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서울남부 CMI 책임간사 장정완 목사
서울대·서울남부 CMI 책임간사 장정완 목사 ©황지현 기자

“하나님이 위에서 부르신 부름의 상이 기쁘지 않나요?”

‘푯대를 향하여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하나님이 위에서 부르신 부름의 상을 위하여 달려가노라.(빌 3:14)’ “캠퍼스 사역 자체가 즐겁고 기뻐야 될 것 같습니다. 하나님께서 부르셔놓고 상을 주신다고 하니까 기쁘지 않나요?” 부름의 상을 기대하면서 달려가길 원한다는 서울대·서울남부 CMI 책임간사 장정완 목사. 먼저는 자신이 하나님과 성령 안에서 즐거움과 자유함을 누리고 그것이 학생들과 공동체에 흘러 들어가 현장에서 하나님과 보조를 맞추는 사역이 되길 바란다는 그와 만나 캠퍼스 선교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아래는 그와의 일문일답.

- 국제대학선교협의회(CMI) 소개 부탁드려요.

“CMI는 2000년도에 선교단체 개혁을 시작해서 2003년에 CMI(Campus Missions International)라는 이름으로 창립했습니다. 현재 대학선교회, 교회협의회, 해외선교협의회 라는 세 개의 협의체로 되어 있으며, 36개국에 418명의 선교사가 파송되어 있습니다. 캠퍼스선교단체라는 분명한 정체성을 가지고 지역교회와의 연합과 세계선교의 주요사역을 감당하고 있습니다.”

서울대·서울남부 CMI
2020년 호주 국제수양회 참석 기념 ©서울대·서울남부 CMI 제공

- 목사님 사역에 대한 소개 부탁드려요.

“협동간사사역 3년을 포함해서 캠퍼스 사역을 한지는 22년이 되었습니다. 현재는 서울대·서울남부 CMI 책임간사로 캠퍼스에서 제자양육과 함께 전문인 현장 사역자들과 유학생 선교사를 양성하고 파송하고 있습니다.

저는 학부생을 중심으로 학생 사역을 하고, 서울대 CMI 사역을 개척하신 제 위의 멘토 목사님은 대학원생을 중심으로 한 PEM(Pre-Expert Mission)사역을 합니다. 보통 선교단체가 학부 사역에 집중하다 보니까 졸업생들이 학생 때 훈련을 잘 받았는데 잠깐 활동한 정도로 그치는 것에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학생 때 훈련받은 것들을 조금 더 성장시키고 성숙한 모습으로 가르칠 수 있을까를 다루고 있습니다.

PEM을 시작한 계기가 저희 멘토 목사님이 2005년부터 유학에 진로를 둔 학생들과 미국 대학을 탐방하는 ‘하이하버드’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부터입니다. 하이하버드 1기 팀 때, 서울대를 졸업 후 하버드 박사과정에 있는 선배를 보스톤에서 만나 인터뷰를 했는데, 기댈 데가 없는 막막함과 답답함을 눈물로 호소했다고 합니다. 캠퍼스 선교 활동이 개인으로 보면 1학년 때는 분위기 파악하느라, 4학년 때는 진로에 힘쓰느라 열심히 훈련받을 수 있는 기간은 2,3학년이라는 2년의 유효기간밖에 주어지지 않습니다. 어느 정도 성장해서 뭘 해볼 만하면 졸업하고 더는 연계가 되지 않고 단절의 상태가 지속되니 이걸 보완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또 졸업하고 나면 영적케어를 받거나 고민을 나눌 공동체가 없습니다. 전문가 그룹일수록 이런 부분에 대한 필요가 더 많은 것을 보게 된 것이죠. 그래서 이들을 위한 장치가 필요하겠다는 고민 끝에 멘토 목사님이신 변형용 목사님이 2010년에 PEM을 시작했습니다.”

- 어떻게 캠퍼스 선교에 소명을 받고 이 길을 가게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제가 학교에 다녔던 90년대는 학생운동, 민주화운동을 많이 하던 시절이었습니다. 저도 잠시 학생운동을 경험했었고, 어떻게 하면 세상을 정의롭게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다가 군복무 중 검사가 되고자 마음을 먹고 군대를 전역한 후 고시 공부를 하던 중에 예수님을 영접했습니다. 그래서 공부하던 것을 덮고 복음을 따라 살려고 대학 졸업 후 신학대학원에 가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대학 3학년 때 제 강의에 들어왔던 CMI 출신의 교수님과 연결되어서 성경공부를 시작했습니다. 그 당시 저는 기도와 예배, 전도의 영성은 아주 뜨거웠지만 성경을 잘 모르던 때였는데 교수님과 함께 공부하면서 하나님, 예수님, 성령님에 대해서 깊이 알게 되었고, 이후에 후배들을 전도하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캠퍼스는 민주화의 분위기도 있었지만 인생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가에 대한 목적의식 없이 사는 사람도 많았습니다. 제가 그런 인생을 살았기 때문에 나름대로 진리를 찾아보기도 하고 학생운동에 뛰어들기도 하고 고시 공부를 해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인생의 주인 되신 예수님을 만나고 복음을 영접하고 나서 인생의 목적과 의미를 찾는 것이 너무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후배들을 붙들고 복음을 전하기 시작했고 그중에 몇 사람이 말씀공부를 시작했는데 변화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때 이게 복음의 힘이고 능력이라는 것을 체험했습니다.

일반대학원 석사를 마친 후엔 세계선교에 대한 비전이 있어서 일본선교를 가려고 했습니다. 유학생 선교사를 준비하던 중에 ‘가는 사람이 있으려면 보내는 사람도 있어야 한다’는 각별한 부르심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나가는 선교사에서 파송하는 선교사의 사명을 붙잡고 협력 사역을 쭉 하던 중 선교회에 개혁이 일어났고, 보내는 선교사로서의 부르심을 받고 전임 사역을 시작해서 오늘까지 이르게 되었습니다.”

- 요즘은 전도할 때 어떤 질문을 던지나요?

“‘너는 누구니?’라는 질문을 던집니다. 인생의 목적과 의미와 같은 맥락이긴 한데 학생들이 삶의 정체성에 대해 고민을 하지 못하는 시대입니다. 캠퍼스의 낭만도 없고, ‘너는 누구니? 너는 어떻게 살기 원하니?’와 같은 물음들, 한 마디로 자기 것이 없습니다. 주변에 끊임없이 휩쓸리고, 따라가지 못하면 불안해하고 힘들어합니다. 그래서 내가 어떤 존재이고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가에 대한 ‘Who Am I’에 집중시키고 있습니다. 상담에서 자기 성장은 자기 이해, 자기 수용, 자기 개방의 3단계가 있다고 합니다. 대학 시절 이 세 가지가 복음 안에서 어느 정도 형성이 되어야 그다음에 세상 속에서 내 인생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가가 열리게 됩니다. 그래서 말씀공부를 통해서든 상담을 통해서든 이 부분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 코로나 이후 선교회 사역의 현황과 변화가 궁금합니다.

“2월 초부터 코로나로 어수선해지자 매년 진행되어 오던 CMI 전국단위 목자학교를 지부별로 축소,변경해서 진행했습니다. 3월부터는 대부분의 사역을 비대면으로 전환해서 줌을 통한 온라인 사역 등 다양한 시도를 했습니다. 저희 선교회의 강점이 일대일성경공부 시스템입니다. 리더를 목자라고 부르는데 학생목자들과 학생들과의 일대일 시스템이 다 놓여 있습니다. 그래서 코로나 상황에서 처음엔 만나는 것에 대한 심리적인 어려움이 있었지만 줌으로 일대일 연결이 되었고, 그런 시스템을 구축해놓은 것이 큰 힘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것을 지속하다 보니 공동체의 역동성은 점점 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극복을 위해 온라인 예배를 진행할 때 찬양페스티벌을 제안하기도 했습니다. 각자가 즐겨듣는 찬양이나 CCM을 선곡해서 이 곡을 좋아하는 이유와 받은 은혜를 나누고 음악을 공유해서 함께 듣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찬양을 마음껏 못하는 영적 기갈을 해소하기도 했습니다. 또 혼자서 성경을 묵상할 수 있도록을 성경공부 방법론에 대한 5주짜리 집중 강의를 하고 질의응답을 하는 온라인 강의도 진행했습니다. 7월에는 지부별로 여름수양회를 못하니까 3일간 복음적인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에 대한 강의와 토론 형식의 온라인 복음캠프도 진행했습니다. 또 사도행전을 전반부, 후반부 2권의 교재로 만들어 소그룹 말씀공부도 하고 있습니다. 대면활동보다 역동성은 떨어지지만, 공동체의 역동성을 이루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 올 한해 신입생들은 많이 들어왔나요?

“개강이 미뤄지고 비대면 강의를 시작하면서 학생들을 만날 수 없었습니다. 지인을 통해 신입생을 소개받았지만 다른 지역에 있어서 대면으로 만날 수도 없었습니다. 온라인의 다양한 채널을 통해 홍보도 시도했지만 전도가 많이 되지는 않았습니다. 선교단체들은 학생들이 졸업하고 새로운 신입생이 들어오는 선순환이 되어야 하는데, 1년의 공백기에 내년에 또 공백기가 더해지면 캠퍼스에서 단체의 생존이 어려워지는 상황이 있을 거라 고민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기존에 있던 리더들이 과에서 섬기는 리더십을 갖도록 양육하고 있습니다.”

- 캠퍼스의 영적 정황과 상황이 어떤가요?

“캠퍼스가 실용주의 문화의 영향을 많이 받는데, 이게 취업하고 연결이 됩니다. 또 학생들이 배우고 있는 학문적인 영향력 속에서 자연주의로 인해 무종교주의가 생겨났습니다. 대략 2011년부터 카이스트를 중심으로 해서 대학에 무신론자 동아리가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우리가 전도지를 주면 그들은 전도거부권을 행사하는 카드를 내미는 겁니다. 이런 분위기가 팽배한 가운데 한국교계의 어려운 상황과 ‘X독교’라는 이미지가 퍼지기 시작하면서 대학 안에 있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기독교와 기독인들을 비난하는 글이 올라오고 이미지가 많이 하락하기 시작했습니다.

선교단체가 학교에선 기독교 동아리의 개념이니까 학생들이 학교에서 선교단체 활동을 하다 보면 자기 과에서 관계망을 형성하기 어렵고 겉도는 경우가 있습니다. 기독교에 대한 안 좋은 인식까지 더해져서 신앙에 열심히 있는 학생도 자기 과에서는 크리스천이라고 커밍아웃을 못 하는 게 캠퍼스의 현실입니다. 이걸 ‘쉐도우 크리스천’이라고 합니다.

또 학생들이 세상일에 무관심하고 자아실현을 중심으로 한 개인주의가 심화되고 있습니다. 요즘 나타나는 현상은 이념적성향의 분리로 인한 편향주의가 캠퍼스 안에 팽배합니다. 서울대는 인권운동을 중심으로 기독교가 역차별을 받는 보이지 않는 영적 토양에 놓여 있기도 합니다. 그러다보니까 기독 학생들이 영적으로 위축되어 있고, 전도와 섬김을 펼치기가 쉽지 않은 게 캠퍼스의 상황입니다.”

- 이런 정황들에 대한 대안이 있나요?

“첫 번째는 캠퍼스 학생들이 가지고 있는 기존의 가치관을 우선 인정하고 그들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사역자로서 필요합니다. 개인의 가치관을 옳고 그름의 문제로 보면 요즘 학생들은 상처를 받고 떠납니다. 바울이 복음을 전하기 위해 율법 있는 자에겐 율법 있는 자처럼 율법 없는 자에겐 없는 자처럼 이런저런 모양으로 다가간 것처럼 사고의 유연성을 가지고 접근해야 학생들을 이해하고 포용하고 섬길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성경적 가치관과 세계관을 이론에서 실제로 연결하는 고민이 필요합니다. 한때 기독교세계관운동이 한국교회와 캠퍼스에서 붐업이 된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근 10년 사이에 이런 운동들이 다소 침체기로 접어들었습니다. 각 선교단체의 숫자적 감소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것을 조금 더 소수정예화해서 성경적 가치관, 기독교적 세계관을 그들이 가진 이념적인 고민과 고뇌 속에 집어넣어서 실질적인 문제를 풀어갈 수 있도록 학생들을 도와야 합니다.

세 번째는 첫 번째 이야기와도 연결되는데, 요즘 대학생들은 다양한 의견을 가진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그것을 하나의 통일된 목소리로 담으려고 무리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홍수가 나면 시냇물이 흙탕물로 변합니다. 흙탕물을 가라앉게 하는 방법은 거기에 뭔가를 하는 게 아닙니다. 시간이 지나면 물의 근원이 있는 곳에서는 새로운 샘물이 나옵니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흙탕물이 흘러나가고 대신 새로운 물이 흙탕물을 흘려보내는 것처럼 캠퍼스 자체가 새로운 영적 샘물의 근원지가 될 수 있도록 성경적 세계관을 구축하다 보면 개인과 시대가 변화돼 갈 것입니다. 그렇게 변화된 세계관을 가진 사람이 자기 삶의 영역에 들어가서 새로운 ‘물 근원’의 역할을 감당할 수 있도록 하는 큰 그림이 필요합니다.

예전엔 숫자적인 전투를 벌였다면 이제는 지적 전투가 필요한 때이기에 개인의 영적 역량을 세워가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 캠퍼스선교를 하면서 기억나는 에피소드가 있으신가요?

“그전에는 정예화 된 사역에 집중해왔던 것 같습니다. 신앙에 대한 열심과 영적 부르심이 있고 목자의 훈련을 잘 받을 수 있는 선별된 자들을 훈련해왔습니다. 그런데 그런 훈련을 감당하지 못하는 사람들에 대한 고민이 늘 있었습니다. 제가 2015년을 기점으로 캠퍼스 안에 정서적, 정신적으로 어려움을 안고 있는 학생들이 많다는 것을 깨닫기 시작했습니다. 약 10년 전에 서울대 대학생활문화원에서 신입생, 졸업생을 중심으로 설문조사를 했는데 43%가 우울증을 경험했고, 17%가 자살 충동을 느낀다는 결과가 있었습니다. 끊임없이 경쟁하고 좋은 학점을 따야 하고 진로 문제를 고민해야 하다 보니, 심한 압박감 때문에 심리적, 정신적 어려움을 호소하는 학생들이 많아진 것입니다.

이 학생들을 어떻게 도울지를 고민하는데 혼자 감당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 복음과 기독교상담과 정신과치료의 삼주체가 하나되어서 한 영혼을 섬겨야 한다는 걸 깊이 절감하게 되었습니다. 2년 전에 돕고 있던 한 사람을 이런 방법으로 섬기며 도왔을 때, 빠르게 호전되어서 회복되는 것을 보았습니다. 또 작년에 서울대 기독교 커뮤니티 안에서 극단적인 상황이 발생해서 충격을 받은 일이 있었습니다. 이게 공론화되면서 서울대기독인연합 전체 포럼에서 논의가 되기 시작했고, 기독교교수협의회 총무로 섬기는 교수님과 저의 경험을 나누면서 올 2월에 ‘기독교상담 사역팀’이 구성되었습니다. 기독교수협의회와 횃불트리니티상담센터가 올해 7월 MOU가 맺어졌고 그렇게 연합사역을 해오고 있습니다.

일련의 과정의 어려움을 극복해간 이 사역이 캠퍼스 안에 정말 힘든 학생들이 많다는 사실과 그들을 어떻게 협력해서 도와야 할 것인가에 대한 중요한 체험이 되었습니다.

또한 저희 단체는 학생리더십을 세우려는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여름에 하는 ‘CMI 전국바이블캠프’에 각 지부의 학생목자들을 선별해서 캠프 주제 강사로 말씀을 전하도록 세웁니다. 저희 지부 안에서도 한달에 한 번은 꼭 학생목자가 목요예배에 말씀을 전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학생들의 깊은 문제의식과 공감대 속에서 말씀이 나오기에 피부적으로 와닿고 수평적인 관점에서 바라보기에 제가 전할 때보다 학생들이 은헤를 많이 받는 것을 보게 됩니다. 처음엔 학생들이 주제 강사로 서는 걸 어렵고 힘들게 생각합니다. 그런데 한 번 해보고 나면 자기가 전한 말씀이 체화된 말씀이 되니까 자기 인생의 새로운 이정표가 되면서 은혜가 됩니다. 제가 직접 말씀을 전하는 것보다 더 큰 에너지가 필요하지만 이들을 세울 때 생기는 시너지가 훨씬 더 많은 것을 경험합니다.”

- 사역하시면서 아쉬움은 없으신가요?

“사역자와 멤버들, 학생들 사이에 신뢰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늘 어려운 것 같습니다. 관계가 좋으면 영적으로 잘 성장하고, 관계가 조금 틀어지거나 어려움이 있으면 영적으로 성장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깁니다. 특별히 캠퍼스는 학생들과 신뢰 관계 속에서 소통 할 수 있는 기간이 짧다 보니 한 번 신뢰관계 형성이 안 되면 그걸 회복할 수 있는 기간이 짧습니다. 그래서 할 수만 있으면 인격적인 방법으로 학생들을 잘 세우고 즐겁게 신앙이 성장 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또 하나는 캠퍼스사역과 교회사역에 대한 아쉬움입니다. 한 학생이 교회와 캠퍼스에서 듀얼멤버십을 가져야할 때가 있습니다. 균형이 잘 잡히면 좋은데 캠퍼스사역이 뒤로 놓일 때 공동체의 응집력이 떨어지는 부분이 있습니다.

최근엔 비기독교인의 전도율이 떨어지지는 상황이 아쉽습니다. 한 학기에 한 번씩 친구초청 예배를 진행해서 예배 전에 미리 관계를 형성하고 예배의 자리까지 오는데, 이런 연결의 상황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습니다. 다만 캠퍼스에 쉐도우 크리스천, 가나안 성도가 매우 많습니다. 그런 학생들을 만나 다시 신앙과 믿음을 회복시켜서 양육과 훈련이 이루어질 때 보람이 됩니다.”

서울대·서울남부 CMI
©서울대·서울남부 CMI 제공

- 포스트코로나나 비대면시대 캠퍼스선교에 어떤 준비가 필요할까요?
코로나 시대가 되면서 영성의 중요성을 고민하는데 ‘모이는 영성에서 흩어지는 영성으로’ 변화가 일어나는 것을 보게 됩니다. 모여서 기도하고 예배드리고 찬양하면서 가졌던 믿음이 내 것인 양 착각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비대면 상황 속에서 그것을 혼자 해보려고 시도하며 실패하는 일이 반복됩니다. 흩어지는 영성으로 전환된 시점에 드러난 개인의 신앙의 실체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를 고민해 보았습니다. 마태복음 6장 산상수훈 말씀 가운데서 예수님은 골방으로 들어가라고 하시는데 지금이 골방으로 들어가는 연습을 해야 할 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난 7월 학원복음화협의회에서 진행한 코로나 상황 속 진단 포럼에서 제기 된 내용입니다. ‘모든 학생이 지금 골방에 들어가 있습니다. 문제는 그 골방에서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른다는 데 있습니다.’ 그래서 저 역시 개인영성을 위해 골방으로 들어가는 연습과 함께 골방에서 무엇을 해야 될 것인가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캠퍼스 현장에서 훈련받을 때는 뭔가 한 것 같습니다. 그런데 막상 졸업하고 나간 학생들을 보면 풀장 수영을 하다가 파도치는 바다로 나간 것과 같습니다. 파도가 한 번 치면 물을 먹고 허우적거리는 학생들이 많습니다. 최근 선교단체에서 사역을 하다가 지역 교회 청년부를 섬기는 목회자와 통화는 하는데, 그 분의 말에 의하면 개인의 삶의 공간이 예배공간이 되는 것에 익숙해지지 않은 상태로 우리가 코로나 시대를 맞이했다는 것입니다. 제가 얼마 전에 인터넷에서 재미있는 이미지를 봤는데 회사원이 컴퓨터로 재택근무를 하는데 상의는 출근 복장, 하의는 잠옷 바지, 휴대전화엔 카톡이 있고 주변엔 치킨과 피자가 있는 그림이었습니다. 우리가 보이는 영성에 굉장히 익숙해져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보이지 않는 영성으로 가야 합니다. 그래서 삶의 영성, 예배의 영성이 지속할 수 있도록 창세기 28장에 야곱이 만난 벧엘의 하나님을 만나는 것이 이 시대 본질적인 고민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두 번째는 복음의 본질로 들어가려는 끊임없는 시도와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동안 선교단체의 사역이 제자양육이라는 방법론에 집중되었고 효과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코로나로 홀로 떨어져 있는 때는 이 방법이 통하지 않고 훨씬 우울하고 영성이 생기지 않고, 기도가 힘들다는 겁니다. 그동안 합심해서 기도는 많이 했지만 개인기도훈련이 많이 안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최근 PEM을 섬기는 멘토 목사님과 함께 ‘예수님의 제자양육 따라가기’ 프로젝트를 하고 있습니다. 예수님은 제자양육을 어떻게 했는가를 말씀, 복음, 기도 세 파트로 나눠서 첫 번째 프레임은 예수님은 어떻게 말씀으로 본인을 준비하셨고, 그 말씀을 이루기 위해서 어떤 준비를 하셨는지, 그리고 제자들에게 어떻게 말씀으로 사역을 하셨는지를 보는 것입니다. 두 번째 프레임인 복음은 예수님께서 하나님나라의 복음을 끊임없이 전하셨던 것을 시작으로, 십자가와 부활의 복음을 전하신 것을 통해 제자 양육에 집중하신 것을 보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성령의 인도함을 받는 기도가 무엇인가를 고민하면서 기도를 통해 제자들의 신앙과 영성이 세워져 가는 것을 보고 있습니다. 이 과정을 통해 복음의 본질로 돌아가고자 몸부림치는 시도가 필요합니다.

세 번째는 언택트시대 가운데 다양한 형태의 전도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합니다. 온·오프라인을 병행하거나 ‘퐁당퐁당’으로 온라인으로 만났다가 소규모 오프라인으로 모이는 형태의 전도가 필요합니다. 또 책 모임 등 관심사들을 모아서 친구들을 초청할 수 있도록 관계전도의 끈을 놓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서울대·서울남부 CMI
©서울대·서울남부 CMI 제공

- 캠퍼스선교가 가진 잠재력은 무엇인가요?
“하나는 대학이라고 하는 장소가 주는 의미와 또 하나는 대학생이라고 하는 시기가 주는 시간적 의미가 가진 잠재력입니다. 대학은 인생의 실질적인 가치관을 정립하는 시기입니다. 그것이 학문을 통해서 이뤄지기에 전공의 영향을 많이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기독교적 세계관, 성경적 세계관으로 본인이 공부하고 있는 학문의 영역을 진단할 수 있어야 하는데 대학생들에게는 가치관을 분별할 수 있는 기준과 힘, 분별력이 부족한 부분이 있습니다. 대학에 들어온 학생들이 무방비상태에서 학문의 영향을 받다보니 대학이라는 필터를 통과하고 나면 새로운 세계관을 가진 새 인류가 나오는 것을 보게 됩니다. 특별히 캠퍼스선교의 관점에서 학생들에게 기독교세계관과 성경적세계관으로 세상을 볼 수 있는 눈을 하나 달아주는 것이 대학이고, 이때가 지나면 기회를 얻기가 쉽지 않은 것을 보게 됩니다.

어떤 목사님은 대학을 여울목이라고 합니다. 물이 굽이쳐 흐를 때 잠깐 머물다 가는 곳인 여울목처럼 잠시 머물렀다가 가는 곳이 대학입니다. 그런데 그때 형성된 세계관,가치관이 인생의 가치판단 기준으로 작용하니까 대학과 대학 시절은 매우 중요합니다. 신앙을 가진 학생도 대학을 와서 신앙을 잃어버리고, 신앙에 대한 회의론자, 무신론자, 불가지론자들이 많이 생겨납니다. 이들을 돕는 마지막 보루가 대학이기에 캠퍼스사역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또 하나는 비신자들이 복음의 진리를 통해서 인생의 진리와 목적을 발견하는 게 대학 시절입니다. 신앙이 없는 학생들을 만나보면 인생의 의미와 목적에 대해서 접할 기회가 없다는 걸 느낍니다. 고등학교 때까지는 입시 문제로 꽉 차 있고, 대학에 들어오면 낭만도 없습니다. 친구들을 만나서 인생을 논할 기회조차 없이 뭘 먹고 살아야 할지에 대한 삶의 방편의 문제로 바로 연결되어 버립니다. 그러다보니 ‘내가 누구인지? 어떤 인생을 살아야 될 것인지? 진리가 무엇인지?’를 생각할 수 있는 겨를이 없습니다. 그래서 선교단체가 성경공부 성경적 가치관을 필수과목이라 생각하고 이 사역을 해내야만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세상적 가치관에 완전히 잠식되어버리기에 캠퍼스사역이 얼마나 중요한가 문제의식을 느끼고 있습니다.”

- 목사님은 대학 시절에 예수님을 영접했으니 이런 학생들의 마음이 이해가 잘 될 것 같습니다.

“제가 그렇게 살았기에 자기 스스로의 힘으로만 인생을 계획하는 학생들, 또 안 믿어지는 학생들이 이해됩니다. 그런 학생들에게 빨리 믿음을 회복하라고 재촉하지 않고 더 푹 썩히라고 말하곤 합니다. 더 고민하고 치열하게 생각하고 투쟁해보라고 기다려주면서 그들이 하는 얘기를 들어주고 있습니다.

복음을 영접하고 나서 가장 크게 느낀 것은 그 전에는 제가 세상을 변화시키려고 했는데 나 자신조차도 변화시킬 수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복음을 영접하고 나니까 하나님이 나를 변화시키더라는 것입니다. 그렇게 변화된 내가 세상을 보니까 변하지 않을 것 같은 세상, 변하지 않을 것 같은 사람이 변하는 것을 보게 되었습니다. 이게 복음의 능력이고 하나님이 일하시는 방법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이 땅의 나라가 하나님의 나라의 개념으로 패러다임이 시프트 된 것입니다.

- 선교회 멤버나 간사들이 어떤 비전을 가지고 이 길을 가기 바라시나요?

“첫 번째는 예수님이 가지셨던 하나님나라를 꿈꾸는 자들이 되길 바랍니다. 사역의 숫자, 열매, 성과를 이루는 게 우리의 비전이 되기 쉽습니다. 선교단체는 특히 열정이 넘치기에 눈에 보이는 결과물에 취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우리의 궁극적인 비전이 될 수 없습니다. 예수님이 꿈꾸셨던 하나님나라의 비전이라는 본질에 우선을 두면 좋겠습니다. 예수님의 복음 전파 핵심이 하나님나라였습니다. 하나님이 주인되시고 하나님이 다스리시는 나라. 하나님나라 안에 있는 하나님의 주권신앙에 눈을 뜰 때 우리의 복음이 본질로 돌아가리라 생각합니다.

두 번째는 목자의 심정을 가지라는 겁니다. 왜 우리가 성경을 가르쳐야 하는가? 나를 위해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신 예수 그리스도, 나의 목자되신 그분의 심정이 없다면 이것은 그냥 쇼가 되어버립니다. 그러므로 한 영혼을 향한 목자의 심정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법을 가지도록 하는 게 제 양육의 핵심입니다. 그래서 한 사람을 볼 때 ‘이 사람에게는 왜 예수님이 필요하지? 왜 복음이 필요하지?’ 이 관점을 가지고 기도해야 합니다. 동시에 내가 속해 있는 삶의 현장 속에서 왜 이 사회, 이 시대는 예수님이 필요하고 복음이 필요한가에 대한 끊임없는 고민과 씨름이 있었으면 합니다.

그게 될 때 세 번째 시대정신과 복음의 내재화, 사회화에 대한 방향성을 가질 수 있습니다. 저희 멘토 목사님과 이 부분에 대해 많은 대화를 나누는데요. 시대정신은 ‘이 시대 가운데 어떤 복음의 정신을 가지고 살아야 하는가?’입니다. 또한 복음이 내 안에 들어왔을 때 나의 정체성이 확고해져야 합니다. 그래서 대학 4년 동안은 복음의 내재화에 힘을 쏟습니다. 대학 시절은 이것에 집중하는 시기이고 이게 확고해질 때 졸업 이후 복음의 사회화로 연결됩니다. 시대정신과 복음의 내재화와 사회화가 다 연결되는 것이고, 그럴 때 내가 체험한 복음적인 삶이 세상 속에서 어떻게 녹아들어갈야 될 것인가에 대해 문제의식을 갖는 겁니다. 이 부분을 선교단체가 놓치거나 치우치기 쉬운데 이것을 캠퍼스 사역기간 동안 이뤄내야 합니다.

마지막으론 연세대 명예교수이신 김형석 교수님이 20대 청년들을 향해 하신 말씀이 있습니다. 100세를 사신 분인데, 인생을 살아보니 20대 때는 한창 눈앞에 놓인 무언가를 하려고 몸부림치다 보니 시야가 좁고 인생 자체가 행복하지 않은 것 같다는 겁니다. 20대 때 삶의 생존을 위해서 치열하게 살아가는 것이 참 힘드니, 50을 바라보면서 그때 내가 뭘 하고 있을지를 생각하면서 살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이 이야기가 피부에 와 닿아서 이런 걸 꿈꿀 수 있는 신앙을 가져보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저도 하기 시작했습니다.”

- 포스트 코로나 혹은 2021년 사역의 초점이나 활동계획이 궁금합니다.

“새로운 사람이 들어오지 않는 걸 대비하려고 합니다. 첫 번째는 기존의 리더들의 깊은 개인영성을 통한 영적 준비와 성장을 도우려고 합니다. 두 번째는 관계전도의 내실화를 위한 프로세스를 만들려고 합니다. 세 번째는 온·오프라인을 병행하면서 소그룹 형태의 모임을 강화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예수님의 제자양육 따라가기 프로젝트가 마무리되는 것에 맞춰서 양육프로그램을 짜려고 준비 중입니다.”

서울대·서울남부 CMI
©서울대·서울남부 CMI 제공

- 캠퍼스선교 사역자들이나 청년들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나요?
“최근 ‘대학내일’이라는 잡지에 실린 한 학생의 글을 봤습니다. 군대를 전역하고 복학한 형제가 스펙을 위해서 열심히 사는 주변인들을 따라가 보려고 하다가 허덕이고 지쳐서 휴학을 한 이야기입니다. 휴학 후 서울에서 해남까지 18일 동안 국토대장정을 하며 그냥 걸었습니다. 다 끝나고 차를 타고 서울로 올라오면서 이 기간 걸으면서 뭘 배웠는가를 나눴습니다. ‘걷다 보니 저마다 다 걷는 속도가 다르더라. 어떤 사람은 빨리 가고 어떤 사람은 천천히 가는데, 내가 빨리 가는 사람을 따라가려고 하니 힘들어서 살 수가 없다. 그래서 내 걸음걸이의 속도를 발견했다.’ 이게 형제가 내린 결론이었는데 저에게 깊이 와 닿았습니다.

학생이든 청년이든 사역자든 자기만의 걸음걸이 속도를 찾았으면 합니다. 사역자들이 처음 1,2,3년차에 열정적으로 다 쏟아붓고 번아웃이 되기 쉽습니다. 해외에 파송된 선교사들을 많이 만나는데 롱런하는 선교사들의 기가 막힌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선교 현지에서 가장 잘 노는 선교사들이 오래 가더라는 겁니다. 어디에 가면 좋은 구경거리가 있고, 어디에 가면 맛있는 게 있고 이런 걸 찾아다니는 선교사들이 오래 갑니다. 처음부터 가서 죽자 살자 기도하면서 덤비는 분은 의외로 오래가지 못합니다. 그러니 자기만의 걸음걸이와 속도를 먼저 발견하기 원합니다. 주님이 동행하시는 길이고, 빨리 안 간다고 뒤에서 채찍질하지 않습니다. 그러니 그 걸음을 알고 따라갔으면 좋겠습니다.

두 번째는 코로나 시대 가운데 잠시 멈춤의 신호가 들어오면 멈춰야 합니다. 코로나는 빨간불로 바뀐 것입니다. 이럴 땐 기다려야 합니다. 언제 녹색불로 바뀔지 모릅니다. 이 멈춤의 시기에 기다리면서 무엇을 해야 하는가? 하나님의 주권적 관점을 찾길 바랍니다.

세 번째는 혼자가 아닌 함께, 그리고 연대를 하길 바랍니다. 연합사역의 장점을 이야기했는데, 함께 해도 어려운 시기인데 혼자 하면 더 어렵습니다. 이 캠퍼스 사역을 하나님 앞에서의 부르심과 신앙을 연대하면서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승리하는 삶이 되길 바랍니다.”

- 기도제목이 있나요?

“첫 번째는 제가 섬기는 CMI 공동체에 학생들의 자발적 리더십, 학생목자 리더십이 잘 세워져 가길 기도합니다. 학생들이 주도하고 조금 더 앞장서서 캠퍼스와 시대를 섬겨 나가는 공동체를 경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사역의 큰 기도제목입니다. 또 ‘예수님의 제자양육 따라가기’ 프로젝트가 우리의 의지와 열심이 앞서지 않고 성령의 지혜를 따라 갈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내년에 어떤 상황이든지 리더들의 성장과 신입생들이 잘 연결되는 것이 변함없는 기도제목입니다.

개인의 기도제목은 저의 캠퍼스 사역이 자녀들과 함께 이루어지는 2기 사역으로 이어질 수 있기를 기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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