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코로나
지난 8월 시리아 북동부 하사카 시의 쿠루드족 도시 카미슬리의 한 거리에 유니세프와 세계보건기구(WHO)의 코로나 예방 캠페인 내용이 벽화로 그려져 있다. ©게티이미지

내전과 경제위기로 극심한 어려움에 처한 시리아에서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코로나19 확산 상황이 심각하며 의료체계 붕괴 우려도 있다며 한국오픈도어가 기도를 요청했다.

시리아에서는 21일 오전 코로나19 확진자가 3,800명, 사망자는 172명(미 존스홉킨스대 통계)으로 보고됐다. 그러나 한국오픈도어는 “문제는 그보다 훨씬 심각하다는 것을 모두가 안다. 중동 인스티튜트는 이달 초 시리아가 코로나19 대재앙에 직면해 있다고 발표했다”고 말했다. 9월 첫째 주에는 시리아 침례교회 목회자 1명, 정교회와 카톨릭 사제 2명이 코로나로 사망했다. 한국오픈도어는 “소수 중의 소수인 기독교 성직자들이 한 주간 3명이나 사망한 사실이 공식발표 수치와 실제상황이 매우 다른 것을 시사한다”고 주장했다.

시리아는 2011년부터 시작된 10년의 내전으로 수십만 명이 목숨을 잃고, 인구 절반이 주거지를 잃었다. 더 큰 문제는 경제 위기로 인한 극빈 상황에 내몰린 시리아 주민이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할 여력이 없다는 사실이라고 한국오픈도어는 말했다. 현지의 한 크리스천 청년은 “안타깝게도 거리에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사람이 없다. 외출할 때마다 거리에 사람들이 모여있는 것을 보는데, 아무도 마스크를 쓰지 않고 오히려 마스크를 쓰고 있는 나를 놀린다”라고 전했다. 엔지니어인 50대 여성은 “정말 화가 난다. 전 세계가 코로나19 감염으로 얼마나 많은 사람이 죽었는데 시리아 사람들은 안 믿는다”라며 “대참사가 오지 않도록 정부에 긴급방역조치를 취할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일학교 교사는 “아이들이 모이는 것을 막기 위해 주일학교 모임을 중단했는데, 아이들이 방역에 전혀 관심 없이 친구들과 종일 밤낮으로 어울려 놀고 있다”고 말했다. 그래서 모임을 다시 열기로 한 교회도 있다. 현지인 중에는 “전쟁이 우리를 죽이지 못했으며, 바이러스도 우리를 못 죽일 것”이라고 말하기도 한다고 했다.

오픈도어 시리아 담당 사역자 엘리아스는 “시리아의 코로나 확진자와 사망자 수가 공식발표보다 훨씬 많다”며 다마스쿠스 한 도시에서만 11만 명 이상의 감염자가 있다는 다마스쿠스 보건국 부국장의 최근 발언을 인용했다. 엘리아스는 “시리아에서는 감염이 돼도 검진 시설이 너무 적어 검진받기가 매우 어렵다. 검진하는 곳에서도 다른 사람과 충분한 거리를 유지하기 어렵다”고 말하며 “사람들이 사회적 거리두기의 필요성조차 믿지 않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현지 사역자 무라드는 “전쟁 중에 교회 지도자들은 교인 한 사람이라도 남아 있으면 교회를 떠나지 않으려고 했다”며 “이제는 너무 많은 사람이 빈곤선 아래에서 절박한 상황에 있어 교회 지도자들이 그들을 섬길 때 안전에 충분히 주의하지 못할 때가 많다”고 안타까워했다.

코로나는 확진자들이 꽉 찬 병원에서 일하는 시리아 의료진들 사이에서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엘리아스에 따르면, 알레포 시에서 5명의 의사가 코로나로 사망했고, 그중 3명이 크리스천이라고 전했다. 뉴아랍뉴스는 시리아에서 코로나가 발생한 후 최소 31명의 시리아 의사가 사망했다고 전했다. 익명의 시리아 정부 보건관계자는 다마스쿠스, 알레포, 홈즈 같은 큰 도시의 일부 병원은 환자가 초과상태일 뿐 아니라 검진과 방역, 진료에 필요한 의료장비 부족이 위험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22세의 한 의대생은 코로나로 인해 저학년인 자신은 라타키아 국립병원에서 실습이 불가능한 상황이며, 최근 이 병원의 수간호사가 코로나에 걸려 사망했다고 전했다.

미국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는 9월 초 “시리아 정부는 관할 영역의 코로나 팬데믹 최전선에서 일하는 보건의료진들을 보호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HRW는 “의사, 구호사역자, 시민은 ‘시리아 전체가 압도적 위기 상황이다. 병원의 수용 능력이 안 되고 보건의료진의 개인보호 장비도 심각하게 부족하며, 그들의 많은 동료와 친지가 코로나 증상으로 고생하다 사망하고 있다’고 전해왔다”며 “이러한 증거들은 시리아 보건당국이 발표한 공식 통계 수치보다 실체 수치들은 심각하게 높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오픈도어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시리아 지역교회들과 협력하여 마스크, 소독제, 비타민, 해열진통제 등 위생키트를 배포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알레포 시와 사피타 지역에서는 이미 위생키트를 전달했다. 한국오픈도어는 “시리아의 코로나19 방역과 의료상황이 개선되고, 절망에 빠진 시리아 국민이 소망을 갖고 적극적으로 예방조치에 참여하도록, 또 의료진과 구호활동을 하는 교회 지도자들이 감염되지 않고 안전할 수 있도록 기도를 요청한다”고 말했다.(한국오픈도어 www.opendoors.or.kr)

  • 네이버 블러그 공유하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cdaily.co.kr

- Copyright ⓒ기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