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역사학회 제393회 학술발표회
한국기독교역사학회 393회 학술발표회가 온라인 줌으로 진행되고 있다. ©한국기독교역사연구소

한국기독교역사연구소가 지난 1일 제393회 학술발표회를 온라인 줌으로 진행했다. 이날 홍승표 교수(감신대 교회사)는 ‘한국기독교의 태극기 인식과 그 흐름에 대한 소고’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홍 교수는 “태극기는 대한민국과 한민족의 대표적, 보편적 상징으로 지난 150여 년간 성별, 세대, 지역, 계층을 넘어 일반 한국인과 분단 이후 남한 사회에서 오랫동안 사랑받아 왔다”며 “그러나 최근 10여 년간 한국 사회는 보수와 진보 양측의 이념적 대립과 양극화, 보수 기독교의 적극적 사회참여와 정치적 발언 등을 통해, 소위 ‘태극기 세력’, ‘태극기 집회’라는 신조어와 함께 오히려 정치적 혐오와 조롱의 대상으로 희화되거나 변질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했다.

특별히 “이러한 보수기독교와 시민단체들의 태극기 집회에는 태극기뿐만 아니라 미국 성조기, 이스라엘국기, 심지어는 일장기까지 함께 게양, 동원되는 양상을 보이면서 이러한 정치적 현상과 퍼포먼스에 대해 사회적, 문화적, 역사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어 “태극기와 한국교회의 관계사를 서술하고자 한다면 크게 두 가지의 접근방식이 가능할 것 같다. 먼저, 관념적 접근이 있다. 바로 동양의 우주관과 세계관의 근간을 이루는 태극사상, 태극상징에 대한 관념적이고 이론적인 인식에 대한 연구와 접근”이라며 “기독교인들의 태극사상(혹은 그 이미지)에 대한 비평과 해석과정에서 빚어진 ‘태극’에 대한 인식, 비판, 평가, 수용과 거부 등의 논리구조를 파악하는 방식”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둘째로 실제적 접근이다. 이는 역사적으로 존재했던 태극기와 태극문양의 실체를 정치, 경제, 사회, 문화적 현실 속에서 기독교가 어떻게 표현하고 소비해 왔는가 하는 점에 대한 연구와 접근”이라며 “한국 개신교가 구한말, 일제강점기, 해방공간, 한국전쟁과 분단체제를 거치면서 역사적 실체로서의 태극기(혹은 태극문양)를 어떻게 수용 하거나 거부, 혹은 사용해 왔는지를 살펴보는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그는 “초기 한국 기독교의 태극기는 새로운 시대정신과 희망의 상징이었다. 근대국가, 자주독립을 성취한 대안적 시민사회를 꿈꾸게 해주는 표상이었다. 그렇기에 초기 그리스도인들은 동양적 세계관을 표현한 ‘태극’을 기독교신앙 안에 녹여냄으로써 동서의 조화를 모색했다”며 “일제강점이라는 역사적 비극의 현실 속에서도 그리스도인들은 태극기를 손수 제작해 만세시위를 하면서 그러한 구체적 희망을 표현했다. 태극기는 식민지민의 비애 속에서도 하나님의 나라를 향해 나아가도록 견인해 주는 푯대였다”고 했다.

그러나 “기대했던 해방의 때는 오지 않고 일본제국의 강화와 확대 앞에 상실과 절망을 체험한 한국인들은 결국 일장기 숭배를 강요받거나 자발적 숭배의 길을 선택했다. 일장기 숭배의 길은 굴욕적이지만 달콤한 안전과 권력을 허용해 주었다. 사실 한국교회의 역사적, 신앙적 타락과 비극은 여기서부터 시작되었다”며 “교회는 일장기 앞에 고개 숙이는 것을 시작으로 마침내 신사 앞으로 나아가는 것을 어렵지 않게 여기게 되었다. 그렇게 기독교신앙은 독재(파시즘)와 폭력에 순응하며 물질적 번영과 정치적 기득권이라는 단맛에 중독되어 갔다”고 했다.

이어 “그럼에도 해방이 도적 같이 찾아왔다. 하지만 교회는 해방을 맞을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 일제강점기에 교회 안에서 움트기 시작한 욕망의 첨병들이 기독교인 듯 기독교가 아닌 변종들을 만들어 냈다. 그들은 태극기를 내걸고 민족의 메시아인양 행세했다”며 “일제에 기생한 기성교회 또한 회개하지 않았다. 민족분단이라는 위기 앞에서 ‘친일’을 덮기 위해 ‘반공’의 안전한 그늘로 숨어들었다. ‘분단’을 극복하는 세력이 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기독교인이 태극기를 관용하고 사랑할 수 있는 이유에는 독재와 군국주의를 배격하고 인권의 기본적인 자유와 민주주의의 성취를 오늘 우리의 역사에 실현하도록 힘쓰겠다는 대전제와 공감이 있기 때문”이라며 “그것을 잃고 권력과 물신의 노예가 되는 순간, 태극기는 언제든지 민족과 시민사회를 분열케 하고 자신의 욕망을 드러내는 추악한 깃발로 전락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이후에는 김가흔 교수(서강대 박사과정)가 ‘기독교세계봉사회 한국지부(KCWS)의 활동과 그 영향’이라는 주제로 발표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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