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이춘택병원에서 접종대상 의료진이 코로나19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접종을 받는 모습. ⓒ뉴시스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이춘택병원에서 접종대상 의료진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받는 모습. ⓒ뉴시스

이르면 올해 말 국산 코로나19 백신이 개발돼 접종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는 정부의 '설레발'로 끝날 공산이 크다는 시각이 많다. 현재 수 만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 3상에 들어간 국내 기업이 전무한데다 백신 개발에 변수도 많아서다.

일각에선 백신 개발 시기를 특정해 발언하는 자체가 자칫 국민에게 공수표를 던지는 모양새가 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본부장인 홍남기 국무총리 직무대행은 지난 28일 "올해 말이나 늦어도 내년 초에 국산 백신이 개발될 수 있도록 전임상·임상·생산 전 주기에 걸쳐 총력 지원 중에 있다"고 밝혔다.

현재 코로나19 백신을 개발 중인 국내 기업은 SK바이오사이언스, 셀리드, 제넥신, 유바이오로직스, 진원생명과학 등 5곳이다. 모두 현재 임상 1·2상 중이다.

홍 총리대행은 "5개 기업에서 임상시험을 진행 중으로 이중 2개 백신이 임상 2상을 개시해 하반기 3상 진입이 예상된다"고 밝혔지만 업계 판단은 다르다.

백신 후보물질의 안정성과 유효성을 확인하는 임상 3상에 들어가면 개발 속도가 지금보다 더 느려질 수 있다고 한다. 3상은 건강한 일반인 수천~수만명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우리나라는 인구가 적은 데다 건강한 사람의 경우 임상 참여를 꺼리는 경향이 있어 피실험자를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 손영래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지난 28일 중대본 정례 브리핑에서 "국내에 환자 수가 작은 관계로 외국처럼 몇 만명의 환자를 모으는 3상에 어려운 점이 있다"며 "면역대표지표나 비교임상 등의 방법들도 함께 검토하면서 백신 개발을 지원할 것"이라고 했다.

면역대표지표는 바이러스 감염률 외에 예방효과와 상관성이 있다고 판단되는 다른 지표들로 중화항체가, 결합합체가, T세포 지표 등이 대표적이다. 예컨대 중화항체가가 기존 백신 중화항체가의 일정 수준에 도달하면 코로나19 바이러스 방어율이 충분하다고 인정해주는 방식이다.

비교임상은 국산 백신 후보물질과 기존 허가받은 해외 백신을 접종받은 사람에게서 각각 바이러스를 무력화할 수 있는 중화항체가 얼마나 생성됐는지 비교해 효능을 인정한다.

이런 방법들로 3상에 속도를 내겠다지만 수천억원에 달하는 자금 조달이 걸림돌이다. 미국의 개발 지원금은 2조원에 달하지만 국내 백신 개발 예산은 2000억원대에 머문다. 정부가 올해 코로나19 백신 임상시험 지원에 책정한 예산도 687억원에 그쳐 미미하다. 천문학적인 자금 지원이 설령 이뤄진다더라도 3상을 통과할 확률은 50% 미만이다. 막상 3상을 통과해도 당국이 허가를 내주지 않아 퇴출되는 경우도 허다하다. 업계가 연내 백신 개발 성공 가능성을 낮게 보는 이유다.

여기에 전파력이 더 강한 해외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하면서 개발 중인 국산 백신의 효능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는 등 변수도 많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의 전폭적 지원 없이는 국산 백신 개발은 결코 쉽지 않다"며 "(개발)시기를 예단하기보단 우선 개별 기업이 개발을 중도 포기하지 않도록 바탕을 만드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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