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빛순복음교회 김영태 목사 (profile)
참빛순복음교회 김영태 목사

올해, 1월에 성도님들께 약속한 빵과 커피를 11월이 되어서야 대접했다. 약속을 지켜서 홀가분한 마음이 있지만 한편으로 아쉬운 점은 성도님들과 마주 앉아서 대화하지 못한 것이다. 대형 베이커리 카페에 갔지만 우한 코로나19로 인해 가족별로 따로 앉아서 식사하도록 했다. 아쉽지만 그래도 가족끼리라도 오붓한 시간을 가질 수 있게 섬겼던 것으로 감사한다.

이렇게 코로나19가 오랫동안 지속되니까 많은 것들이 변하고 있다. 그중에 하나가 행동반경이 좁아지는 것이다. 필자가 속한 ‘덕양’지방회(기하성, 지역 단위)는 해마다 성지순례 또는 재충전을 위한 여행을 했다. 해외여행은 경비가 많이 들어서 작은 교회들이 참여하기 힘들지만 대부분 여행에 동참한다. 그것이 가능한 이유는 순복음원당교회(고경환 목사)에서 20년이 넘도록 꾸준히 많은 후원을 해줘서 반값 이하로 여행을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출국 자체가 어렵다. 그래서 필자는 그 대신 사진을 보며 추억여행을 하고 있다.

그 동안의 여행 중에서 특히 기억에 남는 것은 성지순례 여행 때 방문했던 터키의 ‘데린쿠유’와 로마의 ‘카타콤’이다. 두 도시는 모두 핍박 속에서도 신앙을 지키고 또 후대에 신앙을 전수하기 위해서 초대교회 그리스도인들이 만든 지하도시이다. 햇빛 하나 들어오지 않고 물도 구하기 힘들고 지상의 신선한 공기를 마실 수도 없는 지하에, 예배당을 만들고 가정집과 가축의 우리를 만들고 또 순교자들의 무덤을 만들고 공동으로 생활했던 곳이다.

터키의 ‘데린쿠유’의 경우 지하 20층 규모로 약 2만 명을 수용할 수 있는데, 미로처럼 복잡하고 길을 잃을 위험이 있기에 관광객은 8층(지하 55m)까지만 관람할 수 있다. 핍박자들을 피하기 위해 만든 지하도시는 마치 개미집 같은 구조인데 침입자들을 막기 위해 만든 좁은 통로와 그것을 막는 커다란 돌문 그리고 다른 도시로 대피하기 위해서 판 약 9km가량 되는 긴 터널도 있다.

지하 도시들을 방문했을 때, 필자는 믿음을 지키고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려고 스스로 열악하고 좁은 환경 속으로 들어갔던 초대교회 그리스도인들을 생각하며 그리고 지하에 있는 어느 순교자의 무덤에 손을 대면서 나 스스로에게 질문했다. “과연 초대교회 그리스도인들과 같은 핍박을 받는다면 그들처럼 신앙을 지킬 수 있을까?”, “햇빛도 안 들어오고 물도 충분하지 않고, 자유롭지 못한 좁은 공간 그리고 시체들이 썩어가는 곳에서 믿음을 지킬 수 있을까?”

그 때, “‘내가 할 수 있다’고 자신 있게 대답한들 그 상황에 맞닥뜨려보지 않는다면 그 대답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호언장담했지만 예수님을 부인했던 베드로처럼 나 역시 실패할 수 있다. 필자는 지하도시에서 믿음을 지킨 초대교회 그리스도인들, 그 신앙의 선배들의 무덤 앞에서 겸허해질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분들의 희생으로 오늘날 구원의 복음이 전 세계로 전파된 것을 명심하고, 나도 누군가에게 복음의 전달자가 될 수 있기를 기도했던 것이 생각났다.

코로나 시대에 추억 여행을 하면서 깨닫는 것은 핍박을 이기는 견고한 믿음은 어느 날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핍박을 이긴 믿음의 선조들-카타콤과 데린쿠유의 좁은 통로를 걸을 때, 또 무덤에 손을 댔을 때, 발끝과 손끝을 통해 온몸과 마음속으로 순교의 믿음을 수세기동안 전달해주고 신앙의 영감을 주는 거룩한 흔적을 남긴-믿음의 선조들, 현재 함께 예배하고 기도하는 성도들, 복음의 진수를 담은 설교, 신앙성장을 위해 후원하는 분들, 성경적 가치관으로 보도하는 기독일보와 같은 기독언론 등 수많은 요소가 필요하고 그리고 이 모든 것을 주관하여 믿음을 갖게 하시는 하나님의 은혜로 탄생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지금 코로나 시대를 살고 있다. 행동반경은 좁아지고 피로감은 커지고 있다. 이러한 때에 자신의 육체를 스스로 지하도시에 가두고 그 대신 신앙의 영향력을 세계로 넓힌 초대 그리스도인들을 생각해 보자. 우리는 그동안 필요 이상으로 육신의 일을 넓히지 않았을까? 그렇다면 이제 스스로 육신의 일을 제한하고 영의 일을 넓히자. 세상 눈치 보지 말고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일에 집중하자. 그러면 코로나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 그리스도인들도 누군가에게 그리고 다음 세대에게 신앙의 영감을 주는 믿음의 선조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김영태 목사(참빛순복음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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