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연 이상원 교수 프란시스쉐퍼 강의
이상원 교수가 특강하고 있다. ©노형구 기자

성산생명윤리연구소(소장 이명진)가 주최하는 ‘이상원 교수의 프란시스 쉐퍼 특강’이 11일 오후 서울역 공항철도 회의실에서 열렸다. 이 특강은 이날을 시작으로 오는 11월 14일까지 매월 둘째주 토요일마다 열릴 예정이다.

이날 ‘프란시스 쉐퍼 약전: 사상과 실천이 함께 하는 삶’이라는 제목으로 특강한 이 교수는 “쉐퍼의 사역 초·중기는 기독교 진리에 대한 이론적 변증에 주력했었다. 사역 후기에는 낙태, 영아살해, 안락사, 환경오염 등의 왜곡된 전체주의적 정치체제를 적극적으로 비판하고 여기에 항의했다”며 “쉐퍼는 ‘진리는 말을 통해 증거 돼야 하며 나아가 삶의 모든 영역에서 실천돼야 한다’는 신념을 견지했다”고 했다.

이 교수는 “쉐퍼는 고등학교 때 철학서들을 읽어도 인생의 문제에 대한 해답을 얻지 못했다. 오히려 의문이 더 많이 생겼다”며 “당시 그는 자유주의 영향 아래 있던 제일장로교회에 출석해서 설교를 들었지만 인생의 문제에 대한 해답을 얻을 수가 없었다. 결국 그는 불가지론자(agnostic)가 되었다. 쉐퍼는 교회가 제시하는 성경 해석 안에 계몽주의로부터 시작된 자율적 철학이 담겨 있었기 때문이라고 했다”고 했다.

이어 “이후 1930년, 18세가 된 쉐퍼는 6개월 동안 성경 통독을 끝냈다. 그는 인생과 세계의 문제들이 성경이 제시하는 통일된 사상 체계에 의해 실타래 풀리듯 해결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며 “쉐퍼는 복음적 기독교인의 길을 걷기로 했다. 그는 1935년에 정통 개혁주의 신학교인 웨스트민스터 신학교(Westminster Theological Seminary)에 입학하게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레샴 메첸(Gresham Machen)이 설립한 이 학교는 1937년 천년왕국에 대한 해석과 금주 문제로 두 진영으로 갈라섰다. 페이스 신학교와 성경장로교가 설립되면서 쉐퍼는 이듬해 1회 졸업생이 됐다”며 “그는 자유주의에 물든 프린스턴 신학교로부터 웨스트민스터 신학교가 분열되어 나온 것에는 이의가 없었다. 하지만 웨스트민스터 신학교와 페이스 신학교의 분열은 정통주의적 입장을 가진 사람들이 상대방에 대한 사랑이 결핍됐기에 사소한 입장의 차이를 용납하지 못한 결과라고 봤다”고 했다.

또 “47년 여름부터 유럽에 건너간 쉐퍼는 당대 신정통주의를 목도하고 이와 싸우기로 결심했다. 그는 세계교회협의회(WCC)가 창립을 준비하고 있고 라인홀드 니버(Reinhold Niebhur)가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니버의 강의를 듣고 쉐퍼는 신정통주의가 자유주의 신학을 비판하면서도 ‘성경 기록에는 역사적으로나 과학적으로 오류가 있다’고 주장하는 고등비평을 받아들이며 성경의 초자연적인 사건을 신화라고 주장한 사실에 주목했다”고 했다.

이 교수는 “1950년 제네바에서 열린 국제기독교연합회에서도 쉐퍼는 칼 바르트 신학을 비판했다”며 “바르트는 고등비평의 관점에서 창세기 1-3장을 신화로 간주하고 에덴동산이 역사적으로 실제로 있었던 장소가 아닐지라도 인간이 어떻게 죄인이 됐는지를 설명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쉐퍼는 역사적 진리와 종교적 진리를 서로 무관한 것으로 구분한 칼 바르트 신학이 잘못됐다고 비판했다”고 했다.

그는 “쉐퍼가 직면했던 문제는 하나님이 살아 계신다는 것이 ‘실재’, 곧 ‘사실’인가라는 것”이라며 “하나님이 살아 계신다면 하나님은 삶의 모든 영역에 관계해야 하고, 그분을 예배하고 경배해야할 뿐만 아니라 순종해야 마땅하다. 쉐퍼는 그리스도인의 삶이란 하나님의 초자연적인 실재, 곧 성령의 현존하는 능력 안에서 자기를 죽이며 사랑의 실천을 통해서 인격적 관계를 회복해 가는 삶이라고 봤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런 현실 속에서 쉐퍼는 참된 교회란 역사적 기독교가 말하는 교리적 진리를 타협함 없이 견지하면서 동시에 사랑을 실천하는 공동체가 돼야 한다는 교회 윤리를 구상하게 된다”며 쉐퍼가 진행했던 라브리 사역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쉐퍼가 스위스에서 라브리 사역을 준비하면서 재정적 문제, 종교적 추방명령을 겪었다. 하지만 그는 기도로서 하나님의 기적적인 해결을 경험했다. ‘하나님이 살아계심’을 몸소 확신했던 것”이라며 ”마침내 쉐퍼 부부는 라브리의 4대 운영원칙을 정했다. 첫째, 재정적, 물질적 필요에 대하여 사람들에게 후원금을 요청하지 않고 기도로 하나님께만 알린다. 둘째, 하나님께서 스스로 택한 사람들만 오게 하고 나머지는 가까이 오지 못하게 하도록 기도한다. 셋째, 인위적으로 미래를 계획하지 않고 하나님이 일을 계획하시고 그 계획을 펼쳐 보여 주시도록 기도한다. 넷째, 일상적인 통로로 간사를 간청하지 않고 하나님께서 스스로 택하신 간사를 보내 주시도록 기도한다는 것”이라고 했다.

성과연 이상원 교수 프란시스쉐퍼 강의
©노형구 기자

그러면서 “라브리에 온 사람들은 철학과 신앙은 별개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았다. 철학은 6일을 위한 것이고 신앙은 일요일을 위한 것이라고 생각하며 양자를 연결시키지 않았다”며 “그러나 이들이 라브리를 떠날 때는 철학과 신앙이 통합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나아가 기독교적 세계관이 모든 삶의 영역들과 관련 있고 다른 세계관의 장·단점을 분별할 수 있는 안목을 준다는 사실도 깨달았다”고 했다.

이 교수는 “리브리 사역을 통해 변화되고 기독교 변증에 헌신한 많은 사람들이 있다. 오스 귀네스(Os Guinness), 낸시 피어시(Nancy Pearcey), 윌리엄 에드가(William Edgar) 등”이라며 “65년과 67년 사이에는 미국에서 강연 요청이 쇄도하여 하버드와 매사추세스 공과대학, 휘튼 칼리지, 카버넌트 신학교, 웨스트몬트 칼리지, 칼빈 칼리지에서의 강의 등이 진행됐다. 쉐퍼는 현대문화가 포스트모더니즘에 장악될 것을 일찍이 예고했다. 그리고 현대문화가 제기하는 문제들에 대해 역사적 기독교가 제시하는 세계관만이 해결책임을 설파했다”고 했다.

특히 “쉐퍼는 자신이 기독교를 변증하는 목적은 두 가지에 제한되어 있음을 분명히 했다. 하나는 사람들을 구원자인 그리스도께 인도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그리스도인이 된 다음에 삶의 모든 영역에서 그리스도의 주권을 인정하게 하는 것”이라며 “쉐퍼는 기독교에 대한 궁극적이고 가장 설득력 있는 변증은 논리적인 것보다 사랑의 중시임을 항상 잊지 않았다”고 했다.

이 교수는 1960년대 후반부터 쉐퍼의 사역이 사회·윤리적 실천 운동으로 전환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는 “쉐퍼는 1973년 연방대법원이 내린 ‘로우 대 웨이드’ 낙태허용 판결로 사회적 실천 운동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그는 낙태허용 판결의 배후에 유물론적인 인본주의 가치관이 자리 잡고 있다고 생각했다. 이는 인간 생명을 존중하는 태도를 끊임없이 위협하고 있다고 쉐퍼가 판단한 것”이라며 “쉐퍼는 인본주의적 유물론 세계관이 정부와 법을 도구로 목적을 달성하고자 한다는 사실을 절감했다. 그는 소수의 정치적이고 기술적인 엘리트에 의해 조작된 다수의 의지가 법으로 관철될 위험을 우려했다. 그 결과 인간 생명이 파괴되는 입법이 이루어지고 정부는 독재 정치화될 위험에 노출됐다고 진단 한다”고 했다.

이어 “쉐퍼는 만일 정부의 정책과 행동이 법에 어긋난다고 판단되면 기독교인들은 힘의 행사를 포함한 시민불복종까지도 불사해야 한다고 했다”며 “그는 상대주의가 지배하는 시대에 성경이 가르치는 근본원리와 배치되는 사안들에 대하여 혁명적으로 선을 긋고 대항하여 굳게 맞설만한 용기가 없다면 훗날 역사가들은 복음주의 기관들이 하버드, 예일, 유니온 신학교가 걸었던 길을 걷고 그리스도의 대의를 영원히 상실했던 시기로 기억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쉐퍼는 하나님의 살아계심이 믿는 자들의 모든 삶의 영역 안에서 드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개인의 경건은 물론 교회를 통해서도, 그리고 사회적 삶의 영역에서도 드러나야 한다는 것”이라며 “교회는 사랑의 실천을 중시해야 함을 강조한 것, 낙태반대 운동에 뛰어든 것, 하나님의 뜻과 법에 어긋나는 방법으로 통치하는 정부에 대한 시민 불복종 운동을 강조한 것 등은 모두 하나님의 살아계심을 삶의 모든 영역에서 드러내야 한다는 신념”이라고 했다.

한편, 이상원 교수는 강의 도중 최근 발의된 차별금지법안에 대해 “‘동성애 차별금지’를 논리적으로 표현만 바꾸자면 ‘타 종교 차별금지’가 될 수 있다”며 “만일 ‘기독교에만 구원이 있다’고 말한다면 타종교인은 ‘기분이 나쁘다’며 차별 행위로 시정을 요구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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