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적십자 박애장 금장 포장증을 전달하는 모습. 왼쪽이 대한적십자사 신희영 회장, 오른쪽 수상자 강호 목사.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재)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이하 본부, 이사장 박진탁)는 최근, 서울 중구에 위치한 대한적십자사 서울사무소에서 진행한 창립기념식에서 뇌사 장기기증인 유가족인 강호 목사가 ‘적십자 박애장 금장’을 수상했다고 밝혔다.

대한적십자사는 창립 116주년을 기념해 그동안 국내외에서 사랑과 봉사의 정신을 몸소 실천해 온 총 3만7,426명에게 정부 표창 및 적십자 표창을 수여했다. 이 가운데 강 목사가 수상한 ‘적십자 박애장 금장’은 특별히 인류애를 발휘해 인명을 구제하고 어려운 이웃의 복지증진에 공헌한 사람에게 수여하는 상이다.

강 목사는 2000년 당시 고등학교 1학년이었던 아들 강석민 군이 갑작스런 뇌출혈로 인해 뇌사 상태에 이르자, 참척의 슬픔에도 불구하고 아들의 장기기증을 결심했다. 이를 통해 장기이식만을 기다리던 환자 8명의 생명을 살리고, 뼈와 피부 등의 인체조직 기증을 통해 화상 등의 질병으로 고통 받는 100여 명의 환자에게 새로운 삶을 선물했다. 이후 강 목사 부부 역시 장기기증 희망등록에 동참하며 생명나눔을 결심했다.

강 군의 장기기증이 이루어진 2000년 3월은 뇌사 장기기증인이 52명에 불과할 정도로 장기기증에 대한 인식이 부족했던 시기로, 강 목사의 사연이 언론과 미디어를 통해 소개되면서 생명나눔 문화를 활성화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당시 강 목사는 “아들이 없는 현실은 애통하지만, 누군가 생명을 이어가고 있다는 사실에 위안을 느꼈다”고 전했다. 이후 강 목사는 20년간 교목으로 재직 중이었던 고등학교에서 아들의 이야기를 통해 학생들에게 생명의 소중함과 장기기증의 가치를 교육했다.

그러나 때때로 몇몇 사람들은 장기기증을 두고 ‘아들을 두 번 죽인 거 아이냐’는 말로 강 목사의 가슴에 비수를 꽂았다. 자신과 같은 아픔과 사회적 편견을 견디고 있는 뇌사 장기기증인 유가족들을 위해 2013년 본부가 국내 최초로 발족한 뇌사 장기기증인 유가족들의 모임인 ‘도너패밀리(Donor Family)’의 회장을 맡아 지금까지 유가족들의 상담가로서 같은 아픔을 지닌 이들을 위로하는 일을 하고 있다.

이날 기념식에 참석한 강 목사는 “이 상은 생명을 구한 6천여 명의 뇌사 장기기증인과 그 가족들의 공로라고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뇌사 장기기증인 유가족들의 아픔을 보듬고, 생명을 나눈 장기기증인들의 위대한 사랑을 세상에 널리 알리는 데 앞장서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한편,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는 지난 2013년부터 뇌사 장기기증인 유가족 모임인 ‘도너패밀리’를 운영해오며 지역별 소모임, 이식인과의 1박 2일 캠프 및 연말모임 등을 통해 유가족들과 이식인 간의 교류를 추진해왔다. 이 뿐 아니라 1일 추모공원, 기증인 초상화 전시회, 창작 연극 공연 등 기증인을 예우하는 프로그램과 심리치유 프로그램 제공 및 뇌사 장기기증인 유자녀를 위한 장학회 운영 등 유가족을 지원하는 사업 등도 활발히 진행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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