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실업급여 6개월째
또 사상 최대치 경신
IMF·금융위기 때와 유사

13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 수급자격신청 상담창구에서 구직자들이 상담을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정부가 발표한 3월 노동시장 동향에 의하면 지난달 구직급여 신규신청자는 15만 6000명으로 지난해 대비 3만 1000명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업급여 수혜액은 8932억원을 지급해 지난달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7819억원을 크게 뛰어넘었다. ⓒ 뉴시스
과거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 수급자격신청 상담창구에서 구직자들이 상담을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 뉴시스

국내 고용 위기가 심상치 않은 모습이다.

국내 산업의 중추인 제조업 부문의 고용보험 가입자 수가 지난달 역대 최대 감소폭을 기록하고, 실업급여(구직급여) 지급액은 6개월 연속 사상 최대치를 갈아치우면서다.

고용 위기가 지속되면서 일각에선 과거 우리 경제와 고용이 직격탄을 맞은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심각한 상황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11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7월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실업급여 지급액은 1조1885억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4296억원(56.6%) 급증했다. 이는 역대 최대 규모다.

실업급여 지급액은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한 지난 2월 7822억원이 최대 기록이었지만 매월 증가폭을 확대하더니 5월 1조162억원으로 1조원을 돌파하며 6개월째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다.

실업급여는 일정 기간 고용보험에 가입한 사람이 실직했을 때 정부가 실업자의 생계유지나 구직활동을 돕기 위해 일정액을 지원하는 제도다. 실업급여 지급액 급증은 그만큼 일자리를 잃은 이들이 많다는 의미다.

지난달 실업급여 신규 신청자는 11만4000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1만3000명(12.9%) 증가했다. 실업급여 수급자는 73만1000명으로 이 또한 역대 최대 규모였다.

이는 IMF 외환위기,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와 비교하면 매우 높거나 비슷한 수치다.

고용부 통계를 보면 IMF 직후인 1998년 1~12월 실업급여 신규 신청자는 2만~4만4000명에 그쳤다.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1월에는 12만8000명까지 증가했으나 이후 12월까지 6만7000~10만명 수준에서 등락을 오갔다.

고용부는 일단 과거 위기 당시 고용 수치와 현재를 단순 비교하는 것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서명석 고용지원실업급여 과장은 "실업급여 규모(수준) 등이 현재는 많이 늘었기 때문에 1998년이나 2009년과 절대적으로 비교하기는 힘들다"며 "절대 수치를 비교한다는 것은 크게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특히 IMF를 계기로 고용보험 제도가 도입됐고 이후 보장성 부문도 점차 강화된 만큼 이러한 전반적인 상황을 모두 고려해야 한다고 고용부는 설명했다.

다만 실업급여 관련 수치를 전년 대비 증감율로 살펴보면 코로나19로 인한 현재 고용 충격이 다소 큰 것은 사실이다.

두 차례의 금융 위기 중 최근인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를 올해 7월과 비교해보면 2008년 7월 실업급여 지급액은 26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1.0% 증가했다. 올해 7월 전년 대비 지급액 증가폭은 56.6%였다.

글로벌 고용위기 여파가 계속된 2009년 7월 실업급여 지급액은 3900억원으로 전년 대비 50.0%으로 크게 늘기는 했지만, 이 또한 올해 7월과 비교하면 조금 못 미치는 수치다.

10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올해 7월 구직급여 수혜금액은 1조1885억원이다. 수혜자는 73만 1000명, 구직급여 신규 신청자수는 11만4000명으로 나타났다. ⓒ 뉴시스
10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올해 7월 구직급여 수혜금액은 1조1885억원이다. 수혜자는 73만 1000명, 구직급여 신규 신청자수는 11만4000명으로 나타났다. ⓒ 뉴시스

전문가들은 이를 시스템 문제의 금융 위기보다 전례 없는 감염병 위기가 더 심각하다는 방증이라고 진단한다.

금융 위기의 경우 해당 국가의 체질 개선 등을 통해 경제와 고용 위기를 회복할 수 있지만, 전 세계적으로 확산 중인 코로나19에 따른 위기는 특정 국가의 노력만으로 극복하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실제로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제 위기가 IMF 외환위기, 글로벌 금융위기 때의 'V자형' 회복세가 아닌 '나이키형'으로 더딘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특히 제조업을 중심으로 고용 상황이 침체 국면을 벗어나지 못하면서 이 같은 추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제조업 고용보험 가입자는 전년 대비 6만5000명 줄어 IMF 당시인 1998년 1월(9만9500명) 이후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다. 추세적 성장 둔화로 지난해 9월 마이너스로 돌아선 이후 코로나19까지 겹치면서 11개월째 감소폭을 확대했다.

윤정혜 한국고용정보원 고용동향분석 팀장은 "실업급여 부분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취업이 어려우면서 신청률이 증가한 영향이 크다"며 "특히 제조업 고용은 하반기에도 계속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추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고용유지지원금 지원수준 상향과 긴급 고용안정지원금 지급 등을 통해 고용 충격 완충에 나서고 있지만 고용 상황은 여전히 녹록지 않은 모습이다.

이에 정부는 전날 코로나19 여파로 고용 위기를 겪고 있는 여행업과 관광업 등 특별고용지원업종에 대해 고용유지지원금 지급기간을 기존 최대 180일에서 240일로 연장하기로 하는 등 추가 대책을 마련하기도 했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하반기 경기 개선이 불투명한 상황"이라며 "단기적인 땜질 처방이 아닌,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대내외 불확실성 해소와 기업 활력 제고를 위한 정책 수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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