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말처럼 쉽지만은 않은 게 또 가정에서의 신앙교육이다. 경쟁 사회에서 생존하기 위해 하루 종일 학업과 과외활동에 내몰리고 있는 아이들에게 신앙교육이라는 게 자칫 낭비로 비춰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개인주의화를 촉직시키는 기술문명과 물질주의 영향도 가정에서의 신앙교육을 어렵게 한다고 김 교수는 분석했다.

김 교수는 그러나 "아무리 상황이 어렵다고할지라도 가정에서의 신앙교육을 포기할 수는 없다. 그렇다면 어디에서 가족신앙교육의 기회를 찾을 수 있을까? 아마도 가족식탁이 그 중 하나일 것이다. 왜냐하면 가족식탁이란 가족이 함께 모여 삶을 나눌 수 있는 가장 일상적인 장소이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김 교수는 가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에 따르면 첫째, 가족은 하나님께서 인간을 복주시는 진원지이며 둘째, 가족은 계시가 전달되는 통로이며 셋째, 교회라는 믿음의 공동체가 가족으로 동일시되는 단계에 이르는 것이다.

가족식탁에서 빠지지 않는 음식섭취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김 교수는 "음식의 섭취는 인간을 향한 하나님의 계획의 중요한 일부이다"라며 "성경을 보면 하나님의 창조는 동산에서 시작되었다. 동산은 식물이 자라는 곳이다. 식물은 땅과 물과 빛과 공기를 머금고 성장한다. 하나님께서는 그 식물을 인간이 먹도록 하셨다. 식물을 섭취하면서 인간은 자연을 몸속으로 받아들이고 생명을 유지한다"고 했다.

이어 "음식의 섭취는 인간과 자연이 상호 의존적으로 교류하는 활동이다"라며 "그래서 하나님의 첫 번째 명령은 "동산의 과실을 임의로 먹으라"였다. 그리고 이와 함게 동산 중앙에 있는 선과 악을 알게 하는 열매는 먹지 못하도록 하셨다. 아이러니하게도 음식의 섭취는 하나님의 은혜를 얻는 행위이며 동시에 하나님의 뜻을 거역하는 행위가 되었다"고 했다.

음식의 잘못된 섭취가 야기한 죄가 다시 음식으로 구원을 얻게 된 것도 확인했다. 김 교수는 "예수님의 탄생 기록에서 말구유에 아기 예수가 놓였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상징적 의미를 지닌다"며 "말구유는 말이 사료를 먹는 곳이다. 다시 말해 먹이통에 놓인 예수님은 우리를 위한 구원의 양식으로 오셨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인류의 구원자로 오신 예수님은 자신의 몸을 먹고 자신의 피를 마시게 함으로 인간을 죄에서 구원하여 주셨다. 결국 자신을 구원의 식탁의 음식으로 내 놓으신 것이다"라고 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Gordon Smith는 "예수님에게 음식을 먹는 것은 하나님의 통치의 도래를...선포하는 핵심적 방법이었다"라고 주장했다. 예수님이 음식섭취에 참여하심으로 인간 삶 전체의 구원에 관여하셨기 때문이란 것이다. 이어 Peter J. Leithart가 전한 신학적 의미도 새겼다.

그에 따르면 첫째 음식은 의존을 의미한다. 이는 생명을 가진 존재가 생존을 위해 양분을 섭취하는 것이 창조의 원리임을 알려주고 있다. 둘째 음식은 음식에 대한 우리의 지배를 확인시켜 주는데 이는 우리가 음식을 생산하고 관리하는 권한을 하나님께로부터 부여받았음을 뜻한다. 셋째 음식은 친교를 위한 것이다. 오늘의 현실 속에서 공동체적 친교로 이어져야 할 음식의 섭취가 생존을 위한 개인적 활동으로 전락한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겠다.

마지막으로 음식은 항상 예배의 중심이었다. 이에 김 교수는 "하나님께 드리는 제사에는 음식을 위한 제단이 마련되어 있었다"며 "속죄와 구원은 제단이라는 식탁에서 이루어졌다. 이렇게 하나님은 식탁에서 우리를 만나신다. 따라서 예배는 식탁에서 시작되는 것이다. 정리하자면 음식은 우리의 생존, 책임, 나눔, 예배에 이른 존재의 전 측면에 개입된 육적이면서 영적인 실체라고 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가족식탁의 성경-신학적 원형으로 유월적 식탁을 들었다. 김 교수는 "출애굽의 마지막 재앙은 장자에게 내린 죽음이었다.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들을 지키시기 위해 집마다 문설주와 인방에 양의 피를 바르라고 하시고 죽음의 신이 그 피를 보면 그곳을 지나가게 하셨다. 이것이 바로 유월절(passover)이다. 그리고 이 때 온 가족들이 함께 모여 나눈 식사가 유월절 식사이다. 이 식사는 아직까지도 유대인들이 지키고 있는 중요한 전통 중의 하나다"라고 했다.

또 "유월절 밤 이스라엘의 가정들은 문설주와 인방에 양의 피를 바르고 한 자리에 모여 식탁을 나누면서 하나님의 구원을 경험했다"며 "이렇게 가족은 구원의 장소가 되고 식사는 구원의 기적이 되었다. 그 이후 이스라엘 가정들은 매년 유월절이 되면 민족의 해방과 구원을 기억하는 가족식탁교육을 이어왔다"고 덧붙였다.

예수님의 식탁을 이어온 초대교회 신앙공동체의 식탁에 대해서도 나눴다. 김 교수는 "(초대교회)공동체 식사는 믿음과 함께 삶을 공유하는 신앙적 실천이었다"고 했으며 "식탁의 의미는 다시 오실 그리스도를 소망하는 식탁으로 이어졌다"고도 했다.

특히 그는 "예수님께서는 마지막 식탁에서 "내가 너희에게 이르노니 이 유월절이 하나님의 나라에서 이루기까지 다시 먹지 아니하리라"고 하셨다. 즉, 진정한 최후의 만찬은 아직 베풀어지지 않은 것이다. 때문에 우리는 신앙공동체의 식탁에서 하나님 나라에서 맞이할 예수님과의 식탁을 소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마지막으로 가족식탁 신앙교육 이야기를 풀어냈다. 그는 무엇보다 "가족식탁에서는 구원 이야기가 나누어져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부모들은 먼저 자신의 구원 이야기를 자녀들에게 들려주면서 가족의 신앙전통을 세워 나가야 한다"라며 "그리고 자녀들은 부모의 이야기 위에 자신들의 구원 이야기를 쌓아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또 "가족식탁에서는 그 구성원의 범위를 확장시키고 진정으로 그들을 가족으로 포함시키는 사명이야기가 들려져야 한다"며 "어떤 경우이던 그들과 함께 식사를 나눌 계획을 세워야 한다. 물론 오늘날과 같이 개인주의화된 삶 속에서 이러한 시도는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라고 했다.

아울러 "가족으로서의 교회는 식탁을 나누면서 현세가 아닌 하늘나라를 소망하는 이야기로 서로를 격려해야 한다"며 "사실상 오늘날 교회가 안고 있는 심각한 문제는 세속주의와 물질주의가 종말론의 신앙보다 우리에게 더욱 큰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는 사실이다. 때문에 우리는 세속적 미래와 신앙적 종말을 분명히 구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특히 "소망의 이야기를 하는 것은 세상의 삶을 회피하거나 거부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이것은 천국의 삶을 미리 맛보며 세상의 삶에 종속되거나 굴복하지 않는 것이다. 더 나아가 현재의 삶 속에 하나님의 나라가 실현되도록 탐욕과 교만을 버린 소망의 이야기를 진지하게 반복하는 것이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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