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백신 접종후 사망신고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22일 경기 수원시 한 병원에서 의료진이 시민들에게 접종할 백신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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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개발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이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에서 보고된 변이 바이러스에는 방어력이 다소 낮은 것으로 나타나면서 집단면역 형성에 비상이 걸렸다.

남아공발 변이가 국내에서 확산될 경우 백신을 맞아도 감염 전파가 가능해 유행 억제에 차질이 빚어지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변이의 국내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검역 조치를 보다 더 강화해야 한다면서 향후 백신 추가 구매를 고려할 땐 변이 대응력을 중점적으로 평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9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등에 따르면 현재 개발 중인 백신들은 남아공발 변이에 효과성이 다소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재환 가톨릭대학교 의생명과학과 교수는 지난 8일 코로나19 백신 접종 관련 특집설명회에서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영국발 변이는 현재 개발된 대부분의 백신으로 충분한 방어 효과를 보여주는 것으로 보여진다"면서도 "남아공 변이주에 대해서는 백신에 의해서 유도된 중화항체 방어 능력이 낮아지는 것으로 보고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중화항체는 바이러스가 체내에 침투했을 때 형성되는 여러 항체 중 바이러스를 무력화시키는 항체다. 이 항체의 방어 능력이 낮아진다는 건 감염 가능성이 더 높아진다는 의미다.

즉 영국발 변이는 백신을 통해 예방이 가능한데 남아공발 변이는 백신을 통해서도 예방 능력이 떨어지게 된다는 뜻이다.

8일 기준 국내에서 확인된 변이 확진자는 총 54명이다. 이 가운데 9명이 남아공발 변이 보유자다. 그러나 전 세계 31개국에서 남아공발 변이주가 발견되고 있어서 해외유입 확진자 수에 따라 국내에서도 감염자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이미 영국발 변이는 경남·전남 외국인 집단감염을 통해 지역사회 전파 사례가 확인됐다.

전문가들은 남아공발 변이가 해외에서 지역사회로 전파될 가능성 자체를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우주 고려대학교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인천공항으로 들어오는 사람들은 모두 다 의심할 수밖에 없다"며 "브라질발 변이가 발생한 국가가 40개국 가까이 되는데 미국, 유럽, 중동 국가가 있다. 우리나라로 들어오는 사람들이 대부분 이 지역에서 입국하는 분들"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15일부터 격리면제자에 대해서도 입국 시 PCR(유전자증폭) 음성확인서 제출을 의무화하고 입국 후 5~6일 사이 PCR검사를 추가로 하기로 했다. 또 22일부터는 아프리카에서 입국할 경우 내·외국인 모두 PCR 음성확인서 제출을 의무화하고 입국 후 임시생활시설에서 PCR 검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그러나 변이의 국내 전파 가능성을 보다 근본적으로 차단하려면 코로나19 최대 잠복기인 14일까지 남아공발 변이 위험 국가에서 들어온 입국자의 격리 기간을 더 늘려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천은미 이화여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당연히 14일 격리를 해야 한다. 중국이나 베트남, 인도네시아를 보면 모두 그렇게 격리를 시킨다"며 "격리 비용도 본인이 부담하게 해야 입국자가 줄어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남아공 변이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백신을 추가 확보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남아공 변이에 대해 얀센의 백신은 약 57%, 노바백스의 백신은 약 60%의 방어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러시아는 국제 의학 학술지 '랜싯'(The Lancet)을 통해 자체 개발한 스푸트니크V 백신이 모든 변이 바이러스에 효능이 있다고 주장했다.

우리나라는 총 5600만명분의 백신을 선구매 계약했다. 다국가 연합체 '코백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를 통해 1000만명분을 확보했고 글로벌 기업과의 협상을 통해 아스트라제네카 1000만명분, 화이자 1000만명분, 모더나 2000만명분, 얀센 600만명분을 구매했다. 노바백스의 백신은 2000만명분의 선구매 계약 협상이 진행 중이다.

정은경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본부장도 지난 8일 러시아 백신의 확보 계획에 대해 "변이(바이러스)나 다른 백신의 공급 이슈 등 불확실성이 있어 추가 백신에 대한 확보 필요성과 내용들에 대해 계속 검토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백신의 특성은 안전성, 효능, 저온 보관, 가격 등이 있다. 앞으로는 변이 바이러스에 얼마나 빨리 대응해서 접종할 수 있느냐가 중요해질 것"이라며 "변이주에 맞는 백신이냐가 추가 구매를 위한 판단의 근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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