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 측 “이 상황에서 무슨 창립행사”
탈퇴자 “최대 축일 중 하나, 매년 생중계
개별 기념 못할 것… 눈 피해 모일 수도”

신천지 이만희
지난 2일 기자회견에서 큰절을 하기 위해 무릎을 꿇고 있는 교주 이만희 씨 ©뉴시스

오는 14일 창립 36주년을 앞둔 신천지가 1984년 시작한 이래 최대 위기를 맞았다. ‘신천지 해체’ 청와대 국민청원은 12일 오후 1시 현재 127만 명을 넘어섰다. 비단 코로나19 때문만은 아니다. 신천지 스스로 자초했다는 지적이다.

신천지 관계자는 12일 창립기념식과 관련해 “그런 것 전혀 없다. 이 상황에서 무슨 창립행사를 하느냐. 사무실도 못들어 가는 그런 상황”이라고 했다.

창립기념일은 신천지에 있어 최대 ‘절기’ 중 하나다. 한 신천지 탈퇴자는 “유월절(1월 14일), 초막절(7월 15일), 수장절(9월 24)과 함께 신천지 최대 축일”이라며 “전국 12지파 고위급 간부 등 1만 명 이상이 한 자리에 모여 약 3시간 동안 행사를 치른다”고 했다.

지난해 35주년 땐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을 빌려 대대적으로 치렀다. 매년 이 행사는 실시간으로 중계돼 전국 각 지역에 있는 신천지 신도들이 시청한다고 하는데, 이들 사이에선 현장에서 기념식에 참여하는 것을 굉장히 큰 영광으로 여긴다고 탈퇴자들은 입을 모았다.

신천지에 있던 시절 거의 매년 성가대원으로 그 자리에 직접 참여했다는 한 탈퇴자는 “코로나19 사태로 신천지가 따로 창립기념식을 갖지 못한다 해도 신도들이 가정에서 각자 기념하기엔 그 중요성이 너무 큰 날”이라며 “일부는 세상의 눈을 피해 따로 모여 기념할 수도 있다”고 했다.

한편, 대구시 재난안전대책본부는 이날 오전 경찰의 협조로 대구 다대오지성전 등에서 전격 행정조사를 단행했다. 권영진 시장은 이런 조치에 대해 “3월 14일 신천지가 만들어진 날을 기념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사전 차단하기 위한 조치이기도 하다”고 했다. 대구 다대오지성전 관계자도 14일 창립 관련 행사에 대해 “전혀 없다”고 했다.

그러나 이 지성전 신도 중 코로나19 진단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은 5,674명이 12일 0시부터 자가격리에서 해제된다. 대구시는 이들에 대한 모임 및 집회 금지 등의 행정명령을 내렸지만, 창립을 기념하기 위해 몰래 모임을 가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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