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대 사무총장 "한국교회는 일시 귀국 선교사들의 믿음 존중하고 따뜻하게 품어야"

미국 존스홉킨스대학교 코로나19 데이터 센터
미국 존스홉킨스대학교 코로나19 현황판. ©미국 존스홉킨스대학교 코로나19 데이터 센터

전 세계 코로나19 확진자가 지난 3일 100만 명을 넘어섰다. 3월 26일 50만 명을 넘어선 이후 두 배로 급증하기까지 걸린 기간은 단 일주일, 90만 명에서 100만 명을 넘어서기까지는 하루밖에 안 걸렸다. 5일 오후 5시경 현재 확진자는 120만4,246명, 사망자는 6만4,806명(미국 존스홉킨스대 통계)이다.

각국은 폭증하는 코로나 확진자 진단과 치료에 모든 역량을 쏟고 있다. 국경 봉쇄, 외출 자제령, 사회적 거리두기를 시행하고, 위반 시 벌금부과, 구타, 체포, 감금 등을 시행하고 있다. 경우에 따라 최루가스, 실탄 발포까지 동원하는 국가들도 생겼다. 코로나19의 팬데믹(Pandemic, 세계적 대유행병)이 언제 종식될지 지금은 누구도 예측하기 어려운 가운데 식량 대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식료품과 생필품 부족 사태가 장기화하면 사회 불안이 고조되고, 외국인에 대한 인종차별적 피해 가능성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위기관리재단(KCMS)은 지난 1일 선교단체 대표, 지역교회 선교목사, 각 나라의 한사협 위기관리위원장에 보낸 공문을 통해 "한국 선교사들이 주로 사역하는 제3세계인 중동, 북아프리카, 중남미, 동서남아시아 등은 의료체계의 열악성과 빈곤, 정치·사회·문화적 취약성 등으로 전염병이 국가적인 위기 사태로 번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경우에 따라서는 인종차별적 피해도 염려된다"며 "주재국 상황과 선교사 각 가정의 형편에 따라서 국적기나 전세기를 통한 일시적 귀국도 고려할 수 있는 시점"이라고 밝혔다.

코로나19
지난달 16일 영국 런던에서 외출 자제령이 시행되기 전 식료품을 계산하기 위해 많은 시민이 몰려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John Cameron(unsplash)

김진대 한국위기관리재단 사무총장은 4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선교사님들이 현지에 남기로 했다면 가족 구성원 모두가 코로나19 예방 대책을 철저하게 잘 준수하고, 최악의 위기 상황까지 반영한 비상계획(CP, Contingency Plan)을 잘 준비하여 한국 선교사와 그 가족 중 단 한 명의 피해자나 희생자도 발생하지 않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김 사무총장은 그러나 "예수님과 바울도 하나님의 뜻에 따라 종국에는 목숨을 순교 제물로 드렸지만, 일시적 철수 혹은 대피로 위기상황을 모면하셨던 기록들도 있다"며 "이를 참고한다면, 소속단체 본부, 현장 지부와의 긴밀한 협의로 선제적 조치의 일환으로 선교사들의 일시 귀국을 논의할 수 있는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국위기관리재단
©KCMS

 KCMS 비상계획에서 대부분 국가가 '주의, 경계' 단계, 언제 '심각 단계' 될지 몰라
신앙과 이성 양 측면에서 선교사의 '현지 잔류, 일시 귀국' 두 길 모두 열어둬야

한국위기관리재단이 제시한 비상계획(CP)에 따르면, '주의 단계(2단계)'는 코로나로 인한 사망자가 발생하는 시점이며, '경계 단계(3단계)'는 감염병이 지역사회에서 확산되고 사망자가 급증하며 사회 불안정 및 시위가 발생하여 철수를 준비하는 시점이다. '심각 단계(4단계)'는 우리 국민이나 선교사 사망자가 발생하거나 소요사태, 폭동, 지역사회의 심각한 피해가 발생하여 '즉각 철수'를 권고한다. 현재 대부분 국가가 2, 3단계이며, 언제 4단계로 갈지 알 수 없다.

김진대 사무총장은 "의학적으로 코로나19의 심각성과 현장 비상계획에 근거하여, 주재국의 상황 변화, 선교사 본인의 장기 사역 계획, 본인 및 가족의 기저 질환 여부, 체류비자 연장 여부 등 전반적인 요소를 고려하여 파송교회나 선교단체가 일시 철수를 본격적으로 논의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지난 3월 중순 영국 런던의 한 마트가 주민들의 사재기로 텅비어 있다. ©John Cameron(unsplash)

실제 김 사무총장은 선교현장에서 코로나 유사증상이 있는데도 계속 머물러야 할지, 현지에서 검사를 받지 않고 일단 국내에 귀국해야 할지 등 민감한 문의들을 받았다. 또 선교사들 중에는 일시 귀국하고 싶어도, 국내 파송교회와 선교단체가 '믿음이 부족해서 나온 것'으로 볼까봐 속앓이를 하는 경우도 있을 것으로 봤다.

김 사무총장은 "위기관리 전문기관의 입장에서 볼 때, KOICA 단원이나 국제개발 NGO 단체들도 이미 현장을 철수했고 유학생, 주재원, 재외 교민도 귀국하는 상황에서, 선교사니까 가급적 현장에 머물러 있어야만 한다고 말하기도 어렵다"며 "본질적인 생존욕구, 가족 보호 본능, 미래의 불확실성, 최악의 피해가 발생할 경우 소송사태까지 발생할 수 있다고 가정한다면, 신앙과 이성의 양 측면에서 선교사의 현지 잔류를 말하는 목소리도 나와야 하고, 이제는 선교사가 자유롭게 귀국을 결정할 수도 있다는 소리도 동시에 필요하다"고 말했다.

잔류나 철수냐 행위 자체보다 선교사가 믿음으로 내리는 결정 돼야
견고한 믿음·바른 이성적 판단으로 신앙생활의 회색지대 축소시켜야

무엇보다 김 사무총장은 전례 없는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선교사의 일시 철수 여부 자체가 믿음의 판단 기준이 되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잔류냐 철수냐의 행위 자체보다는 믿음 안에서 내리는 결정이라면, 어떤 결정이라도 문제가 없고 부작용도 없을 것이라는 의미다. 김 사무총장은 "오히려 믿음으로 하지 않는다면, 일시 귀국하거나 현지에 잔류할지라도 문제가 될 수 있다"며 "누구의 주장이나 시선을 의식하기보다는, 각자가 하나님 앞에서 믿음으로 판단하고 바르게 결정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진대 사무총장
김진대 KCMS 사무총장은 “교회는 다중집회가 많은 공동체라, 이번 기회에 예배나 모임 등에서 성도들이 오해하지 않도록 위기관리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비상연락망을 구축하며 문제 발생 시 즉시 대응하고 대처할 수 있도록 위기관리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KCMS

이어 "선교사도 육체를 가진 사람인데, 만약 현지 잔류를 결정한 후에 감염이 되어 열악한 현지 의료환경에서 치료조차 제대로 받지 못하고 목숨을 잃는다면 누가 책임을 질 수 있겠느냐"며 "한국의 의료체계가 제3세계보다는 상대적으로 수준이 높고 자가 격리 여건 등이 낫기 때문에 철수를 원하는 분들은 가족 상황과 현지 위기 상황 추이를 충분히 고려하고 결정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교회와 파송단체들도 "귀국하는 선교사를 믿음이 부족하다는 등의 부정적인 시선으로 보기보다는, 선교사의 믿음을 존중하고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며 맞아줘야 한다"고 당부했다. 특히 "견고한 믿음의 바탕 위에 바른 이성적 판단을 통하여 가급적 중간영역인 신앙생활의 회색지대를 점차 축소시켜 나가는 것이 위기관리 사역"이라며 "선교사들이 복음 안에서 얼마든지 잔류와 귀국 여부를 자유롭게 결정하고 실행할 수 있도록 도와주면 좋겠다"고 요청했다.

현재 한국위기관리재단은 일시 귀국 선교사 가정이 14일 자가 의무격리를 마치면, 2개월간 무료로 머물 수 있는 숙소와 심리상담 및 건강검진 서비스를 지역교회와 연계하여 지원할 계획이다. 다만 숙소는 한정되어 있어, 부득이하게 재단 회원단체 소속 선교사들에게만 제공한다. 현장 선교사들에게는 요청 시 비대면 심리상담 서비스를 제공한다.

특히 재단은 코로나 19로 인한 선교사와 그 가족의 재난 트라우마 예방을 위한 위기-디브리핑도 무료로 제공한다. 이러한 재단의 위기-디브리핑 무료 지원 사역에 재정지원이나 자원봉사로 참여할 지역 교회나 유관 기관, 뜻있는 성도들은 한국위기관리재단에 연락하면 된다(선교사 숙식 및 상담 문의 등: 김진대 사무총장 카톡 ID kijd40, 후원 문의: 02-855-29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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