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경 변호사가 한복협 10월 월례회에서 발제하고 있다. ⓒ 21tv.org
이은경 변호사가 한복협 10월 월례회에서 발제하고 있다. ⓒ 21tv.org

한국복음주의협의회(회장 최이우 목사, 이하 한복협)가 지난 16일 남서울교회 인근 교육관에서 ‘기독교가 보는 차별금지법’을 주제로 10월 조찬기도회 및 발표회를 개최했다.

지형은 목사(한복협 부회장, 성락성결교회 담임)의 사회로 열린 발표회에서는 이은경 변호사(법무법인 산지 대표)와 제성호 교수(중앙대 법학전문대학원)가 각각 ‘기독교가 보는 성소수자 차별금지법’, ‘국회에 상정된 차별금지법안 내용과 기독교적 대처 방안’을 주제로 발표했다.

먼저 이은경 변호사는 "구조적인 차별을 해소하고 실질적인 평등의 기반을 만들라는 사회의 요구를 누군들 거부하겠는가. 일상에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던 불합리하고 불공정한 차별관행을 가시화하고 이를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엔 우리 모두 깊이 공감한다"고 언급하고, "그러나 당장 법부터 만들어서 차별을 강력하게 규제한다는 발상은 분명 부작용이 크고, 역차별도 따라올 수밖에 없다. 법률을 제정해 모든 차별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건 무척 단순한 환상"이라며 "오히려, 차별을 시정하고, 평등을 구현하는 방법은 실로 다양하다. 무조건 규제부터 강행하려는 ‘입법 과잉’을 경계해야 한다. 설령 법을 제정하더라도 공론화 과정에서 국민의 일상생활에 미칠 영향을 신중하고 섬세하게 고려해야 한다. 헌법정신에 반하진 않는지, 상위법과 충돌하진 않는지, 또 예산은 어떻게 확보하고, 사회적 파장은 어찌할 건지도 충분히 논의해야 한다. ‘법’ 사이의 모순과 충돌을 조정하고 통제하는 시스템도 반드시 작동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변호사는 "‘정의당’과 ‘인권위’는 차별금지법이 ‘차별로 인한 사회적 갈등을 예방하고 사회통합을 촉진하는 법, 보다 평등하고 평화로운 사회를 만들기 위해 꼭 필요한 법’이라 주장하지만, 차별금지법은 그 아름다운 이름에도 불구하고, 그 화려한 미사여구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이란 공동체엔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밖에 없는 법"이라며 "개별적 권리들로 토막 친 이 법엔 공동체 모든 관계들마다 날선 칼이 겁부터 주기 때문"이라 했다. 그는 "‘정의당안’과 ‘인권위안’ 모두 독소조항이 사방에 널려있는데, 차별을 없앤다니 좋다고 환호할 뿐, 법안의 구체적인 실상은 국민들이 너무도 모르고 있다"면서 "요사이 법의 제정과 개정이 지나치게 ‘감성적’, ‘투쟁적’이다. 민주주의란 다양한 의견수렴을 통해 사회적 합의를 도출해 낸다. 중요 이슈의 합의까진 반드시 숙의가 필요하다. 그런데, ‘법’이란 형식만 갖추어 힘으로 밀어붙이면 그 어떤 것도 허용되는 세상인 듯 보이니 마음이 무겁다"고 했다.

이 변호사는 "차라리, 법 이전에 ‘차별’에 관한 도덕적 논의부터 활발해져야 한다. 개인적 차원의 도덕이 나쁜데 공중의 도덕이 좋은 나라란 존재할 수 없기 때문이다. 형편없이 병들어 버린 ‘도덕성’부터 회복해야 한다. 법이 만병통치약이 아니기 때문"이라며 "법률은 그것이 억누르려 했던 악을 오히려 더 키울 가능성이 컸다는 건 역사가 증명하고 있다. 지금 우리는 국가가 획일적인 ‘차별시정’이란 이름으로 진정한 개개인의 인성을 억누를 위험에 직면했다. 사실 사회적, 문화적 변화가 아무리 바람직하더라도 ‘국가권력의 강력한 엔진’의 의해 달성되는 것은 그리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이어 "현재 차별금지법을 제정하려는 시도는 “공론화”에 필요한 ‘균형 잡힌 정보제공’과 ‘충분한 숙의기간’이 완전히 결여된 상태"라며 "유권자들의 진지하고 사려 깊은 논의 위에 끊임없는 검토를 더하여 시민적 담론을 형성하고, 이에 기반을 둔 ‘공론화’를 충분히 거친 후라야 도입 여부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 주장했다.

중앙대 제성호 교수가 한복협 10월 월례회에서 발제하고 있다. ⓒ 21tv.org
중앙대 제성호 교수가 한복협 10월 월례회에서 발제하고 있다. ⓒ 21tv.org

두 번째 발제자인 제성호 교수는 "그동안 동성애자들은 페미니스트, 좌파 이념의 운동가들과 연대하여 ‘성도덕 해체 → 가족 해체 → 기독교 해체’의 전략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여 왔는바, 차별금지법 제정은 그런 노력의 ‘결정적 성과’를 거두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히고, "차별금지법은 동성애를 비판 또는 죄악시 하는 윤리적·종교적 설교를 금지하고 동성혼을 사실상 합법화시키는 단초가 된다는 점에서 한국교회가 이 법의 제정에 반대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했다.

이어 제 교수는 "동성애 등 다른 성적 지향을 가진 사람들을 미움과 혐오와 배척의 대상에서 제외토록 하고, 이들에 대해서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인정하며 자의적인 차별로부터 보호하는 방향에서 ‘성소수자 인권’을 증진·보호하면 되는 것이지, 이른바 ‘젠더 이데올로기’의 패권적 지위 혹은 ‘성평등 독재’의 인정, 즉 성평등을 내세워 복음을 따르는 교회·목회자·평신도들의 입을 봉쇄하고 성소수자 인권을 불가침의 영역으로 만드는 것은 대한민국 헌법이 천명하는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정면 배치"한다며 "차별금지법이 제정·실시될 경우 모든 국민(특히 기독교인)의 언행, 사고, 일거수일투족이 차별사유로 화하고 모든 국민을 가해자와 피해자, 감시자와 피감시자, 고발자와 피고발자, 범죄자와 심판자(여론재판 포함) 등으로 분열시킴으로써 대한민국을 초갈등사회로 변화시킬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그는 "포괄적 차별금지법의 신규 제정보다는 개별적 차별금지법을 보완·발전시키는 방향에서 대처하되, 법에 의한 타율적 강제보다는 차별하지 않는 자발적 문화와 관행을 정착시키는 것이 더욱 바람직"하다고 밝히고, "이와 관련, 동성애 문제를 성적 지향 상의 ‘다름(차이)의 문제’로 보기보다는 ‘좋음과 나쁨(Good or Bad)’의 문제, ‘자연스러움과 부자연스러움(Natural or Unnatural)’의 문제라는 점을 직시할 필요"하다며 "지금은 한국 교회가 깨어 기도하면서 예언자적 사명과 진리의 등대 역할을 감당해야 할 중대한 시기"라고 주장했다.

한편 발표 전 열린 이날 기도회는 임석순 목사(한복협 부회장, 한국중앙교회 담임)가 사회를 맡고, 김영한 교수(한복협 자문위원, 숭실대 명예교수, 샬롬나비 대표)가 메시지를 전했다. 이어 김태구 목사(한복협 중앙위원, CMI 대표), 화종부 목사(한복협 중앙위원, 남서울교회 담임)가 각각 한국교회와 차별금지법 대처를 위해 기도했다. 또 최이우 목사(한복협 회장, 종교교회 담임)가 인사하고, 정주채 목사(한복협 지도위원, 용인향상교회 은퇴)가 축도했다.

한복협의 10월 월례회는 21tv에서 다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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