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최종 3차 라운드에 진출한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왼쪽)과 나이지리아 후보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오른쪽).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최종 3차 라운드에 진출한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왼쪽)과 나이지리아 후보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오른쪽). ©뉴시스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차기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후보직에서 전격 사퇴하기로 했다.유 본부장의 사퇴로 한국인 첫 WTO 사무총장 선출의 꿈은 다음을 기약하게 됐다.

유 본부장은 5일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서 긴급 브리핑을 열어 "차기 (WTO) 사무총장에 대한 회원국들의 컨센서스 형성을 촉진하기 위해 우리 굳건한 동맹국인 미국과의 긴밀한 조율과 합의를 거쳐 후보직을 사퇴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유 본부장은 "WTO의 리더십 공백 상태가 장기화되면서 WTO의 미래도 불투명해지고 있다"며 "현재의 리더십 공백을 조속히 해소해 다자무역 질서의 회복, 제12차 각료회의 성공적 개최 등 주요 과제들을 하루 빨리 진전시켜 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사퇴 배경을 설명했다.

WTO는 지난해 5월 호베르토 아제베도 사무총장의 갑작스러운 사임 직후 하반기 사무총장 선출을 위해 총 3차례의 회원국 협의를 진행했다. 총 8명의 후보가 도전에 나선 가운데 1·2차 선호도 조사에서 6명의 후보가 탈락하고 유 본부장과 나이지리아의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후보가 최종 라운드에 올랐다.

지난해 10월28일 최종 WTO 회원국들의 차기 사무총장 선출을 위한 결선 라운드에서 유 본부장은 오콘조이웨알라 후보보다 표를 덜 받은 것으로 집계되면서 불리한 입장이었다.

WTO는 지난해 11월9일 일반이사회를 열어 차기 사무총장을 최종 결정할 계획이었지만 마지막 관문을 남겨두고 관련 일정이 기약 없이 미뤄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우려에 따른 불가피한 결정으로 알려졌지만 미국이 오콘조이웨알라 후보를 거부하면서 일정을 미룰 수밖에 없었다는 분석도 나왔다.

WTO 내 모든 의사결정은 전 회원국의 의견합의에 의한 컨센서스를 원칙으로 한다. 특정 후보의 선출에 반대하는 회원국이 없어야 해당 후보를 사무총장으로 임명할 수 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한 상황이었다.

유 본부장은 "사무총장 선출 문제에 대해 회원국들이 충분히 논의할 수 있도록 후보직을 유지하면서 WTO에서의 컨센서스 도출을 기다려왔다"면서 "그러나 지난 10월 말 최종 결선 후 수개월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WTO 회원국들은 차기 사무총장에 대해서 합의를 하지 못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후 유 본부장은 WTO 회원국들의 차기 사무총장에 대한 컨센서스 도출을 위해 미국 등 주요국과 협의를 진행했다. 차기 사무총장 선출 지연에 따른 공백을 막고, WTO 기능 활성화 필요성 등 각종 사안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후보직 사퇴를 결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유 본부장은 "이번 선거의 성과를 바탕으로 앞으로는 우리가 다자체제의 회복뿐 아니라 발전에 기여하기 위한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할 시점"이라며 "WTO의 개혁을 성공적으로 완수해야 하며 코로나19발 경제위기, 보호무역주의 확산 등 극복을 위해서도 세계적인 노력을 선도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정부는 이러한 전 지구적인 과제들의 해결에 기여하기 위해 우리 통상 분야 역량을 지속적으로 확충하면서 국제사회의 관련 논의에 적극적 ·능동적으로 동참할 것"이라며 "이번 선거를 통해서 더욱 더 높아진 대내외적인 기대치에 부응하면서 우리 국가적 위상을 계속 드높이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차기 사무총장 선출과 관련한 향후 절차와 일정은 WTO 일반이사회 의장이 회원국과 협의 후 공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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