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학술원
한국기독교학술원 공개 세미나가 진행되고 있다. ©노형구 기자

한국기독교학술원(원장 이종윤 박사)이 24일 오후 한국교회백주년기념관 소강당에서 ‘COVID-19(코로나19)가 불러온 비정상‧비대면 시대와 한국교회의 전망’이라는 주제로 공개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이상규 박사(고신대 명예교수)가 ‘국가와 교회와의 관계’, 박홍규 박사(전 침신대 교수)가 ‘사회와 교회와의 관계’, 노영상 박사(예장 통합총회 한국교회연구원장)가 ‘자연·환경과 교회와의 관계’, 이승구(합동신대 교수)·김의창(횃불트리니티신대원 교수) 박사가 ‘회복해야 할 신학, 목회, 교육, 선교의 본질과 현실’을 각각 고찰하며 발제했다.

교회와 국가와의 관계

먼저 이상규 박사는 “교회와 국가, 혹은 국가와 교회 간의 문제는 오랜 역사를 지닌 난해한 문제였다. 지난 2천년 간 세속권(Regnum)과 교황권(Sacerdotium)은 타협과 제휴, 갈등과 대립을 겪으면서 고심했고 결과적으로 네 가지 형태의 교회-국가 간의 관계를 보여주었다”고 했다.

그 네 가지는 △국가와 교회의 통합론(unity) △교회와 국가의 배타적 분리론(total separation) △교회 우선주의 혹은 교회 지상주의(clericalism) △국가지상주의(erastianism)다.

그러나 이 박사는 “이상의 4가지 유형은 국가와 교회 간의 이상적인 관계로 볼 수 없었으므로 16세기 종교개혁자들은 국가와 교회에 대한 바른 관계를 규정하려고 힘썼는데, 그것은 교회를 위해서도 필요한 일이지만 국가를 위해서도 필요한 일이라고 보았다”며 ”그 결과 개혁자들은 각기 자신의 교회-국가관을 피력했는데, 루터나 츠빙글리 그리고 칼빈 간에 작은 차이가 있지만 다 같이 인정하는 바는 세 가지”라고 했다.

바로 △교회와 국가는 하나님이 내신 기관이지만 각기 다른 기능과 역할을 감당하는 신적 기관이라는 점 △국가도 하나님이 내신 선한 기관이며, 국가 기관의 위정자들은 하나님이 세우신 대리자로 보아 하나님이 주신 직무를 수행해야 하고, 백성들은 순복해야 한다는 점 △국가기관의 사명 혹은 역할을 규정했는데, 국가는 참된 종교와 종교생활을 공적으로 보존하게 해야 한다는 점이다.

그는 “개혁교회 전통과 서구사회의 역사에서 볼 때, 국가권력이 신교(信敎)의 자유나 신앙행위의 자유를 제한하거나 금지하는 것은 정당하다 할 수 없다”며 “교회의 예배나 집회는 교회의 권세에 속한 영역이고, 신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일은 국가의 권세에 속한 영역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특히 “하나님의 것은 하나님에게, 가이사의 것은 가이사에게 돌리는 원칙에 따라 예배 모임에 대한 국가의 명령에 대해서는 복종할 의무가 없다. 그런데 국가의 권세에 속한 국민의 생명, 건강 보호의 의무와 교회의 자율권이 충돌할 경우는 어떻게 할 것이냐의 문제가 대두된다”며 “이런 경우 교회의 권세가 우선적으로 적용되어 원칙적으로 국가가 규제할 수 없다. 다만 사후적으로 문제가 발생했을 때 매우 제한적인 국가의 개입은 인정된다고 할 수 있다”고 했다.

이 교수는 “교회의 예배나 집회에 대해서는 국가는 규제할 수 없으며 교회가 자율적으로 결정할 문제”라면서 “다만 교회에서 공공의 이익이나 국민의 생명을 위협하는 사건이 발생한 경우에는 필요한 최소한도의 개입은 인정된다고 할 수 있다”고 했다.

또 “교회는 자신의 관할 영역인 예배 모임의 시행 여부를 국가의 판단에 맡겨서는 안 되며 스스로 합당하게 판단하여 이를 결정하고 실행하여야 한다”며 “현실적으로 국가권력기관은 현장 예배의 가치에 대한 신학적 판단을 할 수 없으며 따라서 예배 모임의 실행 여부를 결정할 자리에 있지 않다”고도 했다.

한국기독교학술원 이상규 박사
이상규 박사가 발표하고 있다. ©노형구 기자

그는 “종교의 자유라고 할 때 여기에는 두 가지가 포함되는데, ‘신앙(信敎)의 자유’와 ‘종교 행위의 자유’가 그것”이라며 “종교 행위의 자유는 집회의 자유, 예배의 자유, 종교 행사의 자유, 종교 교육의 자유, 소모임의 자유 등을 포함한다. 종교적 입장에서 행하는 모든 행위는 원칙적으로 종교의 자유로 보장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국가권력이 집회를 금지하거나 예배를 제한하거나 제재하는 것은 정교분리의 원칙에 어긋날 뿐만 아니라 종교의 자유에 대한 침해라고 할 수 있다”고 했다.

이 교수는 “교회는 방역 수칙을 준수하고 국민건강과 역병으로부터의 안전을 위해 협력하고 협조해야 한다”며 “이런 기독교회의 적극적인 조치에도 불구하고, 국가기관이 사전 협의나 양해 없이 일방적으로 특정한 기간에 대한 언급 없이 전국교회에 대하여 행정명령을 하달하는 것은 코로나 환경, 혹은 방역 지침이라는 이름으로 종교의 자유와 신교의 자유를 침해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교회가 정부의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한 지침을 준수하고 협조하는 일은 당연하지만, 종교 집회의 자유를 제한 할 수 있는 예배금지, 교회당 폐쇄, 구상권 청구 같은 조치는 기독교에 대한 탄압일 수 있다”며 “정부는 전염병의 확산을 막기 위해 교회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판단한다면 교회 지도자들에게 그 필요성을 고지하고 협조를 요청할 수 있고, 교회는 자율적으로 일정 기간 집회를 제한하거나 축소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전염병에 대한 영국 청교도의 이해

이날 두 번째 발제자로 나선 박홍규 박사는 페스트와 같은 전염병 상황에서 영국의 청교도들이 그것을 어떻게 이해하고 대처했는지에 대해 살폈다. 박 박사는 “청교도들이 신학을 수립하고 신앙생활하던 시대는 전쟁과 기근과 전염병과 같은 국가적인 재앙이 상수로 존재하던 때였다”며 “이런 상황에서 청교도들은 종교개혁 사상을 이어받아서 정통적이면서 실천적인 신학을 수립하였다”고 했다.

그는 “특히 자신들의 시대에서 거듭해서 일어났던 페스트와 같은 역병의 상황 속에서 그들은 하나님의 소리를 듣고자 했다”며 “특히 찰스 2세의 종교탄압 정책이 최고조에 이를 때 일어난 런던 대역병은 여러모로 청교도 신학의 정당성과 효용성에 대해 질문을 제기하게 했다”고 했다.

박 박사는 ’이런 상황 속에서 청교도들은 대역병을 하나님의 의의 심판으로 이해하면서 개인과 교회와 사회와 국가의 회개와 개혁을 촉구하였다”며 “그러면서도 공적인 심판 앞에 개인이나 혹은 어느 특정한 사람이나 세력을 마녀사냥 하듯이 비난하고 그 책임을 전가하는 것에 대해 극히 경계했다”고 했다.

그는 “오히려 그들은 육적인 전염병에서 자신의 영적인 전염병을 치료하고자 했으며, 가난하고 소외받던 백성들과 함께 하고자 했다”며 “또한 신앙의 자유를 향한 그들의 열망은 전염병도 찰스 2세의 탄압도 결코 꺾지 못했다. 그들은 자신들의 삶을 천국을 향해 순례하는 나그네로서 이해했을 뿐 아니라 이 땅에 하나님 나라를 세우는 그리스도의 군사로 이해하였다”고 했다.

박 박사는 “이런 그들의 신학은 그들로 하여금 영국 내에서 교회와 사회와 국가의 개혁에 기여했을 뿐 아니라 신앙의 자유를 향한 그들의 도전과 투쟁에 기여했다”며 “또한 신앙의 자유와 시민으로서의 자유에 대한 그들의 열망은 지속적인 식민지 아메리카의 개척과 새로운 나라의 수립으로 이어졌다”고 했다.

동물 보호의 문제

세 번째 발제자로 나선 노영상 박사는 ‘인수공통감염병’으로 알려진 코로나19와 관련, ‘동물 보호’에 대한 문제를 언급했다. 그는 “인간의 생명뿐 아니라 모든 생명이 하나님 앞에서 다 귀중하다는 생명신학에 대한 이해 증진이 요구된다”며 “동물에 대한 신학적 반성을 통해 동물 보호 신학을 재구성할 필요가 있다. 하나님의 사랑을 전 피조물을 향해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했다.

노 박사는 “모든 피조물이 하나님 앞에서 본유가치를 가지고 있는 바, 인간은 자연에 대한 정복적 자세를 갖기보다는 청기지적 자세를 갖는 것이 필요하다”며 “자연친화적 생태영성(ecospirituality) 형성의 훈련들이 요청된다. 일례로 애완동물 등의 동물 사랑에 대한 교회교육이 필요하다. 동물보호에 대한 여름성경학교 교재를 만들며, 동물들과 함께 드리는 야외예배 등을 기획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이라고 했다.

그는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생명체에 대한 사랑의 회복일 것”이라며 “우리 속에 생명에 대한 사랑의 마음을 강화하여 오늘과 같은 인수감염병도 이기는 힘으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동물과 함께 공생하는 길을 잘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코로나19 이후의 목회

끝으로 ‘코로나19 이후의 교회와 성경적 목회에 대하여’ 공동발표한 이승구·김의창 박사는 “코로나19 이후의 목회적 환경은 코로나19 이전의 목회적 환경과 상당히 다르다. 이렇게 환경과 상황은 다르지만 그 안에서 성경이 말하는 교회를 이해하고, 성경이 말하는 그 교회를 가시적으로 드러내기 위해 목회를 하는 일 자체는 본질적으로 동일하다”고 했다.

이들은 ”성경은 십자가와 부활의 구속 사건을 통해서 구속된 사람들, 그리스도와 함께 죽고 살아난 그 사람들을 교회라고 말란다(고전 1:2)”며 “교회는 우리들이 그 안에 모이는 그 건물이 아니고, 그 곳에 모이는 그 성도들이다. 이 성도들이 이미 ‘성전’이고(고전 3:16), 또한 ‘주 안에서 성전이 되어’ 간다(엡 2:21). 우리들이 이미 성전임과 성전이 되어감에 충실할 때에 우리 교회가 성경적 모습을 가진다”고 했다.

그러면서 팬데믹 상황이 다시 닥칠 경우, 방역수칙을 지키면서 공예배에 참석하는 것을 원칙으로 제시했다. 그러나 일부 이것이 어려운 이들을 위해 온라인 예배를 허용할 수 있다고 했다. 이들은 “이렇게 부득이하게 온라인으로 예배에 참여하는 경우에도 이렇게 하는 것은 자신들을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 성도들의 건강과 특히 지역 사회를 위해서 이런 조치를 취하는 것임을 분명히 해야 한다”며 “우리는 항상 교회 공동체의 안전과 지역사회의 건강과 안전을 신경 쓰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나 이런 때에도 하나님 앞에 참으로 황송한 마음을 가지고서 이렇게 결정하고 시행하는 것이지, 이런 식의 모임도 정당한 것이라는 태도가 일반화 되도록 해서는 안 된다. 이는 전염병이 창궐하는 상황에서 부득이하게 행하는 비상한(extra-ordinary) 일”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전염병의 유행이 마쳐졌을 때에 모든 성도들이 그야말로 한 사람도 빠짐 없이 함께 예배당에 모여서 우리가 함께 예배하는 것이 얼마나 귀한 일이었는지를 깊이 새기면서 삼위일체 하나님께 바른 예배를 하고, 그렇게 예배한 사람들다운 의식을 가지고서 각 가정에서 생활하며, 이 세상 속에서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사명(vocatio, mission)을 다 이루는 사람들로서 우리의 일상생활로 하나님을 섬기는 일을 지속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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