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 사역의 연속성, 축적한 타문화권의 언어와 지식·경험의 활용, 선교 재정 후원과 자녀 교육, 건강과 체력 등.... 중국과 인도 등에서 입국 거절, 추방 등으로 비자발적 선교지 철수를 한 선교사들이 다음 사역지 혹은 다음 사역을 선택하고 준비하는데 고려해야 할 사항들이다.

지난 수년간 비자발적 철수 선교사가 대거 늘면서 다음 사역을 준비하기 위한 정보와 원리, 방향성과 핵심 요소를 나누기 위해 최근 '다음 사역 준비 세미나'가 열렸다. 이번 행사를 주관한 아세아연합신학대학교(ACTS) 네팔선교연구원의 김한성 ACTS 교수는 다음 사역 준비를 위해 점검해야 할 11가지 요소를 소개했다. 김 교수는 이날 '비자발적 철수 선교사'의 또 다른 표현인 '하나님이 재배치하는 선교사(하재선)'를 소개하며 "결국 '하나님의 신비로운 인도'와 '선교사의 고민' 속에서 다음 사역은 어디에서 무엇을 할지 답이 나올 것"이라며 "선하신 하나님께서 하나님의 방법으로 '하재선'을 인도하실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 사역 준비 세미나
김한성 교수는 “비자발적 철수 선교사는 새로운 사역지에서 이전 사역의 경험을 바탕으로 짧은 시간에 몇 배 더 많은 사역을 할 가능성도 충분히 있으므로, 고려 사항을 잘 점검하며 다음 사역을 준비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지희 기자

김한성 교수는 다음 사역을 준비하는 선교사들이 고려할 수 있는 11가지 요소가 있으며, 이는 크게 4영역으로 구분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아래의 ①~④는 '사역 영역'(1영역), ⑤~⑧은 '점검 영역'(2영역), ⑨는 '미래 영역'(3영역), ⑩~⑪은 '하나님의 뜻'(4영역)이다.

①재배치가 임시적인가, 항구적인가?=김한성 교수는 "적지 않은 비자발적 철수 선교사가 3~5년 뒤 이전 사역지로 복귀하기를 희망한다. 혹은 이전 사역에 마침표를 찍고 재배치를 항구적으로 추구할 수 있다"며 △왜 이전 사역지로 복귀하려는가 △3~5년 뒤 이전 사역지에 재입국해 장기 거주 가능한가 △3~5년 뒤 선교사 자신과 선교지 사람들과 예전처럼 살며 사역이 가능한가 △재배치를 임시적 조치로 할 경우, 다른 사역의 보조 사역자로 사역할 의사가 있는가 등의 질문을 던져볼 것을 제안했다.

②언어와 문화를 새로 배울 필요가 있는가?=언어와 문화는 새로운 선교지 선택에서 매우 중요하게 고려되는데, 김 교수는 "언어와 문화가 유사해도 배움과 적응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중국인과 동남아 중국인의 문화가 다르다"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과거 언어와 문화를 배울 때 긍정적인·부정적인 경험은 무엇인가 △중국에서 동남아 화교권으로 가면 현지어를 배우고 사용하지 않아도 되는가 △유사 언어와 문화권으로 가더라도 여전히 언어와 문화 학습이 필요하다는 지적에 어떻게 생각하는가 △새 언어를 배우는 것이 재배치 이후 사역의 돌파구를 제공할 가능성이 있는가 등의 질문을 던졌다.

③사역 대상과 사역 내용 중에서 어느 것을 선택할 것인가?=김한성 교수는 "다음 사역지와 사역 내용을 선택하고 준비할 때 사역 내용은 새로운 것으로 선택할 수 있는지, 새로운 지역에서 잘하는 사역을 새롭게 시작할 것인지 고려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어느 곳에서 무슨 사역을 하든지 이전 사역지와 사역과는 기대보다 많이 다르기 쉬워, 충분한 고민과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사역 대상이 바뀔 경우 언어와 문화를 새롭게 배워야 하기 때문인가 △사역 대상은 유지한 채 사역 내용을 바꿔 효과적으로 사역할 수 있는가 △사역 대상에서 사역 내용으로 초점을 전환할 경우 재배치의 선택이 넓어지는가 △자타가 인정하는 의료·복지·교육·제자훈련·전도 등의 사역 내용이 있는가 △자신의 전문 분야로 개발하고 싶은 사역 내용이 있는가 △새 사역 후보지의 필요는 무엇이고 자신에게 그것을 채울 능력이 있는가 △새로운 선교지에서 무엇을 새롭게 시작하고 무엇을 재활용해서 사용할 것인가 등을 질문해볼 것을 제안했다.

다음 사역 준비 세미나
‘다음 사역 준비 세미나’ 발표자들과 일부 참석 선교사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 세 번째부터 발표자 안드레 선교사, 김한성 ACTS 교수, 김진대 KCMS 사무총장. ©ACTS 네팔선교연구원

 ④동료 선교사와의 관계를 어떻게 형성할 것인가?=김 교수는 "비자발적 철수 선교사들이 새로운 선교지로 재배치되면 그 지역 선교사들과 관계를 맺는데 새로운 현상이 발생한다"며 "어느 교단 선교부는 '하재선'만의 지역 선교부를 결성하라고 하고, 어느 곳에서는 기존 선교사들의 텃세 아닌 텃세에 직면하기도 한다. 경력 선교사이지만 재배치된 지역에서는 초임이기 때문"이라며, △자신은 수평적 관계를 지향하는가, 수직적 관계를 지향하는가 △자신보다 젊고 선교 경력이 짧은 선교사를 존중할 수 있는가 △이전 선교지에서 자신보다 나이 많은 후배 선교사와 어떻게 교류했는가 △이전 사역지에서 시니어(경력) 선교사였으나 재배치 지역에서는 시니어(장년, 실버) 선교사로 보일 수 있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등의 질문을 던졌다.

⑤자녀 교육에서 고려할 사항이 무엇인가?=김 교수는 "비자발적 철수가 학령기 선교사 자녀 교육에 차질을 줄 수 있다"며 "대입 관련 변수로 작용할 수도 있고, 선교사 자녀들의 정서와 친구 관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사역은 은퇴가 있지만 자녀와는 끊어질 수 없으므로 자녀의 웰빙과 입장을 충분히 고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미성년 자녀가 있는가 △미성년 자녀의 정서·사교·학업 필요는 무엇인가 △미성년 자녀들의 부모의 돌봄과 도움이 얼마나 필요한가 △미성년 자녀들이 성인이 될 때까지 어떤 도움이 필요하다고 전망하는가 등을 질문했다.

⑥자신의 건강과 체력을 어떻게 평가하는가?=김한성 교수는 "다수의 비자발적 철수 선교사의 나이는 중년으로, 고혈압과 혈당 등 건강에 이상이 생기기 시작하고 타이트한 일정과 잦은 여행을 수행하기에는 체력의 문제가 있을 수 있다"며 "건강과 체력을 고려하지 않은 채로 사역하다가 선교사 본인이 어려움을 겪을 수 있고, 더 나아가 후원하는 교회와 성도들에게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최근 건강 검진 결과를 바탕으로 무슨 건강관리가 필요한가 △건강관리에 필요한 의료시설이 사역지에 있는가. 혹은, 신앙적 이유로 건강은 챙길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가 △체력 관리는 어느 정도 하고 있으며, 선택한 선교지·사역을 살며 사역하는 데 지장이 없겠는가 △비자, 사역 등의 이유로 이동·여행을 자주 하는 것을 5년 뒤, 10년 뒤에도 지장 없이 할 수 있는가 등을 질문해볼 것을 제안했다.

⑦비자 획득 방법과 유지는 어떻게 할 것인가?=인도와 중국에서만 선교사 비자 취득과 체류가 어려워진 것이 아니기 때문에 김 교수는 "장기적으로, 안정적으로 외국에서 거주하기 위해 비자 목적의 활동을 성실히 하는 것이 점점 더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강조했다. 이에 △이전 사역지에서 어떻게 비자를 취득했는가 △후보 선교지의 비즈니스 비자, NGO 비자, 은퇴자 비자, 동반 비자 등의 조건은 무엇인가 △재배치 지역에서 비자 획득에 필요한 조치들이 무엇인가 △비즈니스 선교(BAM)에 대한 기초적 지식을 가지고 있는가 △현지 교단과 협력할 방법이 있는가 △현지 변호사와 면담하거나 현지 출입국 관리소를 방문해 보았는가 △비자 취득을 위해 지금부터 여기에서 준비해야 할 것은 무엇인가 등을 질문해볼 것을 요청했다.

⑧선교 재정의 수입과 지출은 어떻게 예상하는가?=선교사의 안정적 사역과 생활을 위해 선교 재정 준비도 꼭 필요하다. 김 교수는 "선교 재정을 효과적으로 관리하지 않으면 가족의 불편뿐 아니라 사역의 지장도 초래할 수 있다"며 △현재까지 대체로 선교 재정(생활비)은 충분했는가. 혹시, 개선할 부분이 있다면 무엇인가 △이전 사역지와 재배치 지역의 지출이 감소, 유사,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는가. 그 근거는 무엇인가 △현재 파송·후원 교회와 개인들이 가깝고 의사소통이 충분한가 △선교 재정 모금을 더 할 필요가 있는가 등의 질문을 해볼 것을 제안했다.

다음 사역 준비 세미나
ACTS 네팔선교연구원이 주관하고 한국위기관리재단이 주최하는 ‘다음 사역 준비 세미나’ 모습. 김진대 사무총장이 선교사 재배치와 관련된 위기관리 사항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ACTS 네팔선교연구원

 ⑨은퇴 계획은 무엇인가?(은퇴 준비의 육하원칙)=김한성 교수는 "많은 '하재선'이 구체적인 은퇴 계획을 안 한다. 현재 생활과 사역을 위해 자원의 대부분을 사용하고 있어 은퇴를 준비할 수 있는 여력이 당장 없다고 느끼며 은퇴 계획을 미루는 이들도 있다"며 "계획과 준비가 없는 은퇴는 그 충격이 엄청날 것이지만, 평소 은퇴 계획과 마음의 준비를 약간이라도 한다면, 은퇴 시 심리적 충격은 크지 않고 어느 정도 적절한 대처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은퇴를 언제 하고 어디에서 살 것인가. 소속 단체의 은퇴 연령은 몇 세인가 △은퇴 뒤에 무엇을 하며 살 것인가 △연금·저축·주택 등 은퇴 후 '의식주통교'(의식주, 통신, 교통)의 대책은 무엇인가 △재배치 사역지 혹은 사역과 은퇴 준비가 어느 점에서 상호 연관되는가 등을 질문해볼 것을 제안했다.

⑩현지의 필요를 충족하는가?(하나님의 뜻은 무엇인가?)=김한성 교수는 "하나님께서 사랑하시는 선교사를 비자발적 철수로 선교지를 이임하도록 허락하시는 뜻은 무엇일까. 또 하나님의 선교사 재배치의 마음을 어떻게 헤아릴 수 있고 순종할 수 있는가"라며 △처음 선교지에 갈 때 하나님의 부르심은 무엇이었고, 현재 무엇인가 △비자발적 철수가 사도행전 9장, 16장은 아닌가 등의 질문을 던졌다.

⑪파송·후원 교회와 소속 선교단체의 재배치 정책이 무엇인가?=김 교수는 파송교회, 후원교회, 선교단체의 재배치 정책을 고려하여 △선교사 재배치 정책의 내용이 무엇인가 △재배치 정책이 없다면 원칙과 원리는 무엇인가 △교회의 입장과 상황은 무엇인가 △선교단체의 이사회가 선교사 재배치에 대한 이해와 방향은 무엇인가 등을 질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하재선'이 본국에서 할 일은 '따라잡기, 재교육, 동역자 개발·후원 발굴'

김한성 교수는 선교지에 있으면서 뒤처졌던 것을 따라잡는 것도 '사역'이라며 "선교지의 관점이 아닌 새로운 관점으로 보려고 노력하고, 한국 사회·교회·선교, 세계 선교·국제 정치·국제 경제 등 기초적인 6가지 영역, 하나님의 일과 세계 기독교의 변화 등을 파악할 것"을 제안했다. 또 "의사나 조종사, 교사도 재교육, 연수교육이 있듯 '하재선'도 재교육을 통해 이론의 점검 등을 받으며, 파송·후원교회, 개인 재정 동역자들에게 이전 사역을 동역한 것에 대해 감사하고 이전 사역을 정리해 보고하여 공로를 나누며, 다음 사역 준비의 일과를 나눌 것"을 요청했다.

김 교수는 "비자발적 철수는 은퇴와 유사하므로, 은퇴에 대해 고려하는 기회로 삼아도 된다"며 "한국 선교사 2만8천여 명 중 60대 이상 선교사가 약 16%(4,446명), 50대 이상 선교사가 23%(6,522명)로, 이 많은 선교사의 은퇴 후의 삶을 한국교회가 감당하기 어려우므로 한국교회의 도움을 기대하지 않는 편이 나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므로 의식주, 통신, 교통, 주택청약(영구임대주택 청약 자격), 도시형생활주택, 국민 연금 등 여러 필요에 대한 준비가 필요하고, 인생 주기와 사역 전환을 연동하여 돌아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다음 사역 준비 세미나
이날 다음 사역 준비 세미나에는 20여 명의 선교사들이 참여했다. ©이지희 기자

다음 사역 위한 재정 모금 준비는 어떻게 하나

김한성 교수는 다음 사역 재정 모금의 중요한 두 가지 요소로 '파송·후원 교회와 성도와 의사소통' '동역자(파송 후원 교회와 성도) 일으키기'를 꼽았다. 그는 "선교 재정 모금의 실마리는 선교의 공공성을 공감하고 수용하고 실천할 때 찾을 수 있다"며 "△선교는 하나님의 일이며 △지역교회와 여러 성도가 기도와 재정으로 선교를 같이 하며 △하나님이 선교사를 불렀고 △선교사는 자신의 인생을 하나님께 드린 큰 헌신을 한 것임을 믿고 실천한다면, 모금은 나와 내 사역을 도우라는 말이 아니라 하나님의 일을 같이 하자고 제안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죠지 뮬러와 허드슨 테일러가 '믿음 선교'를 말했지만, 이들은 설교와 편지, 입소문으로 하나님의 선교를 전하며 사람들과 엄청나게 소통했다"며 "모금은 충분한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하다. 선교 재정 모금을 위해 △왜?=하나님의 일이고, 하나님이 우리에게 맡긴 일이기 때문에 △무엇을?=선교지와 선교 사역을 하나님의 관점에서 △누구와?=파송·후원 교회, 개인 성도들, 몇 명의 다른 지역 선교사들에게 △언제?=온·오프라인에서 △어떻게?=페이스북·카카오톡·기도편지·사역 보고 등을 통해 커뮤니케이션하는 것에 대해 질문해볼 것"을 요청했다.

김한성 교수는 특히 "이전 사역의 마무리는 이전 사역을 후원한 교회와 성도들과 함께 나누는 것도 포함한다"며 "비자발적 철수는 선교사만큼은 아니어도 후원교회, 성도들에게 충격이고 당황스러운 일로, 몇 년 동안 무슨 사역을 하여 하나님께서 어떻게 역사하셨고 후원 교회와 성도들의 기도와 재정이 무슨 열매를 맺었는지 말해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고 나서 "하나님이 함께 부르신 동역자들을 찾기 위해 사람들을 만나고, 재정 후원자가 아닌 현장 동료 선교사나 프로젝트를 같이 하는 선교사처럼 재정 동역자를 대할 것"을 제안했다.

그는 "비자발적 철수는 선교사들이 경험하지만, 다른 사람들도 유사한 경험을 한다. 직장인들은 권고사직, 명예퇴직, 은퇴를 경험하고, 자영업자들은 원치 않는 폐업을, 운동선수나 군인은 부상 때문에 운동을 포기하거나 군 제대를 하고 학생 중에는 경제 문제 등으로 학업을 중단하는 이들도 있다. 선교사 중에도 건강, 가정 문제로 비자발적 철수를 하기도 한다"며 "그러나 또 '하재선'은 새로운 사역지에서 이전 사역의 경험을 바탕으로 짧은 시간에 몇 배 더 많은 사역을 할 가능성도 충분히 있으므로, 다음 사역 준비(다.사.준)에 필요한 고려 사항들을 점검하며 하나님께서 '다.사.준' 것들을 신뢰하자"고 당부했다.

한편, 이번 세미나는 ACTS 네팔선교연구원이 주관하고 한국위기관리재단(KCMS)이 주최했다. 안드레 선교사(GBT, GMS), 김한성 ACTS 교수, 김진대 KCMS 사무총장 등이 비자발적 철수 경험과 재배치 사역 준비 시 고려할 사항, 위기관리 사항, 재배치 사역을 위한 재정모금 원리와 방법 등을 강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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