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구 장로(바른구원관선교회)
▲김병구 장로(바른구원관선교회)

자본주의 사회에서 교회가 범하기 쉬운 가장 큰 잘못은 하나님이 아닌 돈을 사랑하는 일에 빠지는 일입니다. 오늘 날 한국교회의 타락상은 수많은 한국교회와 성도들이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돈을 사랑하는 영적 간음을 범하고 있는 중임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오늘 날 교회가 직면하고 있는 두 가지 위험한 생각은 하나님 나라를 정치 및 경제로부터 절연하여야 한다는 생각과 하나님 나라가 정치 및 경제를 통하여 실현될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개인주의로 편향된 복음주의 신학이 첫 번째 오류를 범하고 있으며, 자유주의 신학이 두 번째 오류를 범하고 있습니다.

종교와 도덕과 정치는 같은 것이 아니며, 그들을 혼동할 때 왜곡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그들 간의 관계를 단절하는 것은 더욱 나쁜 왜곡을 낳을 수 있습니다.

정치적 프로그램을 설교하면서 마치 복음을 설교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것은 오류입니다. 그러나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은 사회·경제·정치적으로 대단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습니다.

뿐만 아니라, 복음은 신자에게 그리스도의 제자가 될 것을 가르치는데, 그리스도의 제자 된 자는 사회적 봉사와 행동을 피할 수 없습니다. 진정한 복음주의 신학에 따르면, 인간의 삶과 인간의 여하한 고통의 어떠한 국면도 그리스도와 그의 교회의 관심의 대상이기 때문입니다.

그리스도의 복음은 믿음의 결단뿐 아니라 믿음의 표현인 이웃사랑이 필연적으로 수반하는 인간의 존엄성과 자유의 씨앗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도덕을 입법화할 수는 없지만, 사회정의는 입법화할 수 있으며, 신자들이 삶 속에서 세상을 변화시키는 누룩의 역할을 하도록 하는 것도 교회의 사회적 사명입니다.

잠언 31: 8 너는 벙어리와 고독한 자의 송사를 위하여 입을 열지니라 9 너는 입을 열어 공의로 재판하여 간곤한 자와 궁핍한 자를 신원할지니라

루터 킹은 시민법이 백인들로 하여금 흑인들을 형제로 사랑할 수 있게 만들 수는 없지만, 인간 이하의 취급을 받는 것으로부터 흑인들을 보호할 수 있음을 알았습니다.

복음을 듣는 자들은 그들의 당면 문제가 해결된 후에야 마음의 문을 열 수 있기 때문에 사회구원의 추구가 복음 전도에 우선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리고 그들이 당면한 식량부족, 사회적 불의 등을 해결해 줄 때 그러한 사회적 봉사가 그리스도의 사랑을 증거하게 되어 복음의 전파를 훨씬 효과적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골4: 3 또한 우리를 위하여 기도하되 하나님이 전도할 문을 우리에게 열어주사 그리스도의 비밀을 말하게 하시기를 구하라 내가 이것을 인하여 매임을 당하였노라 4 그리하면 내가 마땅히 할 말로써 이 비밀을 나타내리라

그러한 의미에서 사회구원의 추구는 전도 및 선교의 사명을 수행하는 데 있어서 필요한 사전적인 전도 및 선교 활동이기도 합니다. 사회적 행동을 포함한 사회봉사는 복음의 열매이며, 증거로 생각되어야 합니다. 한국에서 민주화운동이 한창이던 때 개신교의 교인 수는 감소한 반면 카톨릭교도의 수는 증가했던 사실은 그러한 생각을 금할 수 없게 합니다.

목회자의 설교는 하나님 말씀의 일부인 율법의 사회적 명령을 회복하는 것도 소홀히 하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목회자는 죄에 대하여 설교할 때 개인의 범죄뿐만 아니라, 사회의 범죄도 제기해야 합니다. 하나님의 은혜의 복음뿐만 아니라, 불순종하는 사람들에 대한 임박한 심판도 함께 설교해야 합니다.

법을 집행하는 것은 국가의 일이지만, 교회는 하나님의 율법을 설교함을 통하여 정부 관리들에게 사회구원을 추구하는 공의의 지침을 제공해야 합니다.

그러나 교회의 사회구원의 사명이 아무리 중요하다고 할지라도, 우리는 개인구원과 전도 및 선교에 우선 순위를 두어야 합니다. 왜냐하면, 복음으로 거듭난 자만이 진정한 사회정의를 추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18세기 복음주의 신학이 민주주의와 평등주의의 깃발을 들고 미국 독립의 씨앗을 뿌릴 때, 당시 자유주의 신학은 문화적 정치적 현상 유지를 주장하였습니다. 이에 비추어 볼 때, 교회는 복음의 폭과 깊이와 그 능력을 선포하고 전도하는데 우선적으로 수고하고 진력해야 함을 알 수 있습니다.

복음 자체가 악한 사회구조 및 사회제도를 무너뜨리는 창조적 파괴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공산주의와 파시스트들이 하나같이 복음을 방해하고 신자들을 박해한 역사는 복음이 사회정의의 기초가 되고 있음을 말해 주고 있습니다.

본훼퍼는 그의 제자도의 희생(Cost of Discipleship)에서 "사람들이 그들의 길을 고칠 수 있는 시간이 아직도 충분하게 있다고 생각하도록 만드는 것 보다 무자비한 일은 없다. 사람들에게 공의를 세우는 일이 시급하며 하나님의 나라가 곧 도래한다고 이야기하는 것이 우리가 행할 수 있는 가장 자비롭고 긍휼을 베푸는 행위이며, 우리가 전할 수 있는 가장 기쁜 소식이다"고 말합니다.

복음주의 신앙의 열정과 초대교회의 절박성을 가지고 작금의 한국교회가 '돈 사랑'을 불태우는 가운데 복음의 깃발을 들고 부패한 세상의 개혁을 주도함으로써 하나님께 영광 돌리는 교회와 신자들이 되어야겠습니다.

◆ 김병구 장로는 싱가폴 장로교단 장립 장로, 시카고 '약속의 교회' 은퇴장로로서 바른구원관선교회를 섬기며 기독교신문 '크리스천투데이'에서 칼럼니스트로도 기고하는 등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저서로는 <영원한 성공을 주는 온전한 복음>(한솜미디어 펴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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