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학술원 제36회 영성학술포럼 기후변화, 생태계 위기와 기독교
김영한 박사가 발제자와 논평자들을 소개하고 있다. ©노형구 기자

기독교학술원(원장 김영한 박사)이 ‘기후변화, 생태계 위기와 기독교’라는 주제로 제36회 영성학술포럼을 5일 오후 양재 온누리교회 화평홀에서 개최했다.

김영한 박사(숭실대 명예교수)는 개회사에서 “인간의 무한정의 개발과 성장 욕구는 지구 생태계 균형을 파괴함으로서 코로나19 등 인수공통병을 야기했다. 이에 인간중심에서 생태중심적 세계관으로 전환이 요청되지만 자칫 범신론에 빠질 수 있다”며 “즉 범신론은 자연을 신격화시키는 문제를 내포하고 있다. 곧 만유재신론인 성령의 편재성을 주장하고 초월성을 간과함으로서 하나님을 만유에 종속시키는 시도다. 이로 인해 하나님의 초월성이 훼손된다는 입장이다. 정통개혁사상은 이를 지양하고 삼위일체론적 입장을 취하고 있다는 데서 큰 차이를 보인다”고 했다.

이어 “삼위일체론적 입장에서 성부 하나님은 만유를 창조하시고 지속적으로 돌보시면서, 창조의 지혜이신 성자 하나님이 성육신하심으로 창조와 연대, 생태계의 재난 및 고통을 십자가로 지셔서 구속을 향해 가셨다”며 “성령 하나님은 생명의 영으로 만유 가운데 계시고 동시에 생태계의 훼손을 치유하시고 계신다. 삼위일체적 생태계의 대속은 성자 하나님의 종말론적 오심 속에서 이뤄지는 새 하늘과 새 땅 속에서 완성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진 발제에서 윤철호 박사(장신대 명예교수)는 “현재 지구는 온난화 문제에 직면했다. 온실가스의 무분별한 배출로 지난 100년 동안 지구는 0.74도 상승했다. 지구 기온이 1-2도만 올라가도 매우 큰 문제가 발생 한다. 지구 온난화는 폭풍·홍수·사막화 등 기후 문제를 일으킨다”며 “올해 9월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에 따르면, 지구 온도가 1-3.5도 상승하는 경우 2020년대 출생 아동들은 1960년대 출생자보다 2배의 산불, 2.6배의 가뭄, 2.8배의 홍수, 7배의 폭염을 더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탄소 배출량의 계속적인 증가로 21세기 말엔 현재 코로나19 감염으로 인한 사망률보다 다섯 배나 더 큰 사망률, 30년 이내 전체 생물 종의 20%가 멸종할 것이란 관측도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기독교는 자연을 하나님의 창조세계로 이해한다. 모든 창조세계는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창조됐다. 따라서 창조세계인 자연은 단지 인간의 소비와 유익을 위한 도구가 아니라 하나님의 영광을 위한 본유적 가치를 지닌다”며 “창조세계란 하나의 성례전으로서 하나님께서 임재하시고 현존하시는 성스런 공간이기도 하다. 존 칼빈은 시편 11편 4절을 인용해 ‘하늘을 하나님의 보좌가 있는 성전’이라며 창조세계 안에 깃든 하나님의 영광을 분명히 말했다”고 했다.

아울러 “신학자 위르겐 몰트만은 그리스도의 성육신 사상에 근거해 창조주 하나님은 유한한 창조세계를 자신의 환경으로 만들면거 그 안에 내주하신다고 했다. 창조세계를 돌보고 생태 정의를 실현하는 것은 창조세계 안에 내주하시는 하나님을 경외하는 것”이라며 “인간은 하나님의 형상으로서 창조세계를 다스리도록 부름 받았다.(창 1:28, 2:15) 즉 인간은 하나님과의 인격적 관계를 맺는 특권적 지위를 부여받고 하나님의 대리자로서 다른 피조물을 다스리는 청지기로 부름 받았다”라고 했다.

그는 “그러므로 인간이 자연을 파괴한다면 자신을 자기 자신으로부터 소외시키는 것이다. 성서가 약속하는 구원도 영혼 구원만이 아니라 종말론적 창조세계의 완성과 더불어 몸의 부활을 통한 전인적인 구원”이라며 “몰트만은 ‘땅 없는 구원은 없다’고 말했다. 때문에 파괴된 자연을 되살리고 회복시키는 것은 통전적인 구원과 창조의 완성을 위한 조건이다. 파괴된 자연을 살리고 치유하는 것은 인간과 자연의 온전한 구원을 위한 필수조건이기에, 교회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고 자연환경 보호와 생태 정의의 구현에 앞장서야 한다”고 했다.

기독학술원 제36회 영성학술포럼 기후변화, 생태계 위기와 기독교
(왼쪽부터) 윤철호 교수, 이승구 교수, 김균진 교수, 조영호 교수, 이상원 교수, 최윤배 교수 ©노형구 기자

이승구 교수(합동신대)는 “1980년대 말부터 우리나라에서 시도됐던 생태 신학적 논의들은 뉴에이지·페니미즘·WCC(세계교회협의회) 등 특정한 관점에 입각한 생태문제의 접근으로서 그 관점의 문제가 그대로 노출됐다. 그런 관점이 문제 해결의 강력한 동인으로 주장하지만, 때론 그것이 성경적인지 의문이 드는 때가 많다”며 “참된 기독교적 생태 신학을 위해선 종교 다원주의적 시도는 피해야 한다. 가령 프린스턴 대학교의 일반 윤리학자인 피터 싱어처럼 동물 중심적 접근이 있다. 그리스도의 성육신과 구속이 인간뿐만 아니라 동물까지 포괄한다는 방향으로 나아간다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구속이 피조계 전체에 영향을 미치기도 하지만, 그것은 피조계를 구원한다는 뜻은 아니다. 이는 인간의 죄로 신음하며 굴복하는 피조계를 자유롭게 해주는 것이지, 피조계를 구원한다는 표현으로 오해해선 안 된다”며 “생태학적 연대를 강조하는 것도 옳은 일이다. 하지만 피조계 전체를 하나님의 몸으로 보거나 성례전으로 접근하는 태도 혹은 역사의 과정에서 피조물의 고난에 동참하시는 하나님 개념 등도 만유재신론적 생각이 깃들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했다.

이 교수는 “그러므로 성경적이고 정통적 삼위일체적 이해를 지닌 생태 신학적 논의를 견지해야 한다. 결국 신인협력주의 등을 지양하면서 최소한 예수님의 재림만이 생태 위기를 비롯한 모든 문제의 해결점”이라며 “물론 지금 여기서의 할 일을 배척하는 태도 또한 성경에 일치되는 것은 아니다. 종국적으로 주의 일하심을 믿으면서 지금 여기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일을 찾아 수행해야 할 것이다. 다만 우리의 일이 급격한 변화나 획기적인 일을 가져다주지 않는다는 인식이 매우 현실적이다. 작은 것을 이뤘다는데 하나님께 감사하며, 그럴 수 있는 근거란 오직 주의 재림과 그 분이 이루실 일에 대한 소망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각 교회 공동체는 생태의식을 제고하면서 예배도 생태 문제와 연결시킬 필요가 있다. 그리고 구체적인 생태보호 활동도 중요하다”며 “무엇보다 유럽·미국·우리나라 등 모든 녹색 운동이 비성경적 이데올로기에 가깝기에, 우리의 녹색 운동은 김준곤 목사님(CCC 창립자)의 표현처럼 ‘민족의 가슴마다 피묻은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심어, 그리스도의 계절이 오게 하자’는 의미를 담아야 한다”고 했다.

김균진 박사(연세대 명예교수)는 “성서는 하나님과 이웃 사랑이 모든 율법의 완성이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내게 가장 가까운 이웃은 사람보다도 자연이다. 인간을 구성하는 수분과 뼈, 근육과 피는 자연에 속한다. 내 몸의 생명을 유지하는 자연이 내겐 가장 가까운 이웃”이라며 “공기와 물이 없으면 우리는 생존할 수 없다. 인격적 교통을 갖지 못해도 자연이 우리의 가장 가깝고도 생명을 유지시켜 주는 이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자연도 하나님이 지으신 피조물이다. 구약성서의 약속처럼 메시아 왕국은 몸을 가진 인간고 자연이 공존하는 샬롬의 세계다.(사11:6-9) 우주적 그리스도에 관한 바울의 말씀도 구원의 생태학적 차원을 보여준다.(엡 1:10) 이 구절에 따르면 그리스도는 자연과 인간 등이 하나로 연합되는 만물의 머리”라며 “구원이 그리스도 안에서 만물이 하나로 연합되는 것이라면, 이는 인간에 의한 자연 파괴가 중단되며 자연과 인간의 완전한 화해와 일치가 이뤄진다는 것”이라고 했다.

특히 “자연은 인간의 지배나 착취 대상이 아니라 인간의 이웃이자 친구로 인식되는 것이다. 주님을 아는 지식이란 인간에게만 있는 게 아니라 온 땅, 곧 자연 속에 가득하다”며 “‘그분으로 말미암아 곧 땅에 있는 것들이나 하늘에 있는 것들이나 다 자기와 화해시켰다’(골 1:20)처럼 바울은 구원의 우주적 차원을 제시했다. 그리스도의 십자가는 자연 세계의 모든 것과 화해했기에 자연도 하나님의 화해 곧 구원의 대상”이라고 했다.

그는 “우리의 이웃인 자연도 사랑해야 한다. 인간의 탐욕으로 말미암아 파괴되고 재난의 상황에 빠진 자연을 돌보고 회복해야 한다. 자연자원을 무참히 개발하여 소비하고 인류 문명의 모든 폐기물들을 땅에 묻고, 바다에 쏟아버리는 일을 중단해야 한다”며 “이른바 자연 개발과 소비 생활을 줄여야 한다”고 했다.

기독학술원 제36회 영성학술포럼 기후변화, 생태계 위기와 기독교
이정익 목사가 설교하고 있다. ©노형구 기자

앞서 이정익 목사(신촌성결교회 원로, 실천신대 총장)는 ‘보시기에 아름다운 세상’(창 1장 28절)이라는 제목의 설교에서 “지구 온난화 등은 인간이 생태계를 무자비하게 파괴한 결과다. 지구는 폭염, 기온 이상 현상, 홍수, 천재지변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오존층의 파괴로 각종 피부암 등 하나님의 심판이라기 보단 인간 스스로가 자초한 심판을 당하게 생겼다”며 “코로나19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코로나는 세상의 심판이 아니라 구원하시려는 하나님의 배려다. 코로나19 감염 확산으로 발생된 죽음은 삶을 돌아보게 했다. 죽음은 언제나 지하철, 버스, 옆 사람 등에 있으면서 인간 스스로는 무분별한 행보를 절제하고 몸을 추스르게 됐다”고 했다.

또한 “지난해 적십자 회비는 800여 억 원, 전국에서 자원봉사자 30만 명이 모였다. 세상을 살리고자 한 하나님의 은혜다. 코로나 사태는 함께 더불어 살아가야 함을 강조한 사건”이라며 “하나님이 아름다운 세상을 지으셔서 우리에게 맡기신 이유를 알아야 한다. 우리는 세상에 있는 모든 생명에 대한 돌봄의 책임이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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