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은경 선교사
태국 교육부는 한국어를 대학입학시험 제2외국어 과목으로 채택했으며, 2018년 기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학생이 한국어를 배우는 국가로 나타났다. 2018년 전 세계에 한국어를 배우는 총 13만여 명 중 약 4만 명이 태국 학생이었다. ©곽은경 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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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 목적으로 개발한 ‘쉬운 한국어 교재’를 사용하여 작년 여름 진행한 태국 한국어캠프 사역 모습. ©곽은경 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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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 목적으로 개발한 ‘쉬운 한국어 교재’를 사용하여 작년 여름 진행한 태국 한국어캠프 사역 모습. ©곽은경 선교사

우리나라 교육부에 따르면, 2019년 말 기준으로 전 세계 30개국 1,635개의 초‧중등학교에서 14만5천 명의 학생이 한국어를 교육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는 지난 2월 2022년까지 40개국 2,000개교에 한국어반 개설 및 한국어 교재·교과서 개발을 추진하는 계획안을 발표했다. 올해는 한국어 신규 채택을 희망한 과테말라, 덴마크, 라트비아, 르완다, 스리랑카, 아프가니스탄, 체코, 터키 등 8개국과 한국어 시범 운영을 희망한 미얀마, 라오스, 캄보디아, 투르크메니스탄 등 4개국을 중심으로 지원을 확대한다고 밝혔다.

한류 열풍과 함께 한국어 교육에 대한 수요도 급증하면서 한국어를 초‧중‧고등 정규 교육과정의 제2외국어나 선택과목으로 채택하는 국가가 늘고 있다. 현지 교육부에서 한국어를 대학입시 선택과목으로 채택한 국가도 미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프랑스, 일본, 태국, 터키, 필리핀,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인도 등 12개국이다.

이처럼 각국에서 한국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한국 선교사들도 한국어를 교육하며 복음을 전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 통계에 따르면 한국교회가 171개국에 파송한 2만8천여 명의 한국 선교사 가운데 사역 방법의 4~5위가 '일반 교육'이며, 전문가들은 그중 60% 이상이 한국어 교육을 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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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한국어캠프에서 곽은경 선교사가 강의하고 있다. ©곽은경 선교사

2010년부터 태국에서 한국어 교사 선교사로 사역하고, 2018년부터는 태국과 한국을 오가며 선교를 위한 한국어 교재 연구 개발 및 한국어 교사 선교사 양성에 매달려 온 곽은경 선교사(태국 타이코리안홀리커뮤니언파운데이션 한국문화센타 대표, 한국 아름다운한글봉사단 단장)는 11일 본지와의 전화인터뷰에서 "한국어 교육을 통한 선교에도 교육 전문성과 전략, 체계화가 중요한 시점이 왔다"고 강조했다.

곽은경 선교사는 아세아연합신학대학교 선교대학원 석사, 명지대학교 교육대학원 한국어교육학 석사와 연세대학교 한국어교사양성과정을 수료했다. 2010년 기독교대한성결교회 해외선교회의 전문인 선교사로 파송돼 태국 한인교회의 타이코리안홀리커뮤니언파운데이션 한국문화센타인 '한국의 집' 대표로 현지 대학교, 교육기관, 유엔본부 등과 함께 일했다. 특히 태국 여러 대학에 개설된 한국어학과 학생들을 위한 한국어장학사업을 진행하고, 유엔본부의 유엔개발계획(UNDP)과 한국 미래창조과학부의 국제행사에 태국 대학생들이 한국어 자원봉사단원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태국 대학의 한국학기관 초청으로 드라마 '태양의 후예'를 통해 바라본 한국 사회와 정치, 역사에 대한 세미나에서 한국인의 관점에서 발제할 기회도 있었다. 곽 선교사는 "이를 통해 기독교 교육기관이 현지 국가와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며, 꼭 필요한 역할을 하면서 기독교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추후 복음 전도를 하는 방식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국어 교육이 직접적인 선교로 이어지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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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미션펀드를 받아 출판한 ‘쉬운 한국어 교재’ 표지와 내부 페이지. 성경 말씀 등으로 한국어 교육을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도록 개발됐다. ©곽은경 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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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운 한국어 교재’ 내부 페이지. ©곽은경 선교사

곽은경 선교사는 "실제 한국어 교육 현장에서 한국어 교육과 더불어 복음 전도는 매우 어렵다"며 "국내외 공식 한국어 교육현장에서 사용하는 한국어학당 교재나 공식 교재로는 복음 전도 접목이 쉽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국어 표준교육과정을 따라 교육의 질과 목적을 달성하면서도 복음 제시 콘텐츠가 접목된 교재가 절실히 필요한 가운데, 곽 선교사는 직접 교재를 연구하여 제작했다. 이 교재는 한국어 교육과정을 반영하여 일반 한국어 교육을 충실히 하는 동시에 성경 말씀을 공부할 수 있도록 제작해 이미 10년 가까이 태국 청소년 사역에서 전도와 제자훈련의 효과를 확인했다. 현지 학생들 가운데 한국어 예배 공동체가 자발적으로 형성되는가 하면, 대학에 진학한 졸업생들이 자신들이 배운 교재로 한국어를 가르치는 동아리를 만들어 캠퍼스 전도를 하게 된 것이다. 곽 선교사는 "공교육 산하의 중·고등학교에서 선교 한국어 교재를 교과서로 가르치게 되면, 이와 동일한 효과를 얻어 학원 복음화를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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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열린 ‘기독교인을 위한 한국어 선교 교수법 훈련’ 참가자들. ©곽은경 선교사

이후 곽 선교사는 2018년부터 태국과 한국을 오가며 선교를 위한 한국어 교육 교재를 본격적으로 연구하며 제작하여, 2019년 6월 초급 과정의 '쉬운 한국어 교재'를 처음 펴냈다. '미션펀드'를 통해 모집한 17명의 개인 후원자가 십시일반 보내온 후원으로 가능했다. 이 교재는 앞으로 1,400여 명 규모의 태국 현지의 한 크리스천 중·고등학교에서 교과서로 채택하여 사용될 예정이다. 이를 위해 학교에 교과서를 후원해 줄 교회와 성도들을 찾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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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인을 위한 한국어 선교 교수법 훈련’에서 곽은경 선교사가 강의하고 있다. 현재 5기 훈련이 진행 중이며, 6기생을 모집하고 있다. 5기 훈련부터 인터넷 화상 교육으로 전환해 진행하고 있다. ©곽은경 선교사

한편, 곽 선교사는 5년 전부터 서울신대, 아세아연합신학대학교의 협력을 구해 신학대학교와 함께 한국어 교사 선교사 훈련을 진행하며 한국어 교육 선교의 지경을 넓혀왔다. 2018년에는 아름다운한글봉사단을 설립하여 선교 한국어 교육 훈련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매주 두 차례 5주간 총 20시간으로 진행하는 '기독교인을 위한 한국어 선교 교수법 훈련'으로, 현재 5기가 진행 중이며 오는 6월 22일부터 6기가 진행된다.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지난 5기부터는 온라인 화상 강의로 전환돼 케냐, 베트남, 태국, 멕시코의 현장 선교사들과 국내 이주민 선교사들이 함께 교육을 받고 있다. 한국어 교육 경험이나 한국어교원자격증이 없어도 누구나 쉽게 훈련받을 수 있도록 내용을 구성했다.

아름다운한글봉사단은 이 외에도 국내 외국인 유학생을 대상으로 대학 한국어방과후 교실을 열어 봉사활동을 했고, 지역교회와 협력하여 한국문화교실을 진행하거나 아세아연합신학대학교와 함께 외국인 유학생 사역을 알리기 위해 지역교회 다문화축제를 개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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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은경 선교사는 “한국어 교육을 통한 선교에도 교육 전문성과 전략, 체계화가 중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곽은경 선교사

곽 선교사는 "선교 목적의 한국어 교육은 해외에서는 현지인, 재외동포, 선교사 자녀(MK)들이 대상이 될 수 있고, 국내에서는 결혼이주여성, 다문화가정 자녀, 외국인 유학생과 근로자 등이 대상이 될 수 있어 학습자 수요가 많다"며 "앞으로도 적합한 교재를 계속 개발해 나가고 교수법, 전도를 위한 교사 코칭 훈련 등 교육적 설계와 복음 전도의 연결점을 체계화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곽 선교사가 서울신학대학교 전도전략연구소, 아세아연합신학대학교 ACTS지역연구소와 한국어 교사 선교사 세미나 등을 진행하고, 태국 선교사들을 대상으로 성경 본문으로 한국어 교안 작성법을 지도하며 노력해 왔지만, 더 많은 한국교회와 크리스천 교육 전문가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 협력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했다.

곽은경 선교사는 "한국어 교육 선교는 교육을 통해 그 나라 지식인, 지도자, 주류층을 크리스천 인재로 키우며, 주님을 경배하는 지도자를 각 나라에 세우는 비전을 갖고 있다"며 "한 손에는 복음을 들고, 한 손에는 한국어를 들고 전 세계 청소년과 공교육 현장으로 나아가는 것이 소망"이라고 말했다.(문의 곽은경 선교사 asean21kor@gmail.com, 기독교인을 위한 한국어 선교 교수법 훈련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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