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이용자 가족 송년 발표회
2019년 이용자 가족 송년 발표회 ©꿈자리보금자리
발달장애는 유병률이 높을 뿐 아니라 영유아기에 시작돼 평생 돌봄이 필요하다는 특징이 있다. 그래서 발달장애 자녀를 둔 부모의 소원은 '자녀보다 하루만 더 사는 것'이다. 발달장애인 인구가 해마다 늘고 있지만, 책임과 돌봄은 오롯이 가정에서 지고 있다. 이로 인해 그들이 겪는 육체적, 경제적, 심리적 고통이 매우 크다.

이러한 어려움을 지역사회 더 나아가 국가가 함께 나눌 때 발달장애인과 가족이 인간다운 삶,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고 이야기하는 꿈자리보금자리 변경숙 원장을 만났다.

꿈자리보금자리는 어떤 곳인가.

꿈자리보금자리는 지적 및 발달장애인을 낮 동안 보호하고 교육하는 장애인주간보호시설이다. 장애인의 개인능력 향상 및 사회통합을 유도하고, 그 가족구성원이 사회, 경제활동을 영위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제공한다. 현재 수원시에 거주하는 20대~40대까지의 성인발달장애인 19명이 이용하고 있다.

수원중앙복지재단에서 꿈자리보금자리를 운영하게 된 계기가 있나.

수원중앙복지재단은 하나님의 사랑으로 진정한 섬김과 나눔의 가치를 실천하는 수원중앙침례교회(담임목사 고명진)의 성도들이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지역사회를 섬기기 위해 설립한 사회복지법인이다. 법인 설립 후 하나님의 사랑으로 지역사회 장애인들을 섬기고자 2008년도에 꿈자리보금자리를 개소했다.

'진정한 복지는 이 땅에서 잘 사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영원까지 잘 살 수 있게 하는 것'이라는 강조하시는 고명진 목사님의 말씀에 따라 일시적 돌봄이 아닌 장애인들의 영혼구원을 위해 기도하며 섬기고 있다.

주요 사업이 궁금하다.

발달장애인들의 안전한 보호와 건강한 생활을 위해 일차적으로 주간보호서비스를 하고 있다.

꿈자리보금자리의 이용자들은 이곳에서 보내는 하루 8시간이 사회생활의 전부라고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일상생활지원 외에 스포츠, 합창, 미술 등의 '여가생활지원', 위생안전교육, 스피치, 요리 등의 '자립생활지원', 음악치료, 마트체험 등의 '사회적응 치료지원', 도예, 우드토탈공예 등의 '직업재활지원'까지 16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생일파티 등의 월례행사와 소풍, 캠프 등의 연간행사도 함께 운영 중이다.

발달장애인 부모가 겪는 어려움이 크다고 들었다.

발달장애인들은 자신을 스스로 지킬 수 없다. 부모 등 보호자가 지켜주지 않으면 세상에서 이들을 지켜줄 사람은 아마 아무도 없을 것이다.

국가에서 주간보호시설이라는 돌봄 장치를 만들었지만, 이마저도 부족해 대기자가 매우 많다. 우리 센터도 38명이 무한대기하고 있다. 시설을 이용하지 못하는 보호자들은 발달장애인을 365일, 24시간 계속 붙들고 케어 해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하루에 열두 번도 넘게 아들과 죽고 싶은 생각을 한다. 살고 싶지 않다'고 이야기하는 보호자도 있다.

특히 코로나19 발생 이후 발달장애인 가족이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뉴스가 심심치 않게 보도되고 있다. 교육기관과 복지기관의 휴교 및 휴관이 기약 없이 계속되고 돌봄 서비스 역시 발달장애인의 필요에는 못 미치는 상황에서 이들을 계속 돌봐야 하는 부모들이 힘겨운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발달장애인, 특히 성인발달장애인 보호자들은 많이 소진되어 있다. 육체적, 정신적 쉼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다.

2019년 이용자 가족 송년 발표회
2019년 이용자 가족 송년 발표회 ©꿈자리보금자리
특화 사업은 무엇이 있나.

발달장애인을 돌보느라 많이 소진되어있는 보호자들에게 어떻게 하면 쉼의 시간을 드릴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2016년부터 '1박 2일 가족지원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 서비스는 이용자에게 숙박 돌봄을 지원해 이용자 가족에게 휴가를 선물하는 것이다. 비록 하루지만 이 시간을 통해 보호자들이 쉼을 얻도록 지원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수원시에서 우수프로그램으로 선정되기도 했고, 이용자뿐만 아니라 가족들의 반응이 정말 좋다. 한 부모님은 저녁 시간에 집 주변의 카페거리를 한 번도 나가본 적이 없었는데, 남편과 오랜만에 카페에 가서 많은 얘기를 나눴다며 정말 좋았다는 반응이 있었다. 또 이 시간을 통해 이사를 잘했다는 부모님, 밤을 지새우는 자녀 때문에 오랜 기간 잘 못 잤는데, 간만에 밤잠 푹 잤다고 고맙다고 말씀하신 부모님도 있었다.

직원들은 프로그램 진행 후 출근해서 온종일 또 근무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어 1년에 6명씩 1박밖에 진행을 못 하고 있지만 앞으로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다양한 사업을 통해 바라는 효과는 무엇인가.

가장 중요한 '안전한 주간보호'다. 이곳에서 지낼 동안 이용자들이 다치면 안 되기 때문에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한다. 그다음이 일상생활 훈련과 사회성 향상이다. 보호자들도 이용자들이 배우고 치료할 것은 다 끝난 성인이어서 그저 안전하고 건강하게 보호받고 집에 오길 바란다. 그래서 이용자들이 안전하고 건강하게, 무엇보다 행복하게 지낼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직원들의 역량이 중요할 것 같다. 강조하는 부분이 있나.

직원들에게 매일 강조하는 것이 있다면 '출근길이 행복하고 감사하지 않으면 센터에 올 필요 없다. 다른 일을 생각해봐야 한다'라는 내용이다. 직원이 행복하고 감사한 마음으로 돌봐야 이용자들도 행복하다. 이곳에서 이용자들이 기쁘게 지내다 집으로 돌아가면 그 연장선에서 부모님께 기쁨을 끼치기 때문에 직원들의 마음가짐이 정말 중요하다. 일이 지치고 힘들지만, 월급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하는 건 이용자를 위해서 안 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원장을 맡은 지 4년이 됐는데, 감사하게도 직원이 한 번도 바뀌지 않았다. 배변처리까지 도와야 하는 성인발달장애인을 돌보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발달장애인을 사랑하고 아끼고 긍휼히 여기는 마음이 없으면 할 수 없다. 직업의식만으로는 불가능하기에 사명의식으로 감당하고 있다.

긍정적인 변화는 무엇이 있나.

긍정적인 변화가 많이 있다. 오랜 대기로 시설을 이용하지 못하고 가족하고만 생활해 센터에 적응하지 못하고 밖을 많이 배회하던 이용자가 시간이 지나면서 이제는 배회하지 않고 함께 건강하게 생활하고 있다. 한 이용자는 낯가림이 심하고 매우 소극적이었는데, 스피치 프로그램을 통해 목소리가 커지고 자신감이 향상되기도 했다.

비장애인도 발달장애인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 커지는 것을 본다. 발달장애인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던 사회복무요원들이 전역 후에 찾아와 자원봉사를 하기도 하고, 실습 끝난 실습생도 찾아와 정기적으로 봉사하고 있다.

자원봉사자의 역할이 중요할 것 같다.

발달장애인의 돌봄에 있어 직원들만으로는 부족하기 때문에 자원봉사가 큰 힘이 된다. 특히 소풍, 캠프 등 외부활동을 할 때 이용자를 일대일로 케어해야 해서 봉사자의 역할이 중요하다. 그래서 수원중앙침례교회 성도들이 기도와 후원, 자원봉사 등의 지원을 많이 해준다.

2017년에는 '오직 사랑으로 자원봉사단'을 창단했다. 봉사단에서 부단장을 맡은 최영숙 선생님은 이곳에서 실습 후에 발달장애인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꾸준히 봉사하고 있다. 암 수술을 했는데도 치료하는 시간 외에는 한 번도 빠지지 않고 봉사해주셨다. 정말 감사하다.

다담로타리라는 봉사단체는 2016년부터 매월 1회씩 식사를 준비해준다. 본인들의 생업도 있는데, 그날만큼은 다 제쳐두고 매번 정성스럽게 음식을 제공해준다.

12명으로 구성된 후원 운영위원회는 어려운 일이 있을 때마다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장애인복지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발달장애인에 있어서 가장 필요한 것은 '생애주기에 따른 돌봄 시스템 구축'이다. 발달장애인 돌봄만큼은 가족 혼자 감당할 수 없다. 지역사회 더 나아가 국가가 함께 해야 한다. 특히 '노인발달장애인 돌봄 제도'가 절실히 필요하다.

발달장애인의 특성상 비장애인보다 노화가 빠르게 진행된다. 그래서 발달장애인 노인 연령이 40세로 규정되어 있다. 슬프게도 발달장애인이 나이가 들수록 주보호자인 부모도 노인이 되고 돌아가시기도 한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장애인이 성인이 될수록 제도권 서비스를 받기 어렵고, 특히 노인발달장애인을 위한 제도가 거의 없다. 주간보호시설은 대기자가 많아 8년간 이용하면 퇴소를 해야 한다. 이러한 문제가 제기되자 정부에서는 2019년에 '노인발달장애인 주간활동서비스'를 시작했다. 이 서비스로 발달장애인이 만 65세 미만까지 활동을 할 수 있게 됐지만, 제공기간이 턱없이 부족하다.

발달장애인의 생애주기에 맞는 제도와 정책만큼은 꼭 개발돼 부모의 돌봄을 벗어나서도 인간다운 삶을 누리고, 안전하게 돌봄을 받을 수 있기를 바란다.

장애인식개선은 말할 것도 없다. '장애인이면 집에나 있지 돌아다닌다'라는 인식, 장애인과 장애인 시설을 혐오인, 혐오시설로 인식하는 사람이 아직도 많이 있다. 최근에도 이런 말을 들었다. 우리나라의 장애인식개선은 아직 먼 것만 같다.

운영에 있어서 바라는 점이 있나.

추가적인 인력배치와 안정적인 예산지원을 기대한다.

현재 장애인주간보호시설 종사자 배치 기준은 이용자 4명당 사회복지사 1명이다. 하지만 일대일 케어가 요구되는 이용자도 있어서 더 나은 서비스 제공을 위해서는 배치기준이 3:1로 개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인건비 보조금이 시설장과 사회복지사만 지원되고 있어 운전원 인건비를 재단에서 100% 지원하고 있다. 조리원의 경우 아예 고용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그러다 보니 사회복지사가 행정, 회계, 간식 준비, 때로는 운전까지 해야 한다.

꾸준한 후원자 개발로 센터가 그나마 유지되고 있지만 충분한 예산지원이 이루어져 후원금이 미비해도, 코로나19와 같은 재난이 와도 차질 없이 질 좋은 프로그램을 제공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으면 좋겠다.

앞으로의 비전은 무엇인가.

특화사업인 '가족지원 서비스'를 2박 3일로 확대할 계획이다. 직원뿐 아니라 개인, 단체봉사자를 연계하고 교육해서 지원을 늘리고, 이 서비스가 수원시의 지원을 받는 사업으로 점차 확대될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이다.

또 하나는 지역사회에 '커뮤니티 케어'를 구축할 계획이다. 커뮤니티 케어는 의료기관이나 복지시설 중심의 돌봄에서 벗어나 지역사회가 힘을 모아 노약자를 돌보는 서비스로, 돌봄이 필요한 사람이 자신이 살던 곳에서 어울려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이다. 꿈자리보금자리도 이 시스템을 도입해 발달장애인이 사회의 일원으로서 평범하게 일상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계획 중이다. 이용자들도 이러한 삶을 어색해하거나 두려워하지 않고, 지역사회에서 비장애인과 똑같은 삶을 사는 세상을 꿈꾸고 있다.

이 모든 것의 최우선순위는 하나님의 은혜로 꿈자리보금자리가 운영되어 이용자들이 건강하고 안전하고 행복하게 생활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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