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기독교 독서
아이들의 얼굴과 성격이 다르듯 아이들마다 독서능력은 다르다. ©Unsplash

‘체력은 국력이다’를 강조했던 시기가 있었다. 이제는 ‘국민의 독서능력은 국가경쟁력이다’라고 말하고 싶다. 학부모들과 대화를 하다 보면 가장 많이 듣게 되는 질문 중 하나가 “우리 아이에게 어떤 책을 읽힐까요?”라는 것이다. 그런 학부모를 만나면 질문이 많아진다. 아이에게 지속적인 독서를 하게 하려면 아이에 대한 정보가 많을수록 적합한 수준의 책들을 권할 수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학부모들이 아이의 독서능력에 대한 정보를 가지고 있는 경우는 많지 않다. 자녀들의 수학과 영어의 수준은 대부분 파악하고 있지만, 독서능력은 잘 모른다. 말로는 독서를 강조하지만, 현실에서는 그 중요성이 간과되는 경우가 많아 안타깝다. 모든 공부는 남의 지식을 자신의 것으로 습득하는 데서 시작된다. 따라서 언어와 문장의 이해가 우선 되어야 한다. 이는 독서를 통해서 성장한다.

독서지도를 하는 사람들을 당혹시키는 것 중 하나가 학년별 권장 도서이다. 물론 학년별 권장 도서를 정하는 것이 여러모로 장점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우선 교과서에 일부분만 나온 책을 완독시키겠다는 의도와 학년별 교과과정과 연계시켜서 읽어보았으면 하는 책들로 구성되기 때문에 해당 학년학습에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다 보니 학부모들이 선호하는 것은 당연한 이치이다. 쏟아져 나오는 많은 책 중에 좋은 책을 고르기는 어렵다 보니 전문가의 선정을 믿을 수밖에 없는 현실적인 어려움도 있음을 이해한다.

그러나 어린아이들의 독서능력은 학년으로 구분할 수 없다. 아이들의 얼굴과 성격이 다르듯 아이들마다 독서능력은 다르기 때문이다. 평소에 어떤 책을 좋아하는지, 다독을 하는 아이인지 책 한 권을 읽고 또 읽어 완전히 외워버리는 아이인지, 과학을 좋아하는지 문학을 좋아하는 아이인지 이러한 다양성을 무시하고 학년별 권장 도서로 묶어버린다면 아이들은 독서조차 획일화되어버리고 만다. 심지어 학년별 권장 도서를 선행학습처럼 학년을 높여서 읽혀버리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이런 상황에서 독서가 즐거운 행위라고 할 수 있을까? 즐겁지 않은 독서를 꾸준히 할 수 있을까?

아이들의 책 읽기는 음식을 먹는 것과 같다. 무엇을 먹는지 어떤 음식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관심을 가지는 것처럼 아이의 독서에도 학부모들의 섬세한 관심이 필요하다. 그런 관심과 아이와 함께 공원에 가거나 놀이동산에 가듯이 도서관과 서점에 함께 가는 것이 독서가 생활화되도록 습관을 만들어준다. 또 뷔페에 가면 좋아하는 음식을 알 수 있듯이 도서관과 서점은 아이들의 독서 취향과 독서능력을 확인할 수 있게 해준다.

이쯤에서 우리는 기독교계의 성경과 신앙 서적 읽기에 얼마나 정성을 들였나 살펴볼 필요를 느낀다. 기독교는 아동·청소년 부서를 교회학교라고 부를 정도로 신앙교육에 관심과 정성을 들이고 있다. 성경 읽기를 강조하기는 한다. 그러나 어른들도 완독하기 어려운 성경을 아이들이 읽기 쉬울까? 교회학교의 어느 부서도 신앙서적을 읽는 훈련은 시키지 않는다. 단지 성경 속 이야기를 재미있게 들려주고 어떻게 공과를 진행하느냐에 집중한다. 물론 공과는 앞의 권장도서처럼 잘 만들어지고 중요한 성경 말씀을 어떻게 전달할지에 대한 핵심이 잘 담겨있다.

많은 신학자, 목회자, 믿음의 선배들이 좋은 책들을 써내고 있다. 그러나 그 책들은 읽히지 않고 사장되는 경우가 많아서 안타깝고 아동·청소년은 읽을 만한 책이 없다고 불평을 한다.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기독교인만을 위한 독서교육과 훈련이 먼저 되어야 한다. 세계명작 중 많은 작품은 기독교적 작품이다. 중세시대의 기본 종교 배경의 영향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천로역정’이나 ‘쿼바디스’ 등 드러나는 몇몇의 드러나는 작품 외에는 누구도 신앙인의 관점으로 책을 읽고 이야기하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현대에 나오는 책들을 읽는 자세야 말할 필요가 있겠는가?

노은영 작가
노은영 작가

신앙 서적을 읽히기 위해서도 적당한 기독교적 독서교육이 필요한 이유이다. 따라서 좋은 신앙서적을 찾아내고 아이들 개개인에 맞는 수준의 책을 제시할 수 있는 전문가와 전문가의 양성은 기독교 교육에서 중요한 기둥의 하나이다.

노은영 작가(사회복지학 석사, 청소년 코칭전문가)

※이 칼럼은 매월 두 번째, 네 번째 월요일 오프라인에 게재됩니다.

  • 네이버 블러그 공유하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cdaily.co.kr

- Copyright ⓒ기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