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일웅 교수
정일웅 교수가 혜암신학연구소 세미나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혜암신학연구소 영상 캡쳐

혜암신학연구소가 최근 서울 안암동 연구소에서 ‘코로나 팬데믹에 대한 신학적 대응’이라는 주제로 2차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정일웅 교수(전 총신대 총장, 현 한국코메니우스연구소 대표)가 ‘코로나 팬데믹에 대한 교회의 사명’이라는 제목으로 발표했다.

정 교수는 “코로나 팬데믹의 영향으로 한국교회는 주일 공예배가 국가방역의 통제 아래 놓이게 됐으며, 자유롭게 모여 진행하던 성도들의 교회 생활은 위축된 상태에 처하게 됐다”며 “그리고 이제는 ‘비대면 예배’라는 새로운 용어의 등장과 함께 영상 미디어와 인터넷에 의존된 온라인 예배로 전환된 모습”이라고 했다.

이어 “코로나 팬데믹이 보여주는 교훈의 의미는 무엇인가”라며 “먼저, 인간의 자유는 한계성과 책임성을 전제하여 행사되어야 함을 깨닫게 해 준다. 인간은 본래 신의 형상으로 지음 받은 존재이다(창1:26~28). 그리고 인간의 신 형상은 3가지 특성(가치)을 가진 것으로 본다. 즉 이성적 사고의 능력과 창조세계의 신적 대리인의 역할과 자유의지의 자질 등에 관한 것이다. 그러나 인간은 이러한 신 형상의 특성을 남용함으로써 타락한 존재가 됐으며(창3:1~5), 그것은 부여된 신적 형상의 온전한 특성을 상실했거나, 장애를 입게 된 것으로 보며, 현대신학은 창조주와의 관계의 단절, 또는 본래의 의(Iustitia orginalis)의 상실로 더 잘 이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인간 존재가 얼마나 창조주와 창조세계(자연)와 인간(이웃)과 함께해야 하는 관계 속에 있는 존재인지를 깨닫게 되며, 인간은 결코 창조주를 떠나 마음대로 사고하며, 자유롭게 선택하며 사는 존재가 아닌, 그야말로 관계성과 책임성을 가진 존재임을 깨닫게 된다는 말”이라며 “즉 인간이 원하는 이성적 사고와 행동하려는 자유로운 선택의 의지는 창조주와의 관계에서 작동되어야 하는 제한적이며 관계적이라는 뜻”이라고 했다.

또 “이러한 시각에서 보면, 코로나 팬데믹은 창조주와 무관한 인간적인 사고와 행동의 결과로 여겨진다는 점이다. 대체로 코로나 팬데믹의 발생에 관한 근본 원인의 연구에서 확인되는 것은 ‘생태계의 교란설’에 무게를 두고 있는 모습”이라며 “특히 자연과학의 학문 연구가 발전시킨 과학 기술과 이기적인 자본주의가 서로 결합하여 벌린 인간의 경제발전은 실제로 하나님의 창조세계인 자연에 심어놓은 가치들을 이용한 결과인데, 그러한 행위의 가속화가 마침내 자연 생태계의 질서를 혼란하게 하는 결과를 초래했으며, 또한 그동안 생산활동에서 품어낸 과잉 에너지는 자연의 기후변화(온난화 현상)에 영향을 미쳤고, 이러한 기후변화는 각종 바이러스의 진화와 변종을 촉진하여 감염 바이러스의 만연상태에 이르게 하였다는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지금부터라도 인간이 창조주와의 관계성을 전제한 이성적 사고와 자유의지 선용의 책임성이 자연과학자들에게서 먼저 각인되기를 바라며, 모든 인류에게 이러한 사실을 깨우치는 선교적인 노력이 우리 기독인들을 통하여 병행되어야 하리라고 생각한다”며 “이러한 전제에서 인간은 창조세계의 경작과 관리와 보전의 책무를 힘쓰지 않는다면, 인류의 미래는 여전히 미로에 처한 환경이 될 것이며, 또 다른 코로나 팬데믹의 위협적인 혼란을 피할 수가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 땅에서 실현되어야 할 하나님 나라의 정의와 평화는 요원한 일이 될수 밖에 없다는 점도 교훈 받게 된다”고 했다.

그리고 그는 “두 번째로, 코로나 팬데믹은 신의 경고, 또는 경종의 종말론적인 의미로 다가온다”며 “전염병이 과연 하나님의 징계이며 심판인가? 이러한 질문은 지금 코로나 팬데믹의 상황에서도 던져질 수 있다. 그리고 기독교 신앙의 열광주의자들은 역시 이러한 현상을 말세의 징조로 성급한 판단을 내리기도 한다”고 했다.

이어 “전염병과 관계된 징계는 그 목적이 그의 백성들이 뉘우치고 언약의 하나님께로 돌아오기를 기대하는 경종의 뜻을 담고 있다는 사실”이라며 “중요한 것은 구원의 길로 인도하시는 하나님의 주권적인 섭리에 관한 일들로 이해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전염병을 통한 징계의 위협은 위협 그 자체보다, 그것을 통한 자기 백성의 구원을 위한 경종의 의미로 여겨진다는 점”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경종과 각성의 의미는 예수님의 사역과 말씀에서도 발견하게 된다”며 “전쟁과 지진과 기근과 전염병은 인간을 향한 징계나, 징벌 그 자체이기보다, 오히려 미래의 심판에 대한 신앙준비와 그것에 대한 사전경고의 의미, 또는 경종과 깨어 있어야 함에 대한 의미로 여겨진다”고 했다.

더불어 “오늘날 코로나 팬데믹은 최선을 다해서 우리 인간이 저지른 실수들에 대하여 함께 막아내야 할 공동의 책임 적인 과제이면서, 동시에 신앙적으로 이 시대를 향한 경종의 의미가 분명하다 할 것”이라며 “무엇보다도 인간은 창조주 하나님과의 관계에서 신실하게 깨어 있어야 하며, 개인적인 심판과 종말의 준비뿐 아니라 공동체의 위기 극복에 대한 책임을 일깨우는 경종이 분명하다 할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이어 정 교수는 “세 번째로, 코로나 팬데믹은 교회의 본질을 되묻게 하는 도전의 의미로 여겨진다”며 “코로나 팬데믹은 이러한 교회관에 새로운 도전으로 다가온다. 그 이유는 이러한 형태의 교회 모임 자체가 불가능하도록 만들어 놓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코로나 팬데믹이 교회의 본질에 관한 질문과 함께 교회 전체의 구조변화를 시도할 기회를 부여해 준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교회의 공동체성과 공공성을 회복하는 차원에서 요구되는 한국교회의 구조개혁으로 여겨진다”며 “그것은 한국교회가 지금까지 추구해 온 개교회주의 적이며, 개교파주의 적인 방향을 전환하는 일이다. 그것이 한국교회가 공교회성을 회복하는 기회가 되리라 기대해 본다”고 덧붙였다.

그는 “코로나 팬데믹에 대한 교회의 사명과 역할을 무엇인가”라며 “먼저, 모이기를 힘쓰는 교회가 되어야 한다. 코로나 팬데믹에 역행하는 말이 아닌가 반문할 수 있다. 그러나 교회는 모여야 한다. 오늘날 대형교회는 너무 많이 모아서 문제이다. 가능한 소수의 모임으로, 대형교회도 소수의 여러 그룹으로 나누어진 모임이 계속될 수 있다. 골방에서도, 들판에서도, 작은 홀에서도, 가정에서도 소모임은 가능하다”고 했다.

이어 “믿음, 소망, 사랑을 하나님 앞에서 확인해야 한다. 바로 기독교 신앙의 본질을 반복적으로 확인하라는 것”이라며 “기독교 신앙의 본질인 믿음, 소망, 사랑을 확인하기 위하여 교회 공동체는 모임이 필요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또한 “둘째, 흩어지는 교회가 되어야 한다”며 “교회는 공동체에 속한 기독인의 지체들이 모여야 하며, 모였으면 다시 세상으로 그리스도의 부활을 증언하는 평신도 선교사로서 파송되어야 하는 관계에 있다. 이것은 예수님이 말씀하신 세상과 이웃과의 관계에서 빛과 소금의 역할(마5:13~16)을 잘 수행하기 위함이다. 즉 교회의 공공성과 관계된 일”이라고 했다.

그리고 “셋째, 교회는 코로나 팬데믹의 방역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협조해야 한다”며 “초기에 한국교회는 코로나 방역에 비협조적인 기관으로 비난하는 소리가 사회적으로 일어나기도 했다. 그러나 그 후에 국가적인 방역에 참여하며 협조하는 일에 한국교회가 책임성을 가지고 협조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 중요한 것은 교회가 이웃과 사회와 국가적인 고통과 시련은 함께 짊어지고 가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교회의 공공성을 보여주는 일이며, 그것이 교회를 신뢰하게 하는 방편임을 기억해야 할 것(마25:31~46)”이라고 했다.

이어 “넷째, 영상예배의 다양성을 개발해야 할 것”이라며 “예배의 본질은 장소에 한정된 것이 아니라, 신령과 진리로 예배하는 것이 중요하다(요4:20~24). 이것은 진리이신 그리스도와 성령을 마음으로 의존하여 하나님께 경배하는 개신교 예배의 근본 원리라고 할 것이다. 그리고 기존의 온 성도들이 모여 행하는 공동체 예배로 돌아가는 것이 여전히 한국교회가 고대하는 바이기도 하다”며 “그러나 이미 시작된 인터넷을 활용한 영상예배는 나름대로 새로운 의미를 제공해 주고 있다고 본다. 물론 설교 중심의 예배에 한정된 모습에서 영상예배는 아직 기독교 신앙에 이르지 아니한 가족이나, 이웃에게 선교의 접촉점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또 “다섯째, 생명존중의 책임의식과 생태학적인 영성 기르기를 힘써야 한다”며 “교회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기독교 구원론에 대한 이해를 넓혀 주는 일이다. 그리스도를 통한 구원은 개인의 영혼 구원에 한정하지 않고 전인 구원의 이해가 요망된다. 전인 구원은 개인의 생명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처럼, 타인의 생명을 존중해야 하며, 오늘날은 자연 생태계의 문제와 관련하여 자연 피조물의 탄식을 이해할 줄 아는 영성을 길러야 한다(롬8:18~22)”고 했다.

그리고 “여섯째, 다음 세대에게 기독교 신앙을 깨우는 종교교육을 힘써야 한다”며 “17세기 유럽의 교육신학자 코메니우스의 마인드를 빌리면, 그는 다음 세대를 가르치는 학교의 공교육에서 3가지 영역의 내용이 가르쳐지도록 제시했다. 그것이 자연(창조세계)과 정신(이성)과 성경(종교)이었다”고 했다.

이어 “이러한 다음 세대의 공교육에서 종교교육을 시행하는 일은 전 세계 나라들이 시행하고 있는 일임에도 불구하고 현재 한국의 국가교육은 무신론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모습(종교 중립적인 태도)”이라며 “대한민국의 다음 세대를 모두 무신론자들로 교육하게 하는 일은 미래의 대한민국 사회의 윤리성과 도덕성을 높이는 관점에서라도 종교교육이 실천되어야 하리라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끝으로 한국교회의 사명은 국가의 시련과 이웃의 고난을 위하여 하나님의 긍휼과 자비를 구하는 기도에 힘써야 할 것”이라며 “예수님이 가르쳐 주신 주기도문은 참으로 중요하다. 그리고 한국교회의 합심 기도는 하나님께서 고난의 때를 이기도록 힘을 더하실 것이며, 지혜를 주실 것이며, 새로운 모습의 한국교회 부흥에 우리 하나님이 응답하리라 확신한다”고 했다.

한편 이후에는 김균진 교수(혜암신학연구소장, 연세대 명예교수)의 인도로,이희철 교수(서울신대)와 강근환 교수(전 서울신대 총장)의 토론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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