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M국제선교회 크리스천을 위한 이슬람 세미나 개최
크리스천을 위한 이슬람 세미나가 진행되고 있다. ©이지희 기자

FIM국제선교회(이사장 최광영 목사, 대표 유해석 목사)가 최근 ‘크리스천을 위한 이슬람 세미나’를 열고, 오늘날 이슬람을 향한 기독교 변증과 복음 선포, 선교적 대화 등을 위해 역사 속 사례에서 지혜와 교훈을 배우는 시간을 가졌다.

 

지난 1일 총신대학교 주기철기념홀에서 FIM 창립 29주년 기념예배 후 2부 순서로 열린 세미나에는 목회자, 선교사, 평신도 리더 등 16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성황리에 진행됐다. 이날 강재춘 박사(FIM 선교사, 쿠웨이트한인연합교회 담임목사), 김요한 박사(FIM 선교사, 명지대학교 아랍지역학과 객원교수), 유해석 박사(FIM 대표, 총신대 선교대학원 전공주임교수)가 각각 강의를 전했다.

◇강재춘 박사, 인도네시아 이슬람화 이끈 수피 상인들 사례 통해 현대 BAM 사역 제언

강재춘 박사는 ‘이슬람 상인들의 상업활동을 통한 다와에 관한 고찰 –마울라나 말릭 이브라힘의 활동을 중심으로’라는 주제로 강의했다. 강 박사는 “인도양 무역로를 따라 각 항구와 주요 도시가 이슬람화된 중심에는 바로 수피 상인들이 있었다”며 “인도양 무역로를 통해 진행된 동남아시아, 그중에서도 인도네시아 자와로의 이슬람 확산은 ‘경제적 선교’이며, 수피즘(이슬람의 신비주의 분파)에 근거한 이슬람 상인들의 종교적 상업윤리가 이슬람 ‘다와’(이슬람교 전도)의 기반이 되었다”고 말했다.

이어 “현대 인도네시아가 세계 최대 이슬람 국가로 자리하게 되는 초석을 마련한 인물인 마울라나 말릭 이브라힘(Mulana Malik Ibrahim)은 단순한 이슬람 전도자나 무역 상인이 아니라, 자와의 중요 항구인 그레식 항만의 실질적인 통제권을 부여받은 항만장으로, 제도적 권위를 부여받은 통치자였다”며 “그의 영향력 아래 수피 상인들이 자와 북부 여러 항구에 정착하고 드나들면서, 신앙 공동체를 세우고 쁘산트렌(이슬람 기숙학교)을 설립하여 더 많은 이슬람 상인, 이슬람 선교사를 훈련시켜 그들의 영향력을 확산시켜 나갔다. 더 나아가 기록물을 남기기 어려운 시기에 이슬람의 교리와 선교적 메시지를 담은 비문을 여러 지역에 남겨 다와를 위한 중요한 텍스트로 활용했다”고 말했다. 김 박사는 “근동 지역에서 이슬람은 전쟁을 통해 전파됐지만, 동남아시아(해양 실크로드)와 중앙아시아(실크로드) 지역에서 이슬람 선교는 이처럼 비즈니스 선교(BAM)에서 시작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재춘 박사는 인도네시아 대순다 열도 지역 및 주변 도서 지역에서 16세기 초부터 시작된 기독교인들의 경제 활동도 소개했다. 강 박사는 포르투갈 상인 곤잘로 벨로소의 활동, 네덜란드 동인도회사의 활동에 대해 “이들의 경제 활동은 선교 활동과 관계없이 진행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고, 상인들의 선교적 활동이 있어도 영향력이 미미했다”며 “때로는 선교의 길을 막는 부정적 결과를 가져오는 경우도 있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과거 인도양 무역 네트워크 위에서 진행된 기독교 상인들과 이슬람 상인들의 경쟁은 제국주의 시대를 거치면서 기독교가 승리한 것처럼 보였으나, 실상은 이슬람 상인들의 승리로 끝났다”며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제국주의 경제 체제가 종식된 후, 동남아시아와 특히 자와 섬을 중심으로 하는 인도네시아에서의 경제 및 종교의 주도권은 완전하게 이슬람에게 넘어가 버렸다”고 말했다.

강 박사는 “현대 기독교 선교의 중요한 이슈로 떠오르는 비즈니스 선교(BAM)가 마울라나 말릭 이브라힘을 비롯한 이슬람 상인들의 다와의 방법으로부터 도전받고 배워야 할 것”이라며 “무엇보다 이슬람 상인들에게 비즈니스와 선교는 분리된 것이 아니라 그들의 삶과 사업 자체가 다와였고, 그들이 확보한 사회적 지위와 네트워크를 적극적으로 다와를 위해 사용했음을 기억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강재춘 박사는 기독교 비즈니스 선교의 발전과 성공적 정착을 위해 “‘비즈니스 선교를 위한 산업-선교 협력을 통한 인큐베이팅 시스템 구축’, ‘전문적인 지식과 현지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는 크리스천 시니어 발굴과 적극적인 전문인 사역자로의 파송’, ‘산업-학계-선교 협력을 주도할 선교 비즈니스 센터 설립과 학문적으로 뒷받침할 선교 경영학과 개설’을 대안으로 제안한다”고 말했다.

◇김요한 박사 “안디옥 바울의 기독교 변증 시도는 오늘날 선교적 대화의 출발점 제시”

김요한 박사는 ‘중세 이슬람 지배하 레반트 기독교의 변증과 선교적 함의 –안디옥 바울과 알-카라피의 논쟁을 중심으로’라는 주제로 강의했다. 김 박사는 “중세 레반트 지역(오늘날 시리아, 요르단, 레바논, 팔레스타인, 이스라엘, 튀르키예 일부) 기독교인들은 언어적, 문화적 아랍화에 직면하면서도 자신들의 신앙을 지키고 변증하는 방식으로 이슬람 경전인 쿠란을 새롭게 해석하는 시도를 전개했다”고 소개했다. 그 대표적 사례로 13세기 초 안디옥 바울(Paul of Antioch, 13세기 초)의 ‘무슬림 친구에게 보내는 서한’과 그에 반박한 이슬람 신학자 알카라피(Shihab al-Din al-Qarafi, 1285)의 ‘불손한 질문에 대한 훌륭한 응답’을 중심으로, 중세 이슬람 세계에서 벌어진 기독교-이슬람 간 신학적 논쟁의 핵심을 소개했다.

김 박사는 “안디옥 바울은 쿠란을 단순히 논박의 대상으로 삼기보다, 이슬람 경전 자체의 언어와 논리를 빌려 기독론, 성서론, 성례전, 삼위일체와 성육신론 등 기독교 핵심 교리를 변증하고자 했다”며 “이는 타종교 안에서 복음의 정당성을 변증하려는 매우 독창적이고 전략적 시도였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알카라피는 이러한 시도가 쿠란 본문의 문법적, 신학적, 맥락적 이해를 왜곡한 것이라 보고, 정통 아슈아리 신학과 언어 해석학에 근거하여 이를 체계적으로 반박했다”며 “그는 기독교 성서의 변질 가능성을 주장하며 그 신빙성을 부정하고, 성례전과 성육신 교리를 비이성적이며 신성모독적인 것으로 간주하며, 삼위일체 해석이 쿠란과 충돌함을 조목조목 논박했다”고 말했다. 또 “알카라피의 반박은 단순한 방어 수준을 넘어서 무슬림 공동체 내부에서 통용되는 해석 체계와 신학적 권위를 바탕으로 기독교의 논리 전체를 재차 해체하려는 적극적인 전략이었다”며 “두 인물 간의 논쟁은 단순한 의견 충돌이 아니라, 서로 다른 계시 해석 체계와 종교적 세계관의 전면적 충돌이자, 각자의 신학 전통이 허용하는 ‘해석의 경계선’을 시험하는 사건이었다”고 말했다.

김요한 박사는 이러한 논쟁이 오늘날 우리에게 주는 선교적 함의로 “첫째, 안디옥 바울의 시도는 ‘상대의 경전을 통해 복음을 정당화하려는’ 전략이 얼마나 지적이고 대화적인 접근이 될 수 있는지 보여주지만, 해당 종교의 정통 해석 체계와 충돌할 경우 얼마나 빠르게 한계에 직면할 수 있는지도 보여준다”고 말했다.

또 “둘째, 알카라피의 반박은 무슬림 공동체의 경전 이해 방식, 신학적 토대, 해석 권위의 체계성을 잘 보여준다”며 “이는 오늘날 기독교 선교가 이슬람권에서 복음을 전할 때 단순히 쿠란의 일부 구절을 인용하거나 유사성을 강조하는 방식으로는 효과적인 접근이 될 수 없다는 사실을 일깨워준다. 이슬람 신학 전통의 내적 일관성과 언어 해석 구조에 대한 깊은 이해 없이 복음의 해석과 전달은 결국 표면적 유사성에 머무르거나 오해를 증폭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 박사는 “셋째, 이 논쟁은 오늘날 선교 상황에서 번역 개념이 단지 언어적 작업을 넘어 신학적, 문화적, 해석학적 차원의 전환을 요구함을 보여준다”며 “단어, 개념 하나조차 각 종교 전통 내에서 고유한 의미와 권위를 지니고 있기 때문에 상대의 경전 언어를 빌린다고 해서 그 자체로 선교적 설득력을 갖는 것은 아니며, 오히려 그러한 시도는 철저한 내재적 이해와 해석학적 겸손을 필요로 한다”고 주장했다.

김요한 박사는 “오늘날 다문화적이고 종교다원적인 사회에서 기독교는 더 이상 자신만의 언어로 말할 수 없고, 반드시 타자의 언어와 담론 속에서 자신을 설명하고 변증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이러한 맥락에서 안디옥 바울의 시도는 오늘날 선교적 대화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복음을 오해 없이, 그러나 낯선 언어로 전달해야 하는 선교 상황 속에서 오늘의 기독교인에게 유익한 통찰을 제공한다”며 “이 연구가 이후 보다 실천적이고 대화 지향적인 복음 변증의 방향을 모색하는 기초 자료로 활용되고, 이 논쟁의 치열한 지적 대결과 신학적 상호작용이 오늘날 선교 현장에서 ‘진리의 언어’를 새롭게 모색하는 단초가 되기를 소망한다”고 말했다.

◇유해석 박사 “중세 기독교 신학자들 사례 통해 한국교회 이슬람 선교가 배울 점은...”

유해석 박사는 ‘중세 기독교 신학자들의 이슬람 이해 –레이몬드 룰과 쿠사의 니콜라스 중심으로’를 주제로 강의했다. 유 박사는 중세 스페인 마요르카 출신의 철학자이자 신학자로, 기독교와 이슬람 간의 신학적 대화를 시도하며 무력 대신 학문과 논리를 통해 이슬람 선교에 접근한 레이몬드 룰(Raymond Lull, 1235~1316)과 15세기 유럽의 기독교 신학자이자 철학자로, 종교간 대화와 이슬람 연구에 큰 관심을 보인 쿠사의 니콜라스(Nicolas of Cusa, 1401~1464)를 소개하며, 중세 기독교 신학자들의 이슬람 이해를 설명했다.

유 박사는 “룰과 니콜라스가 활동한 시대는 이슬람의 위협이 실제적으로 존재하는 시기로, 이슬람을 하나의 종교로 보는 관점을 생성하기도 했고, 이슬람을 종교 간 대화의 대상으로 인식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룰과 니콜라스는 기독교 시대의 변증가로, 기독교 신앙을 지켜내려 했다”며 “이슬람에 대한 룰과 니콜라스의 공통적인 관심은 교회 내부적으로는 이슬람에 대한 바른 신학적 평가를 하는 것이었고, 외부적으로는 무슬림의 전도에 있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이들의 노력은 후대 학자들에게 이슬람에 대한 체계적 학문 연구와 이해를 통해 기독교와 이슬람 간 대화의 가능성을 제시하고, 종교 간 학문적 교류의 토대를 제공했다고 평가했다. 유 박사는 “룰과 니콜라스의 삶과 사역은 기독교가 이슬람을 이해하는 과정이 배척보다는 학문적 접근과 대화를 통한 기독교적 사랑을 보여야 할 것과, 이슬람에 대한 올바른 지식을 가져야 할 것, 용기 있게 무슬림 속에서 선교적 삶을 살아야 할 것을 설득력 있게 제안한다”고 말했다.

유해석 박사는 “오늘날 다문화 사회로 진입하며 한국 사회에서 이슬람과의 공존에 대비하는 한국교회의 선교적 노력이 절실히 필요한 때”라며 “‘이슬람에 대한 두려움과 경계’ 또는 ‘무비판적 수용’이라는 이분법적 대응이 아니라, 이슬람에 대한 신학적 이해의 토대 위에 ‘함께 살아야 할 사회 구성원’, 그리고 ‘비기독교적 신앙을 가진 복음전도의 대상’으로의 접근과 교육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진정한 기독교 신앙은 예수의 모범을 따라 이슬람과의 공존을 두려워하지 않고 이웃으로 다가온 무슬림들에게 예수 그리스도의 구원을 전하게 한다”며 “이 시기에 룰과 니콜라스와 같은 중세 기독교 신학자들의 선교신학적 사례는 유익한 지침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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