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철 목사(오른쪽)의 셋째 아들로 알려진 이승윤 씨(JTBC 유튜브 영상 캡쳐)
이재철 목사(오른쪽)의 셋째 아들로 알려진 이승윤 씨(JTBC 유튜브 영상 캡쳐)

요즘 TV 프로그램 '싱어게인'에 출연해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 가수 이승윤이, 이재철 목사의 아들로 알려져 대중의 관심을 키우고 있다. 그들이 이승윤에게 궁금한 것의 하나는, "도대체 어떤 가정교육을 받았길래 저토록 자유로우면서도 겸손하고, 자기 일에도 프로페셔널할까?"이다.

26년 전, 1995년에 첫 발간된 이재철 목사의 자녀교육서가 아마 그 질문에 일말의 답을 줄 듯하다. 책 제목은 <아이에게 배우는 아빠>(홍성사). 이 목사가 37세에 얻은 첫 아들 '승훈'과 둘째 '승국', 셋째 '승윤', 넷째 '승주'를 키우면서 일어난 여러 에피소드와 성찰을 담은 책이다.

책에서 이 목사는 자신의 자녀교육관에 대해, "네 아이들의 아빠로서 저는 가능한 한 아이들의 세계를 축소하거나 제한하는 어리석음을 범치 않고자 애를 씁니다"고 밝힌다. "바꾸어 말해 아이들을 저 자신의 세계 속으로 가두어 들이기보다는, 제가 아이들 속으로 뛰어들어가 그들의 세계를 무궁무진하게 넓혀주는 발판이 되고자 노력합니다. 그러다 보니 아이들이 자식이기보다는 친구로 여겨질 때가 많습니다."

첫째 승훈이 중학교 1학년 사춘기 소년이었을 때, '이성교제'가 화두에 오른 적이 있다. "너희 반에 네가 좋아하는 여학생이 있니?" 승훈은 '아니'라고 대답하지 못한다. "혹시 너 혼자 힘으로 안 되면 아빠한테 얘기해. 네 일이 내 일인데 내가 어떻게 가만 있겠니? 만약 네가 원하는 사람만 있다면 내일 당장 장가보내 줄 수도 있어!" 승훈이 한마디 한다. "아빠 정말 목사님 맞아요?" 물론 한바탕 농담이었지만, 자신의 기준에 맞춰 아이를 다그치기보다, 아이를 이해하고 지지해주려는 이 목사의 노력이 엿보이는 에피소드다.

가수 이승윤 (사진출처: 유튜브 영상 캡쳐)
가수 이승윤 (사진출처: 유튜브 영상 캡쳐)

그런가 하면 셋째 승윤을 11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집밖 생활을 허락하기도 했다. 축구 때문이었다. 취미가 아니라 아예 축구에 인생을 건 아이를 위해 축구부가 있는 학교로 전학을 하고, 합숙소 생활을 허락했다. 집에는 일주일에 하루만 왔다. 그런데 막상 장본인인 승윤이 축구 포기를 선언했다. 실력이 뛰어나 축구 조기유학을 권유 받을 정도였지만, 만 8개월을 오직 축구만을 위해 살다보니 축구가 인생을 걸 대상은 아니라고 스스로가 판단했다고. 이 또한 OK였다. 

목사답게, 일상의 삶에 예수님의 향기가 깃들도록 지도하기도 했다. 초등학교 3학년 승윤이 벼르고 벼르던 반장 자리를 드디어 얻게 되었다. 열 여섯 명이나 출마한 선거에서 당선으로 이끈 공약은 바로, "만약 저를 반장으로 뽑아 주시면, 여러분들을 위한 걸레가 되겠습니다!"라는 것. 가족 모두가 승윤의 이야기에 웃음보를 터뜨렸다. 그런데 어째 승윤의 '걸레' 공약이 이 목사 마음에 지워지지 않고 점점 크게 울리는 것이 아닌가. "그리스도인의 삶을 그보다 더 적절하게 표현할 수는 없을 것 같았습니다."

그날 밤 이 목사는 승윤을 무릎에 앉히고는 머리에 손을 얹고 이런 기도를 드렸다. "주님! 승윤이가 오늘 반 친구들에게 걸레가 되겠다는 약속으로 반장이 되었습니다. 승윤이가 무슨 의미로 그런 말을 했건, 한 학기 동안 승윤이가 정말 반 친구들을 위한 걸레가 되게 해주십시오. 그리고 앞으로 승윤이가 자라 갈수록 더 큰 걸레가 되게 해주십시오. 성인이 되어 무엇을 얻은, 어떤 직책에 앉든 ... 타인을 위하여 걸레가 되는 삶만 진정 향기로우며 예수 그리스도의 영광과 권능이 함께 하심을, 일평생 자신의 삶을 통해 확인하게 해주십시오."

아이를 키우는 일에도 하나님을 의지하려 했고, 실제 하나님의 도우심을 확인하는 순간도 있었다. '개인적으로 돈을 모으지 않는다'는 원칙에 따라 다소 검소하게 살던 이 목사 부부는 첫째 아이가 초등학교 저학년을 지날 때까지 네 아이를 한 방에서 자라게 했다. 그런데 첫째와 둘째가 학년이 높아지면서 침대와 책상이 있는 공부방을 원하게 됐다. 적잖은 돈이 필요한 일이었지만 그만한 돈은 수중에 없었다. 그러던 중, 옛날 알던 지인으로부터 갑자기 연락이 왔다. 그는 자신이 이 목사에게 끼친 금전적 피해에 비하면 턱없이 모자라는 금액이지만, 이 정도라도 갚지 않으면 마음이 편치 않을 것 같다며 봉투를 건넸다. 봉투 속에는 아이들 공부방을 꾸미기 위해 필요한 금액과 정확히 일치하는 액수의 돈이 들어 있었다고.

무엇보다 아이들을 끔찍이 사랑했던 이 목사의 모습이 책에는 담겨 있다. 아이들과 덕유산 등반을 마치고 차를 타는데, 승윤이 지팡이로 쓰던 나뭇가지를 트렁크에 실으려 했다. 이제 등산도 끝났으니 나뭇가지는 버리라고 하자, 만 5살의 어린 승윤은 엉뚱하게도 이렇게 대답한다. "기념으로 갖고 있다가 이 다음에 우리 아들 줄 거예요." 그런 아들의 말은 이 목사의 기분을 들뜨게 만들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정말 자기 아들들을 끔찍이 사랑할 승윤이의 미래의 모습이 보였기 때문"이다. 마치 자기 자신이 "제 아들을 사랑하듯이" 말이다. "부모를 사랑한다고 해도 부모의 자식 사랑과 견줄 수는 없다. 그러므로 제가 제 아이들을 사랑하는 것과 똑같이, 제 아이들 또한 자기 아이들을 생명처럼 사랑할 것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한편 이재철 목사는 주님의교회와 한국기독교선교100주년기념교회 담임목사를 역임한 바 있으며, 지난 2018년 100주년기념교회를 조기 은퇴하고 현재는 경남 거창에서 시골살이 중이다. 아들 중 첫째 승훈은 변호사, 둘째 승국은 유튜버, 셋째 승윤은 가수, 넷째 승주는 미술학도로 알려져 있다.

(*기사 속 책 인용문은 '아이에게 배우는 아빠' 2014년 개정판에서 따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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