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럽
경기도 용인 66번째 환자가 서울 용산구 이태원 클럽을 다녀간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환자가 다녀간 클럽의 모습. ©뉴시스

서울 이태원동 일대 클럽에서 마지막 접촉이 발생하고 일주일이 지난 13일이 이번 집단 감염의 1차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보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증상이 감염일로부터 5~7일 사이 발생하는데 코로나19는 증상 발현 직전 전파력이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어 이때 추가 감염 우려도 덩달아 커지기 때문이다.

방역당국은 이태원 클럽 일대 방문자들의 적극적인 진단 검사를 요청하는 한편 역학 조사에 총력을 다해 이른 시간 안에 확진자는 물론, 접촉자의 90%까지 찾아내 감염 확산을 억제해 내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다.

◈정은경 본부장 "이번주 매우 중요…13일 사이 발병 많을 것"

방역당국은 이태원 클럽 관련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연휴 마지막날의 다음날인 이달 6일부터 일주일이 지나는 13일까지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소재 클럽과 주점 방문자들에게 적극적인 진단 검사를 받아달라고 부탁해왔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본부장은 11일 "2차, 3차 전파로 인한 확산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이번 주가 매우 중요한 시기"라며 "이태원 유흥시설이 대부분 5월 2일부터 6일 사이에 운영됐고 이때 노출자에서 확진자가 많은 상황이다. 평균 잠복기를 고려하면 5월 7일부터 13일 사이, 이번 주에 발병이 많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준욱 방대본 부본부장(국립보건연구원장)도 지난 9일 "빈도가 높은 잠복기는 5일, 6일, 일주일 정도지만 전체적으로 14일을 유의해서 봐야 한다"고 말해 마지막 접촉일로부터 5~7일의 중요성을 언급해 왔다.

◇마지막 접촉일로부터 5~7일 증상 발현 많아

당국이 13일을 환자가 많이 발생할 시점으로 보고 있는 건 코로나19의 통상 잠복기를 고려해서다.

현재까지 파악된 바로는 이태원 클럽이 가장 빨리 영업을 개시한 시점은 4월24일이다. 이후 경기 용인시 66번째 확진자가 확진 판정을 받은 5월6일 새벽까지 이태원 클럽들은 영업을 계속했다. 이태원 클럽에 감염원이 있었다면 가장 마지막으로 노출됐을 가능성이 높은 시점은 5월6일 새벽이다.

잠복기란 바이러스가 몸속으로 들어와 본인이 인지하지 못하는 가벼운 증상(전구 증상) 등이 나타나는 시점을 가리킨다. 코로나19 바이러스의 경우 통상 이 잠복기를 2일에서 14일로 보는데 현재까지 알려진 바로는 특히 5~7일 사이 발열이나 호흡기 증상 등이 나타난다.

따라서 이번 이태원 클럽 관련 감염자들은 대부분 마지막 접촉일로부터 일주일이 지난 13일 안에 증상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잠복기~증상 발현 전 전염력 높아…"접촉자 90% 이상 찾아야"

문제는 코로나19의 전파력이 잠복기와 증상 발현 직전 등에 가장 높다고 알려졌다는 점이다.

국제 학술지인 '네이처 메디신(Nature Medicine)'에 지난 15일 실린 논문('Temporal dynamics in viral shedding and transmissibility of COVID-19')에 따르면 중국 연구진이 사람 간 전염이 확인된 77쌍을 조사한 결과, 44%는 초발 환자로부터 증상이 나타나기 전 잠복기(presymptomatic)에 전염됐을 것으로 추정됐다.

이태원 클럽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 감염이 우려되는 가운데 10일 서울 용산구 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2미터 거리두기를 하며 줄서 기다리고 있다.
이태원 클럽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 감염이 우려되는 가운데 10일 서울 용산구 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2미터 거리두기를 하며 줄서 기다리고 있다. ©뉴시스

연구진이 환자 목에서 검체를 채취한 면봉을 통해 감염력을 조사했더니 증상이 나타나기 평균 2.3일 전부터 시작돼 증상 발생 직전인 0.7일 전 정점에 도달했을 것으로 추정됐다. 이러한 감염력은 증상 발현 일주일이 안에 빠르게 감소하는 것으로 연구진은 추정했다.

결국 환자 대부분으로부터 증상이 나타났을 것으로 추정되는 13일 전까지 이태원 클럽 관련 확진자를 찾지 못한다면 가족이나 지인, 직장 동료 등을 통해 얼마든지 2차 감염이 발생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리고 방역당국이 찾아내야할 범위는 접촉자의 90% 이상이다. 무증상 전파가 가능하고 증상 발현 전 전염력이 높게 나타난다면 한시라도 빨리 접촉자 대부분을 찾아내 격리해야 지역사회 전파를 차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권준욱 부본부장은 12일 "비록 코로나19가 증상발현 전에 많은 40% 이상의 전파를 시킨다고 하지만 최대한 빠른 시간 안에 90% 이상의 접촉자를 추적해서 찾아낸다면 결국은 억제가 가능하다"며 "시간과의 싸움이기 때문에 일단 클럽관련된 대상자 그리고 이들로부터 이뤄진 지역사회의 전파, 클럽 관련이 됐든 지역사회가 됐든 확진자들이 종사하고 있는 시설이나 기관 등에 대해서 추가로 계속해서 전파 가능성에 대비해서 추적하고 있는 활동들 자체가 이 R0(기초재생산지수) 값을 1 이하로 떨어뜨리기 위한 노력"이라고 설명했다.

◈"접촉 있었다면 어디서든 감염 가능…20일까지 추적조사"

애초 연락처가 허위로 기재되는 등 사회적 거리 두기 기간 이태원 클럽들에서 작성한 명부가 부실하게 관리됐고 경기 용인시 66번째 확진자 확인 초기 특정 집단에 대한 비난 등이 동반되면서 클럽·주점 방문자들의 자발적인 진단 검사는 다소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서울시 익명 검사 등 정부의 개인 신상정보 보호 약속과 함께 소재가 확인되지 않을 경우 업소별 신용카드 매출전표 조회, CC(폐쇄회로)TV 자료 확인, 전국 8599명 규모 경찰청 신속대응팀을 통한 카드·기지국 정보까지 활용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면서 검사 건수가 늘어나고 있다.

방대본에 따르면 11일까지 이태원 클럽 방문자 8490명과 접촉자 등 1809명 등 총 1만299건의 진단 검사가 이태원 클럽과 관련해 이뤄졌다. 특히 서울시에 따르면 익명 검사를 시행하기 전인 10일 3496건이던 진단검사 건수가 익명검사 실시 직후인 11일 6544건으로 2배 이상 급증하면서 서울 거주 이태원 클럽 방문자 및 접촉자 7272명이 검사를 받았다.

다만 여전히 이태원 클럽이나 주점 등을 방문한 모든 사람들의 소재를 파악하지 못한 상태인데다, 이태원 클럽과 관련해 처음 확진 판정을 받아 지표환자로 분류돼 온 용인시 66번째 확진자와 동선이 겹치지 않는 확진자가 2명이 클럽 '메이드'와 주점 '피스틸' 등에서 확인돼 최장 잠복기인 14일까지는 암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권 부본부장은 "지금은 이미 여러 가지 다른 전파의 연결고리도 진행됐을 가능성이 있는 데다가 유사하게 긴밀한 접촉이 일어나는 다른 상황에서도 추가적으로 환자가 발생할 가능성도 사실상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5월6일 이후에 일주일이 되는 시점인 내일 5월13일, 최장 잠복기인 14일이 되는 다음주 수요일(5월20일)경까지는 이태원 클럽 관련된 역학조사나 추적조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임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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