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셋째 날의 창조: 육지와 바다와 식물

1) 물과 뭍의 분리

허정윤 박사
허정윤 박사

모세에 의하면 셋째 날의 원시지구는 ‘라키아’와 그 위에 있던 물이 위로 올라가 하늘이 된 뒤에도 물이 아직 땅을 덮고 있는 상태였다. 그 상태에서 하나님은 창조 명령을 두 번 하셨다. 모세는 먼저 하나님이 “천하의 물이 한 곳으로 모이고 뭍이 드러나라 하시매 그대로 되니라”(וַיֹּאמֶר אֱלֹהִים יִקָּווּ הַמַּיִם מִתַּחַת הַשָּׁמַיִם אֶל־מָקֹום אֶחָד וְתֵרָאֶה הַיַּבָּשָׁה וַיְהִי־כֵן׃)고 서술했다(1:9). 창조 톨레도트를 읽어 보면, 창조주 하나님은 그의 계획과 그의 공의에 따라, 언제나 만물을 새롭게 창조하실 수 있는 분이시다. 창조주 하나님의 창조를 믿는 기독교인들은 하나님이 창조의 권능으로 ‘명령하시면 그대로 되는’ 것을 믿는다. 그러나 과학적 무신론자들은 갖가지 왜곡된 이론으로 하나님의 존재와 그의 창조 능력을 부정하고 있다. 기독교인들은 창조주의 존재와 그의 창조를 믿지 않는 자들이 어떤 이론을 주장할지라도 그들에게 하나님이 창조주이심을 알게 해야 한다. 그러므로 기독교인들은 믿지 않는 자들의 이론을 알아서 반론하고 올바로 선교해야 한다. 그러나 그보다 먼저 하나님의 창조 톨레도트와 관련하여 현대 기독교인들 사이에서 정리해야 할 하나의 쟁점이 남아 있다.

그 쟁점은 하나님의 창조 명령이 떨어지는 순간에 창조물이 즉시 완성품 형태로 나온 것이냐, 아니면 그의 창조물이 과학에서 발견한 법칙에 따라 시간적 순서에 따라 완성되는 과정을 거친 것이냐 하는 해석의 문제이다. 말하자면 모든 창조 사건의 진행에 시간적 과정이 있었느냐, 없었느냐에 관한 문제이다. 그 문제의 해답을 알 수 있는 열쇠는 하나님이 창조 명령에 사용하신 동사에 나타나 있다.

각 창조물에 대해 하나님의 창조 명령은 짧게 미완료 3인칭 동사로 말씀하셨다. 히브리어 문법에서 미완료 3인칭 동사는 계속 진행되는 상태나 동작을 나타낸다. 모세는 하나님의 창조 명령 뒤에 “그대로 되니라”(וַיְהִי־כֵן)는 설명문을 접속사 ‘바브’(וַ)를 붙인 미완료 동사(וַיְהִי)로 서술하고 있다. 모세가 쓴 ‘바브’ 미완료 동사는 앞에서 하나님이 사용하신 동사의 상태나 동작을 언제나 완료된 상태로 해석한다. 왜냐하면 하나님이 모세에게 보여주신 환상에는 창조의 과정은 없고 완성된 형태만 있었기 때문이다. 그것은 하나님이 창조물을 즉시 완성된 형태로 튀어나오게 하시지 않았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하나님의 창조 과정은 하나님의 시간 속에서 그의 창조법칙에 정해진 순서에 따라 이루어졌다. 하나님은 요술쟁이가 아니고 창조하시는 분이시다. 하나님이 명령하시면 창조가 순식간에 이루어졌다고 믿는 것은 어린이가 동화책을 이해하는 수준이다. 모세는 하나님의 창조 명령에 따라 창조의 진행이 이루어지는 과정을 “하나님이 보시기에 좋았더라”(וַיַּרְא אֱלֹהִים כִּי־טֹוב)는 말과 “그대로 되니라”(וַיְהִי־כֵן)는 말에서 미완료 3인칭 동사를 사용했다. 하나님의 시간과 인간의 시간은 같지 않다. 하나님은 과거와 미래의 일을 눈앞의 현실로 보실 수 있지만, 인간은 과거와 미래를 환상으로만 볼 수 있다. 더욱이 모세는 창조의 완성과정을 본 것이 아니라, 완성된 순간의 모습만 잠깐씩 보았을 뿐이다. 그러므로 현대인들이 모세의 서술에 대해 과학적으로 맞지 않는다고 탓할 수는 없고, 하나님의 말씀을 중심으로 사실을 합리적으로 추정하면서 읽을 수밖에 없다.

그동안 하나님의 시간을 계산했던 사람들은 모두 실패했다. 예수 그리스도조차 “그 날과 그 때는 아무도 모르나니 하늘의 천사들도, 아들도 모르고 오직 아버지만 아시느니라”(마24:36, 막12:32)고 했다. 하나님을 진실로 믿는 기독교인은 하나님의 시간을 굳이 알아야 할 필요가 없다. 일부 근본주의자들이 지구의 나이를 6,000년이라고 하는 주장은 기독교의 믿음에 별로 중요한 일도 아니며, 사실도 아니다. 그런 주장은 과학과 기독교의 갈등을 야기할 뿐이다. 과학이 46억 년 전에 지구가 만들어졌다고 주장해도 굳이 시비를 걸 필요가 없이 그대로 인정해도 된다. 역사적으로 기독교를 쇠퇴의 길로 빠지게 한 가장 큰 원인은 과학과 싸워서 패배한 것이다. 과학이 사실을 왜곡한 것이 아니라면, 과학이란 창조의 법칙을 연구한 학문이라고 인정해야 한다. (계속)

허정윤 박사(알파창조론연구소, 창조론오픈포럼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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