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고소한 전직 비서의 입장이 22일 대독을 통해 공개됐다. 전 비서 A씨는 "그 어떤 편견없이 적법하고 합리적 절차로 진실이 밝혀지길 기다리겠다"고 밝혔다.

전 비서는 이날 오전 서울 모처에서 열린 2차 기자회견에서 이미경 한국성폭력상담소 소장의 대독을 통해 이러한 입장을 전했다.

대독에 따르면 A씨는 "증거로 제출했다가 일주일만에 돌려받은 휴대전화에서 '혼자가 아니다'라는 메시지를 받았다"며 "수치스러워 숨기고 싶고 이야기하고 싶지 않은 아픈 이야기를 꺼내는게 낯설고 미숙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제가) 오랜 시간 고민하고 선택한 길을 응원하는 친구가 있고, 솔직한 감정을 실어 민낯을 보여줌으로써 관계의 새로운 연결고리가 생기는 것에 감사하며 행복하기로 마음을 먹었다"고 밝혔다.

A씨는 "문제를 인식하기까지 오래 걸리고 문제를 제기하기까지는 더 오랜 시간이 걸리는 사건"이라며 박 전 시장의 성추행 의혹을 설명했다.

이어 "(저는) 피해자로 보호받고 싶었고 수사기관과 법정에서 말하고 싶었다"며 "헌법 20조에는 모든 국민이 법률에 의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고 돼있고, 5항에는 형사피해자는 법률이 정하는 바에 따라 재판절차에서 사건을 진술할 수 있다"고 말했다.

A씨는 "또 32조 3항의 근로조건 기준은 인간의 존엄성을 보장하게 법률로 정하고 있다"며 "여자의 근로는 특별한 보호를 받으며 고용과 임금 등 근로조건에서 부당한 차별을 받지 않는다고 돼있다"고 했다.

그는 "저는 기다리겠다"며 "그 어떤 편견도 없이 적법하고 합리적인 절차에 따라 과정이 논점을 흐리지 않게 진실이 밝혀지길, 밝혀진 진실에 함께 집중해주시기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한편 A씨 측 김재련 변호사는 이날 2차 기자회견에서 피해자가 피해사실을 인사담당자에게 말했지만 오히려 외면당하고 회유성 발언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김 변호사는 피해자가 4년 동안 인사담당자를 포함한 20여명에 가까운 사람들에게 고충을 호소했다고 했다. 비서로 근무하면서 호소한 사람은 17명, 다른 부서로 자리를 옮긴 뒤에도 3명에게 피해사실을 털어놨다는 것이다.

고미경 한국여성의전화 상임 대표는 이 자리에서 "지금 피해자에게 가장 고통스러운 것은 일면식도 없는 사람들의 댓글이 아니다"라며 "(성추행) 사건을 직간접적으로 아는 20여명의 동료가 사건을 은폐하고 왜곡, 축소하는데 가담한 것"이라고 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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