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빛순복음교회 김영태 목사
참빛순복음교회 김영태 목사

한 25년 전부터인가. 주일저녁예배 대신에 주일오후예배로 변경해서 드리는 교회들이 등장하더니 지금은 거의 모든 교회가 주일저녁예배대신에 주일 오후 1시, 2시, 3시 정도에 예배를 드리고 있다.

주일오후 예배가 등장하던 때의 명분은 여러 가지가 있었다. 첫 번째 주일저녁예배를 드리면 성도들이 잘 안 온다. 주일 낮 예배(대예배)후에 점심 먹고 오후 예배드리면 더 많은 성도가 참석한다. 두 번째로 하나님도 안식일에 쉬셨으므로 목회자와 성도도 쉬어야 한다. 마지막 세 번째로 예배시간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신령과 진정한 예배가 중요하다. 모두 타당성이 있는 이유들이다. 그래서 한국의 거의 모든 교회가 주일오후예배로 변경했을 것이다.

그런데 과연 주일오후예배로 변경해서 목적을 달성했을까? 또한 주일오후예배로 변경한 것이 한국교회 성도들의 신앙에 유익한 영향을끼쳤을까? 무엇보다도 하나님이 기뻐하실까? 이런 점에 있어서 나는 회의적으로 생각한다.

예배드리는 이유가 사람들의 숫자를 많이 채우는 것에 초점을 맞춰서는 안 된다. 예배를 사람의 숫자를 늘리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하면 바른 예배라고 할 수 없다. 사울 왕은 블레셋과의 전쟁을 앞두고 하나님께 제사를 드리려고 했다. 당시 이스라엘 백성들은 전쟁 전에 하나님의 뜻을 묻고 또 하나님의 은혜를 입어야 승리할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사무엘이 지체하자 군인들이 겁을 먹고 도망치는 일이 발생했다. 이때 사울 왕은 군인들을 안심시키기 위해서 하나님의 제사법을 무시하고 자신이 제사를 드렸다. 이유는 타당할 것 같은데 사무엘은 왕이 망령된 일을 행하였기에 왕의 나라는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책망했다(삼상13장). 사람을 기쁘게 하기 위한 예배는 이미 하나님께 드리는 예배가 아니다. 예배는 철저히 하나님을 기쁘게 하는 것이어야 한다.

안식하기 위해서 저녁예배를 오후예배로 변경하는 것은 주일성수 개념에 맞지 않다. 교회는 일요일을 '일요일'이라고 하지 않고,'주일'이라고 한다. '주일'은 '주님이 날'이라는 뜻이다. 그리고 주일에 주 예수님이 부활하셨고, 주일이었던 오순절에 성령님이 임하여 교회를 탄생시켰다. 그래서 초대교회 성도들은 안식일뿐만 아니라 주일을 거룩하게 지켰다. 그 전통을 이어서 신약교회 탄생의 역사이래로 교회는 지금까지 주일성수를 해오고 있다.

주일성수를 위해서는 주일저녁예배를 드리는 것이 훨씬 좋다. 또한 주일저녁예배는 구약의 저녁 소제의 전통과 초대교회의 주일 저녁예배의 전통과도 부합한다. 사도 바울의 설교를 듣다가 떨어져 죽은 '유두고'를 살린 기적(행 20:7-12)은 초대교회에서부터 주일저녁 예배를 드린 것을 보여준다.

안식과 휴식은 다르다. 안식하겠다고 주일오후예배를 드리는데, 그러면 주일오후예배 후에 무엇을 하는가? 등산, 스포츠 활동, 잠, 쇼핑, 여행, 놀이공원, TV시청, 영화관람 등등. 그런 것이 진정 성경이 말하는 안식일까? 성경의 '안식'은 세상이 말하는 '휴식'의 개념이 아니다. 이사야는 헛된 안식을 하는 자들을 책망했다(사 58:13). 그리고 예수님은 하나님이 안식일에도 일하시기 때문에 예수님 자신도 안식일에도 쉬지 않고 일하신다고 말씀하셨다(요 5:17).
안타깝게도 많은 분들이 성경에 '안식'이라고 쓴 것을 '휴식'으로 읽고 있다. 그리고 '주일'이라고 말하면서 '휴일'처럼 생각하고 행동한다.

그런데 현재 한국사회는 주 5일 근무제가 정착되고 있다. 토요일에 충분히 쉴 수 있는데 토요일에 안 쉬고 왜 주일에 쉬려고 하는가? 과거 주 6일 근무제 시대에도 성도들은 토요일까지 일하고도 주일에 기쁜 마음으로 하나님을 열심히 섬겼다. 그 시대와 비교하면 주일오후에 쉬려고 하는 것은 믿음의 퇴보일 뿐이다.

예배시간도 중요하다. 주일오후예배가 유행할 때쯤 몇몇 분들이 “목사님 오후 1-3시 사이에 예배를 드리나 저녁 7시에 예배를 드리나 무슨 차이가 있나요? 신령과 진정으로 예배드리면 되는 것 아닌가요? 다른 교회도 다 오후예배로 바꿨어요.”이런 식의 항의성 질문을 했다.

예배시간 변경을 요구하는 이유들은 다양했다. "집에 갔다가 다시 교회에 와서 예배드리는 것이 귀찮다.", "가족들 또는 다른 교회 친구들과 놀러가고 싶은데 저녁예배 때문에 멀리 갈 수 없다." "오후 예배드리고 편하게 쉬고 싶다." 등이다. 그래서 대답했다. "오후예배로 바꾸면 누가 제일 좋을까요?”

주일저녁예배를 고집하는 것은 성도를 골탕 먹이려는 것이 아니다. 주일저녁예배를 주일오후예배로 바꾸면 목사가 제일 편하다. 오후예배 후에 남은 시간에 편히 쉴 수 있고 마음대로 먼 곳까지 갈 수 있다. 그러나 편히 쉬는 것이 주일성수는 아니다. 신령과 진정으로 예배드리는 것과도 상관없다. 그리고 "주일오후예배를 드려도 신령과 진정으로만 예배드리면 된다."는 말은 반대로 "주일저녁예배를 드리면 신령과 진정한 예배를 못 드린다는 논리인가? 그렇다면 그동안의 주일저녁예배는 잘못된 예배였다는 뜻인가?"

사람은 편할수록 더 편해지려고 하는 욕구가 있다. 그것은 곧 신앙의 후퇴를 낳고 또 불행을 낳게 된다. "좀 더 자자, 좀 더 졸자, 손을 모으고 좀 더 누워 있자 하면 네 빈궁이 강도 같이 오며 네 곤핍이 군사 같이 이르리라"(잠 6:10-11)

주일오후예배를 드리면 주일성수의 개념이 희박해질 수밖에 없고 주일성수에서 벗어난 일을 하게 된다. 반면에 주일저녁예배를 드리면 목사인 나부터도 활동과 이동반경을 절제한다. 다니엘은 하루에 3번 정시에 기도했다. 그것은 자기 통제이며, 그러한 거룩한 강제가 그의 믿음을 사자 굴속에 던져지는 것도 두렵지 않게 하는 불굴의 믿음을 만들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바울 사도 역시 믿음을 위해서 자신을 강제로 통제하는 노력을 했다(고전 9:27).

현재 한국교회의 신앙 쇠퇴의 원인 중에는 분명히 인본주의에서 접근한 주일오후예배도 포함되었을 것이다. 주일오후예배의 또 다른 문제점은 예배의 중요성과 하나님을 존중하는 자세가 가벼워지는 것이다."오후든 저녁이든 드리기만 하면 되는 것 아닌가요? 주일에 두 번 드렸으면 된 것 아닌가요?”이런 질문을 하는 분에게 "그렇게 횟수만 채우면 된다고 하면 대형교회 중에는 주일에 7-8부까지 예배를 드리는 교회도 있는데 그런 교회에서 여덟 번 예배드린 성도는 나머지 3주 동안은 예배 안 드려도 되겠네요?" 라고 반문했다.

시간과 상관없이 예배 횟수만 채우면 된다는 생각은 인간의 공로주의에서 나온 것으로 하나님에 대한 존중도 예배의 중요성도 모르는 것이다.

개척부터 지금까지 우리교회는 주일저녁예배를 지켜오고 있는데 현재 우리교회에서 주일오후예배로 변경하자고 요구하는 성도들은 없다. 그렇다고 출석률이 줄어들지도 않았다.그런데 주일오후예배로 바꾼 목사님들의 경우를 알아보니 출석률이 더 늘어나지 않았다고 한다. 또 오히려 더 줄어든 경우도 많았다. 그 원인은 "주일오후예배가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기 위한 목적으로 시작한 것이 아니라, 인간의 편리함을 추구하는데서 시작했기 때문은 아닐까?"

그런데 왜 주일에는 예배를 두 번 드려야 된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그것은 예배를 하나님의 축복을 받거나 저주를 피하는 수단으로 생각하는 기복신앙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잘못된 신앙은 하나님과 예수님을 '주님'이라고 부르면서 실제로는 주인으로 섬기지 않고, 자신의 소원성취나 문제 해결을 위한 수단으로서의 종교 활동을 하는 신자들을 양산하게 된다. 그리고 더욱 심각한 문제들을 만든다.

오늘날 한국교회에는 예배와 관련된 많은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다. '예배인구 감소', '교회 쇼핑족', '인터넷 예배 족', '가나안 성도' 등 그분들은 “어느 교회에 가서든 예배만 드리면 된다.", "인터넷으로 예배드리는 것이 뭐가 문제야 헌금은 계좌로 보내면 되는데", "교회는 안 나가지만 나는 구원받은 성도야" 이런 사고를 하고 있다.

한국교회에 이런 부작용이 생긴 원인 중에 '주일오후예배'가 미친 영향은 없을까? 주 6일 근무하고 주 52시간 이상 근무하면서도 주일저녁예배를 드리던 시대에는 왜 이런 문제들이 발생하지 않았을까? 정확하게 원인을 조사하지 않았고 또 조사하기도 힘들기 때문에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편하게 신앙생활하려는 자세는 결코 신앙에 유익하지 않다.'내 몸을 쳐서 복종시키는 자세'가 바람직한 신앙의 자세이다. 그런 면에서 주일오후예배보다는 주일저녁예배가 바람직하고 주일성수를 위해서도 합당하다. 이제 다시 한국교회가 주일저녁예배를 회복할 수 있길 간구한다.

그리고 평신도가 주일오후예배를 만들지는 않았을 테니 목회자들이 다시 주일저녁예배로 변경하면 한국교회의 주일저녁예배의 회복이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목회자의 임무는 성도가 은혜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다. 또한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서 사는 성숙한 성도로 성장시키기 위해서 힘쓰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때로는 성도들에게 원망을 듣는 것도 감내해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목회자가 먼저 두렵고 떨림으로 자기 자신을 먼저 강제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머지않아 한국교회의 예배공동체는 사라질지도 모른다.

한국의 밤하늘이 빨간 십자가로 장식되고, 하나님을 사랑하는 거룩한 무리들의 아름다운 찬양이 밤공기를 경건하게 만드는 날이 속히 오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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