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비'와 '은혜'는 기독교인들이 가장 즐겨 사용하는 용어일 것으로 본다. 전달하는 의미가 비슷해서 둘을 서로 대체하면서 사용하기도 하고, 때로는 혼합해서 사용하기도 한다. 

그러나 엄연히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용어인 만큼, 두 용어의 정확한 의미를 파악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정확한 의미로 사용되지 않는 용어는 개념 혼란을 야기하며, 때로는 기독교 사상의 맥을 짚는 데 방해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기독교 작가 '필립 위자야' 씨는 크리스천이 흔히 사용하는 '자비'와 '은혜'의 개념에 대한 공통점과 차이점에 관해 서술했다. 그는 "자비와 은혜를 아우르는 개념은 사랑이며, 우리 모두가 하나님의 자비와 은혜를 겸손히 받아들일 것"을 당부했다. 그의 글을 뼈대로 이 주제에 관해 정리한 내용은 아래와 같다.

자비와 은혜의 차이점은 뭘까? 공통점은 또 뭘까?
자비와 은혜의 차이점은 뭘까? 공통점은 또 뭘까? ©픽사베이

<'자비'와 '은혜'의 개념 차이와 공통점>

'자비'에 해당하는 그리스어는 'ELEOS'(엘레오스)로서 이는 연민, 동정심 등으로 번역된다. '은혜'에 해당하는 그리스어는 'CHARIS'(카리스)로서 이는 호의, 친절 등으로 번역된다.

기독교 저술가 '해롤드 L. 윌밍턴'은 자비와 은혜를 다음과 같이 구분했다. "자비는 받아 마땅한 처벌을 보류하는 행위인 반면, 은혜는 받을 자격이 없는 자에게 호의를 베푸는 행위이다" 그러면서 그는 "하나님은 자비로서 우리가 받아 마땅한 처벌을 면제해주셨고, 은혜로서 우리가 받을 자격이 없는 영생을 선물로 주셨다"고 했다.

자비와 은혜는 사랑이란 이름을 가진 동전의 양면을 형성한다. 자비는 약자에 대한 동정적 사랑이며, 은혜는 자격 없는 자에 대한 관대한 사랑이다. 인간은 연약하고 은혜 받을 자격이 없다. 그래서 모든 인간은 하나님의 자비와 은혜가 반드시 필요하다.

<구약에 나타난 하나님의 자비와 은혜>

자비와 은혜는 신약에서만 드러나는 하나님의 속성인 것처럼 종종 오해받는다. 그러나 이 두 개념은 성경전체를 통해 일관되게 제시된다.

성경은 하나님이 불완전한 인간을 사용해 당신의 목적을 이루어가는 이야기들로 가득하다. 구약에도 하나님의 자비와 은혜를 보여주는 다양한 스토리들이 있다.

다윗은 이를 보여주는 가장 적합한 예시 인물이다. 다윗은 큰 죄를 지었음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은 사무엘의 입을 통해 그를 "하나님의 마음에 맞는 사람"이라고 하셨다. 다윗은 욕정에 휩싸여 부하를 전쟁에서 죽도록 계획했으며 간통을 저질렀다.

아브라함은 하나님을 믿으면서도 두려워했고, 거짓말도 했다. 사라는 인내심이 부족했으며, 모세에게는 완고한 모습이 있었으며 의심하기도 했다. 라합은 기생출신이었으며 심지어 이스라엘 백성은 무리 지어 하나님께 여러 차례 대항하기도 했다. 그러나 하나님은 이들 모두를 당신의 목적을 달성하시기 위해 기꺼이 사용하셨다. 하나님은 신실하셨고, 그의 모든 언약은 성취되었다.

<신약에 나타난 하나님의 자비와 은혜>

- 사울은 예수 믿는 사람들을 박해하던 사람이었으나 하나님은 그를 그리스도의 사도로 변화시켜 신약 성경의 절반 가량을 저술하게 하셨다.

- 베드로는 성격이 급하고 예수를 부인했지만 하나님은 그를 이용해 진짜 예수의 제자이자 사도로 삼으셨다.

- 도마는 부활하신 예수를 보고도 의심했지만 하나님은 그를 세상에 복음을 전파하는 제자로 사용하셨다.

- 막달라마리아는 한 때 귀신 들렸었지만 하나님은 그에게 부활하신 그리스도의 첫 번째 증인이 되는 영광을 주셨다.

-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혔던 강도는 예수께 회개했고, 그는 즉시 영생을 허락받았다.

이렇듯 성경은 반복적으로 인간의 죄를 용서하신 하나님에 대한 기록을 담고 있다. 나아가 성경은 연약하고 죄 많은 인간들을 사용해 궁극적으로 당신의 영광을 위해 일 하도록 격려하신 하나님에 대한 기록을 담고 있다. '자비'와 '은혜'만으로도 하나님은 능히 인류를 구원하실 수 있는 분이다.

성경에 흐르는 과거 역사를 통해 하나님께서 사람들에게 사랑을 보여주셨다면, 그는 오늘날에도 그렇게 하실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하나님의 사랑에 어떻게 반응해야 할까?

<하나님의 자비와 은혜에 반응하는 법>

1. 인간이 하나님의 자비와 은혜가 필요한 존재임을 인정하기

하나님의 자비와 은혜를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겸손한 자세가 필요하다. 우리는 먼저, 모든 인간은 죄인이며 누구도 하나님이 설정하신 완벽한 기준에 도달하지 못한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 또,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는 죄로 인해 타락한 세상이며 구조적으로 악한 세상을 구원하실 분은 하나님 한 분 밖에 없음을 시인해야 한다. 이렇게 함으로써 우리는 인간 중심의 사고에서 하나님 중심의 사고로 초점을 옮길 수 있게 되고, 만물에 대한 하나님의 주권을 인정하게 된다.

2. 하나님의 자비와 은혜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

사람들은 공짜를 좋아한다. 공짜로 작은 선물을 받아도 기쁜 것이 사람 마음이다. 하물며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하나님의 자비와 은혜는 다른 어떤 선물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좋은 공짜 선물이다. 예수 그리스도는 인간이 구원받기 위해 필요한 모든 것을 대신 해주셨다. 인간이 선해서 구원받는 게 아니라 하나님의 선하심 덕분에 인간이 구원받는 것이다.

게다가 하나님은, 우리가 공짜를 좋아할 뿐 아니라 새로운 것을 좋아한다는 것도 알고 계신다. 감사하게도,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을 통해 우리에게 거룩한 생명과 더불어 하나님을 위해 살 수 있는 새로운 특권이 주어졌다. 우리는 주의 길을 걸으면서 하나님의 은혜와 영광을 지속적으로 경험할 것이다.

3.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의 정체성을 알고, 그의 사랑을 다른 이들에게 나누기

우리는 죄 때문에 한 때 진노의 자녀였지만 이제는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님의 자녀로 신분상승을 이루었다. 우리는 하나님의 사랑을 당연한 것으로 치부하지 말고, 그와의 관계 속에서 날마다 성장해 하나님을 더 알고 사랑해야 한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바라시는 바가 무엇일까? 그것은 우리가 하나님께 받은 자비와 은혜를 다른 사람에게 베풀어 주는 것이다. 하나님의 사랑을 다른 이들에게 나누어 줌으로써 우리는 열매 맺는 나무로 자라날 수 있다.

바울은 우리에게 베풀어주신 하나님의 사랑에 응답하는 최선의 방법은 주님을 위해 열심히 일하는 데 있다고 보았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사랑을 입은 우리는, 선택받은 백성으로서 하나님께서 주신 선한 일을 계속 해야하고, 타인에 대한 은혜와 자비를 베푸는 동시에 수고하는 모든 일들을 진실과 사랑으로서 행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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