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대에 한국교회와 선교 환경의 급격한 변화로 기존 선교 활동이 위축되는 상황에서 40~80대 시니어선교의 강점을 살려 한국선교에 활력을 불어넣을 방안이 제시돼 주목받고 있다.

최근 40여 개국 30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비대면 온라인으로 성황리에 열린 ‘시니어선교한국 2020 글로벌 컨퍼런스’에서 시니어선교한국의 실행위원이자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 운영위원인 김영휘 목사(GMS 명예선교사)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시니어선교한국의 과제’에 대해 발제했다. 김 목사는 먼저 “앞으로 3~5년 사이, 이를테면 골든타임에 자기 혁신을 해야만 추락, 도태, 소멸되지 않고 살아남을 수 있다는 긴박한 마음을 가져야 할 때”라며 “다시 말해 어떤 공동체든지 본질의 회복, 존재의 분명한 이유, 혹은 정체성을 통해 차별화를 확실하게 하는 곳만이 영적으로 구약의 ‘남은 자’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니어선교한국
시니어선교한국이 3일 경기 성남 분당에 위치한 본부 사무실에서 유튜브 생방송을 진행하고 있다. ©시니어선교한국

코로나 사태 이후 한국교회와 선교는 어떤 상황을 맞이하고 있을까. 많은 한국교회가 온라인 비대면 예배로 전환하고, 주일성수에 대한 인식 변화 등 다양한 이유로 교회 사역이 위축되는 모양새다. 목회데이터연구소 7월 통계에 따르면, 코로나 상황이 끝난 후 출석교인이 이전과 같이 회복되는데 필요할 것으로 예상하는 기간은 1년(33.3%)이 가장 많았지만, ‘회복하기 어렵다’(18.0%)는 대답이 그다음으로 많았다. 교회의 68.8%는 헌금이 줄었고, 헌금 감소율은 20~30%대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선교사들도 힘든 상황을 겪고 있다. KWMA 5월 통계에 따르면, 선교사들의 약 80%가 선교사역이 위축됐다고 답했으며, 선교사의 41%는 선교비 감소를 경험했다. 또 일시 귀국 선교사 수가 지난 5월 전체 파송 선교사의 약 20%였으나, 현재는 이보다 더 늘어난 것으로 파악된다. 이들 선교사 중 언제 선교현장으로 돌아갈지 알 수 없거나, 다시는 기존 선교현장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이러한 코로나 시대 선교에서 시니어선교의 강점과 특성은 무엇일까. 김영휘 목사는 “△자비량 선교 △기술과 역량 등을 활용한 총체적 선교 △다음세대 선교 △이주민·난민·외국인 유학생·다문화가정 사역 지원 등에서 하나의 대안이 될”이라고 강조했다.

김 목사는 “전반적으로 선교사역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는 선교후원비 감소는 시니어선교사에겐 영향이 많지 않고, 오히려 사역의 강점과 역할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대부분 시니어선교사는 이미 자비량 선교사로 헌신해 왔기 때문이다. 대신 사역 형태의 변화는 요구된다. 김 목사는 “코로나가 진정된 후 시니어선교사들의 단기순회사역팀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현지 사역은 총체적이고 긍휼 사역에 더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또 현장 선교사역이 ‘선교사 중심 사역’에서 ‘현지 종족 중심의 토착적 사역’으로 전환되고, 현지 사역자들의 사역을 돕는 일에 시니어 선교사들도 적극 나설 수 있다고 말했다. 김 목사는 “인간의 모든 삶의 영역에서 다양한 기술과 경험, 역량이 많은 시니어선교사들이 현지 지도력 개발과 양육, 현지인의 삶의 영역과 관련된 총체적 사역에 기여할 수 있는 부분도 많다”며 “이와 함께 현지에 맞는 창의적인 사역의 빌더(builder)로서 역할을 해나갈 수도 있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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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느헤미야 상임총무(오른쪽에서 두 번째)가 컨퍼런스 진행을 하고 있다. ©시니어선교한국

‘다음세대 선교’는 ‘세계 선교’ ‘국내 이주민 선교’ ‘북한 선교’와 함께 시니어선교한국의 4대 사역 분야 중 하나다. 코로나 이후 가정에서의 예배와 신앙 모임, 훈련이 중요해지면서 가정의 어른인 시니어들의 역할도 주목받고 있다. 김영휘 목사는 “한국교회의 미래인 다음세대 신앙교육을 위해 시니어들이 자녀들과의 상호 소통의 문제를 반드시 타개하고, 신앙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 시니어선교사들 가운데 ‘명사 풀’(the distinguished pool)을 조직하여 다음세대를 글로벌 리더로 양육하는 일에 구체적인 관심과 방안을 강구할 것도 요청했다. 다음세대 선교로 이주민들의 자녀 교육, 외국인 유학생 선교에도 관심과 참여를 확대해 나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

‘국내 이주민 선교’ 분야에서는 시니어선교사들이 이주민·난민·외국인 유학생·다문화가정 사역의 안내와 지도 역할을 담당할 수 있다. 김영휘 목사는 “코로나로 해외 선교지로 다시 나가는 경우가 드물거나 어렵게 되어, 국내 250~300만 외국인 선교가 한국선교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며 “개인 참여와 귀국 시니어선교사 공동체 연대조직(네트워크)을 통해 국내에서도 지속적인 선교 헌신의 장에 연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다양한 분야에서의 시니어선교를 위해서는 개인 영성 및 공동체 영성과 본질 회복, 시니어선교 관련 유튜브 콘텐츠 개발 및 홍보 전문화, 일시 귀국 시니어선교사를 위한 디브리핑 및 멤버케어 프로그램 등도 필요하다고 요청했다.

김영휘 목사는 마지막으로 “코로나로 인해 신앙의 본질과 교회 생활의 참 의미가 무엇인지 생각해봐야만 하는 기회가 되었다”며 “신앙이란 결국 구원받는 것만이 아니라, 주님 앞에 가는 날까지 구원받은 자로서 하나님 앞에 어떻게 가치 있게 사는가의 문제로, 이미 ‘이모작 인생’의 가치를 보여주고 있는 시니어선교는 한국선교의 또 하나의 대안이자 강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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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선교한국이 3일 경기 성남 분당에 위치한 본부 사무실에서 유튜브 생방송을 진행하고 있다. ©시니어선교한국

한편, 지난 3~5일까지 열린 이번 시니어선교한국 2020 글로벌 컨퍼런스는 지역 및 해외 시니어선교회 소개, 시니어선교사 간증, 특강, 말씀 등의 프로그램으로 진행됐다. 조용중 KWMA 사무총장과 김영휘 목사가 특강을 전했으며, 박용부 선교사(시니어선교한국 실행위원, 문헌정보학 박사)의 ‘새로운 시대, 새로운 선교’에 대한 짧은 특강도 있었다. 강영기 진토리교회 목사는 두 차례에 걸쳐 말씀을 선포했다. 강 목사는 “여러분이 주님을 정말 알고, 주님을 품는다면 시니어가 아니다. 주님을 내 생명의 근거로 삼고 그분을 섬기려는데 무슨 늙은 자세가 나오겠느냐”라며 “예수님의 부활의 은혜 속에서 생명력이 있고 활기 있는 주님의 증인이 되시기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또 첫날 오프닝에서는 김상복 시니어선교한국 초대 이사장(할렐루야교회 원로목사)이, 마지막 날 파송식에서는 정현구 시니어선교한국 이사장(서울영동교회)이 각각 말씀을 전했다. 파송식에는 총 8유닛 13명의 시니어선교사가 교육, 의료, 복지, 전도, 침술 등의 사역에 참여하기 위해 새롭게 파송됐다. 정현구 이사장은 “산에서 길을 잃었을 때 가까운 봉우리를 찾고 내가 어디에 있는지 알고 방향을 찾아 걸어가야 한다”며 “성경은 하나님 나라라는 최종적 목적지를 명료하게 보여주고 알파에서 오메가에 이르는 역사와 과정을 알려주는 가장 높은 봉우리로, 코로나 상황에서 성경말씀의 봉우리, 신앙 본질의 봉우리로 올라가 그곳에서 보이는 목적지를 다시 한번 확인하고 그곳으로 이르는 길을 찾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또한 “날마다 복음의 본질 안으로 깊이 들어가고 하나님과 깊은 만남으로 나아가야 하며, 이 길로 나아가다 보면 세상 속으로 멀리 나아가는 길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최철희 시니어선교한국 대표는 “한국교회 안에 늘어나는 시니어를 감안하면 앞으로 5~10년 정도가 시니어선교의 전성기가 될 것으로 보이는 중요한 시점에 와 있다”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앞으로 시니어선교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지고 이러한 국면을 돌파할 수 있는 대안을 나눌 수 있어 감사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시니어선교한국은 2020 가을 시니어선교학교도 온라인 비대면으로 개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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