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출입명부 QR코드
국내 한 교회에 ‘QR코드 안내소’라고 적힌 표지판이 서 있다.

정부가 교회가 준수해야 할 방역수칙을 강화하면서 ‘전자출입명부’ 시스템, 소위 ‘QR코드’ 도입을 교회에 의무화 해 논란이 되고 있다. 이를 통해 수집한 정보를 암호화 하고 분산해 관리한다고 하지만, 정부가 개인의 종교를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교계가 우려하고 있다.

최근 일부 지자체는 이 같은 방침을 관내 교회에 공문으로 안내한 것으로 알려졌다. 요점은 지난 10일 오후 6시부터 교회가 전자출입명부 의무적용 시설로 지정되었기에 협조해 달라는 것이다. 다만 이달 말까지를 계도기간으로 정했다.

정부에 따르면 수집된 개인정보는 암호화 되어 QR 발급회사와 보건복지부 산하 준정부기관인 한국사회보장정보원에 분산 저장된다. 정부는 “해당 기관의 정보만으로는 이용자의 동선 파악 등이 불가능하다”고 했다.

단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시 감염병예방법을 통해 개인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질병관리본부만이 이들 두 개 기관에 분산 보관된 암호화 된 정보를 묶을 수 있으며, 개인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개인정보 보관 기간은 4주.

고위험시설 지정 이력 없는데 의무화한 곳은 교회 뿐
적용 예외적 상황 있지만, 해당 않는다면 반드시 써야
그래도 원치 않을시 유일한 선택은 교회에 안 가는 것

물론 이런 방법을 통한 개인정보 수집은 개인의 정보제공 동의 하에 진행된다. QR코드 사용 여부를 스스로 선택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그러나 교회에서 예배를 드리려면, 설사 정보제공이 내키지 않아도 그것에 동의하고 QR코드를 써야 교회에 출입할 수 있다.

정부가 제시하는 QR코드를 쓰지 않고 교회에서 예배를 드릴 수 있는 방법도 있긴 하다. 교회 자체적으로 이미 그와 같은 시스템을 구축해 사용하고 있거나, 통신 곤란 등 지자체장이 특별한 사유로 인정한 경우다. 후자는 그야말로 불가피한 경우에 해당한다. 단순히 ‘개인정보를 제공하기 싫다’는 것은 인정되지 않는다.

한기채 목사(기성 총회장)는 최근 주일예배 설교에서 “스마트폰 앱으로 (교회) 출결체크를 할 수 있다. 이전에는 QR코드도 할 수 있게 했는데, 국가에서 정보를 관리하는 것을 꺼리는 분이 계셔서…”라고 했다.

다시 말해 자체적으로 전자출입명부를 구축하기 어려운 여건의 교회라면, 이 교회의 교인들은 교회에서 예배를 드리기 위해 불가피한 경우가 아닌한, 단지 꺼려진다는 이유만으로는 QR코드를 거부할 수 없다.

전자출입명부 QR코드
대구광역시 수성구가 최근 관내 교회에 보낸 공문. 교회가 전자출입명부 의무적용 시설로 지정됐음을 알리고 있다.

또 이렇게 수집된 개인정보는 4주 간 보관되다 이후엔 폐기되는데, 만약 그 4주 사이 다시 교회에서 예배를 드렸다면 그 시점에 보관기간은 갱신된다. 결국 매주 교회에서 예배를 드린다면, 4주 간의 보관기간은 사실상 의미가 없는 셈이다.

현재 정부에 의해 전자출입명부 시스템 도입이 의무화된 곳은 교회를 제외하면, 전국 단위든 혹은 일부 지자체에 국한됐든, 나머지는 모두 이전에 고위험시설로 지정된 적이 있거나 현재 지정되어 있는 곳들이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교회가 고위험시설로 지정되지 않았음에도 전자출입명부 시스템 도입이 의무화된 것에 대해 “고위험시설은 아니지만 다중이용시설이고 사람들이 굉장히 많이 오고 몇 시에 누가 (교회에) 갔는지 쉽게 알기 어려워 QR코드를 도입하게 됐다”고 밝혔다.

“교회에서의 예배, 누군가에겐 필수불가결
3자에 정보제공 싫어도 QR코드 쓸 수밖에
이럴 경우 과연 자발적 동의로 볼 수 있나?
신앙 외부 표명, 강제받지 않을 자유 있어”

이에 대해 교계 한 관계자는 “고위험시설로 지정된 곳들 대부분은 유흥업소 등으로 우리 삶에서 반드시 있어야 할 필수불가결한 장소는 사실 아니다. 그렇기에 전자출입명부 시스템이 도입된다 해도 출입하지 않거나, 했다 해도 그후 4주간 다시 가지 않으면 개인정보에 대한 우려는 없다”며 “그러나 교회에서 예배를 드리는 것은 누군가에겐 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일 수 있다”고 했다.

그는 “결국 제3자에 개인정보를 제공하는 것에 대한 우려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어쩔 수 없이 교회에 가는 이들이 있을텐데, 이런 경우 형식상 QR코드를 썼다 해서 이를 자발적 정보제공 동의로 볼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결국 교회에 전자출입명부 시스템 도입을 의무화한 것은 정부가 사실상 개인의 선택권을 박탈하고 개인정보 제공을 강요한 것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권우현 변호사(법무법인 추양가을햇살)는 QR코드를 사용한 전자출입명부제의 위험성에 대해 ”신앙의 자유는 헌법상 보장된 최고의 기본권으로 여기에는 소극적 신앙고백의 자유, 즉 신앙을 외부에 표명하는 것을 강제받지 않을 자유가 포함된다”며 “(그러나) 전자출입명부제를 통해 어느 교회에, 언제, 얼마 동안 체류하였는지 확인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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