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신대 수유 신학대학원 전경
한신대 신학대학원 전경 ©한신대

한신대학교가 ‘서울캠퍼스 운영위원회’를 설치해 서울 수유동에 있는 신학대학원 캠퍼스에 일반대학원 학과 일부를 이전하는 것을 검토 중에 있다. 신대원 캠퍼스를 ‘한신대학교 서울캠퍼스’라 명칭하고 한신대 부총장이 신대원 캠퍼스의 운영을 총괄한다는 게 주요 골자다. 그러나 학교 당국의 이런 움직임에 “신학대라는 정체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서울캠퍼스 재정 적자 개선할 방안 찾아야”

지난 1980년 ‘종합대화’를 추진한 이래 한신대는 신학대학원만 있는 수유캠퍼스를 일반학과들이 속한 오산캠퍼스와 분리해 운영해왔다. 한신대의 신학 교육 정체성을 유지하기 위한 취지로 알려졌다.

그러나 한신대 측은 수유캠퍼스의 악화된 재정 상황 탓에 이런 기조를 더 이상 유지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학교 측은 “서울(수유)캠퍼스의 발전은 우리 대학 중·장기 발전계획의 중요한 부분”이라며 “우리 대학의 재정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서울캠퍼스의 재정 적자를 개선할 방안을 찾아 실행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서울캠퍼스는 핵심 근간인 신학대학원을 포함하여 일반대학원의 발전, 외국인 어학연수생과 유학생의 유치 등 우리 대학의 종합적 발전을 위해 캠퍼스의 역사와 위상, 지리적 이점을 다각도로 활용해야 한다”며 “서울캠퍼스에 일반대학원 일부를 이전해 대학원도 발전시키고 서울캠퍼스도 발전시켜야 하는 상황에 부응하고자 서울캠퍼스 운영위원회를 설립했다”고 밝혔다.

“종합화·생존 논리로 신학교육 지속 위축”

그러나 ‘기장의 신학교육을 걱정하는 목회자 일동’(이하 기장 목회자 일동)은 5일 성명을 통해 우려를 표명했다. 이들은 “학교법인 한신학원의 정관 제1조는 한신학원의 존재 목적을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 관할 하에서 한국 기독교 교역자와 기독정신에 입각한 국가사회의 지도자를 양성’이라고 규정했다”며 “기독교 교역자 양성과 기독정신에 입각한 사회 지도자 양성이 한신대의 설립 취지이자 존재 이유”라고 했다.

이어 “한신대는 종합화 논리와 대학생존의 논리 안에서 신학교육이 지속적으로 위축돼 왔다. 수유리 신학대학원 캠퍼스는 신학교육을 위한 공간”이라며 “우리는 신학교육이 종합화 논리에 의해 극도로 위축되는 예를 한신대 오산캠퍼스 운영에서 보아왔다. 기독교교육학과가 통합이라는 미명하에 사실상 폐지됐고, 신학부 모집 정원이 줄어들었고, 신학부 교수 숫자 역시 지속해서 줄어왔다”고 지적했다.

김경재 명예교수 “다른 학과 설치한다면, 신학과 관련돼야”

이에 대해 한신대 김경재 명예교수는 “수유캠퍼스에 신학과 이외에 다른 학과를 설치한다면 신학 교육과 관련된 것이어야 한다”며 “(수유캠퍼스에) 신학과 한 곳만 하는 것도 폐쇄적이다. 앞으로 미래 목회에 도움이 될 사회복지 등 신학 교육과 관련이 있는 학과 개설은 가능하다. (그러나) 이것과 관련이 없다면 본래 한신대의 설립 취지와 위배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일반대학원이 경제논리를 앞세워 학과를 개설한다면 신학논리를 항상 침해할 수 있다. 학교 당국자가 함부로 할 일이 아니”라며 “한신대는 교단과 신학대학원운영위원회와 협의 절차를 밟아야 한다. 행정논리로 해결하는 것에 반대한다”고 했다.

성남주민교회 이훈삼 목사는 “한신대 수유캠퍼스는 모든 기장 목회자들에게 있어 영혼의 고향이다. 그러기에 한신대 당국이 수유캠퍼스를 한신대 서울캠퍼스로 명명하고 일반대학원으로 운영하고자 하는 계획을 수용하기 어렵다”며 “이는 교단의 신학교육을 현저히 약화시키고 수유캠퍼스의 경건과 신학 전통을 훼손할 우려가 있다. 이러한 중차대한 사안을 총회가 파송한 한신대 이사회나 신학대학원운영위원회와 충분한 협의 없이 결정하는 것도 심각한 문제”라고 했다.

또 “학교 당국이 말한 것처럼 학교 운영의 효율성을 위한 조치라면 신학대학원장을 한신대 당연직 부총장으로 하고 그로 하여금 수유캠퍼스 운영을 책임지게 하는 방안이 그나마 기장인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해결방안”이라고 제시하기도 했다.

비슷한 우려는 한신학원 이사회가 얼마 전 정관이 규정하고 있는 총장 자격(제37조 3항)을 기존 ‘한국기독교장로회총회(기장) 목사’에서 ‘기장 세례교인(교육 또는 목회경력 10년 이상)’으로 바꾸기로 했을 때도 나왔던 바 있다. 당시에도 한신대가 비록 종합대지만 ‘기독교 지도자 양성’이 목적인 만큼 ‘목사’라는 기존 총장 자격은 유지했어야 한다는 비판이 나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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