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에 실린 홍콩 100만 시위 사진 / 출처 = 뉴욕타임스 캡처
뉴욕타임스에 실린 홍콩 100만 시위 사진 / 출처 = 뉴욕타임스 캡처

지난 9일 홍콩에서 주최측 추산 100만 명이 넘는 시민들의 홍콩 정부에 대한 거대 시위가 벌어졌다. 이 시위는 일부에서는 '홍콩판 천안문 사태'로 불리고 있는데, 실제로 앞으로 시위가 계속되고 격화될 경우 유혈 시위로까지 번질 수도 있는 상황이다. 그리고 중국을 대하는 홍콩인들과 북한을 대하는 한국인들의 자세의 차이에 필자는 짐짓 심각해졌다.

한국에는 지금 민족주의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져 있다. 한국인들은 민족주의 지상주의에 빠져 있다. 이 민족주의는 세계 1,2차 대전의 끔찍한 비극을 초래한 것인데도 말이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우리민족끼리', '한민족'이라는 구호 앞에 입도 뻥긋 하기 힘든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있다. 자칫 잘못하면, 반통일, 반평화, 반민족 세력으로 몰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우리는 한민족이니, 반드시 통일해야 한다. 연방제면 어떠냐? 정치도, 이념도, 사상도 민족보다 중요하진 않다. 통일만 되면 된다. 김정은이 문제지만 그래도 통일을 위해 좀 포용하자. 통일이 가장 중요하다." "외세를 몰아내고 우리민족끼리 잘 해보자." 이런 논리가 쉽게, 자연스럽게 만들어지고 있다. 그리고 부모가 같은 핏줄이니 자기 자식 감싸듯, 김정은도 한민족이니 자기 자식 감싸듯 감싼다. 다른 이념, 다른 사상의 결합도 한민족이기 때문에 크게 문제는 되지 않을 것처럼 생각한다. 민족주의의 망령이 만들어내고 있는 끔찍한 현실이다.

그런데 지금 홍콩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가? 홍콩은 중국을 어떻게 대하고 있는가? 홍콩은 원래 중국 땅이었고, 한 때 영국의 식민지가 됐지만, 다시 중국 땅으로 복속됐다. 거기에다 국민들 대부분이 중국인들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공산주의 국가인 중국에서 고도의 자치권을 누리고 있는 일국양제 체제의 홍콩에서는 중국에서 분리 독립하려는 움직임이 계속되고 있고, 지난 9일에는 무려 100만명의 시위가 벌어지기도 했다. 인구 700만 명 중에 100만 명이 나섰으니, 노약자와 아이들 빼고 다 나왔다고 해도 너무 지나친 과장은 아니다. 

홍콩 시민들은 이번에 홍콩 정부가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고 있는 '범죄인인도법 개정안'에 반대하는 시위에 나섰다. 그런데 이 개정안이 통과된다고 당장 홍콩이 베트남 꼴 날 것도 아니고, 캄보디아 킬링필드 꼴 날 것도 아닐 것이다. 그리고 범죄인을 인도하겠다는 데, 악한 범죄자는 어디서든 인도되어 처벌을 받아야 한다는 정의의 차원에서 무엇이 나쁜가? 

하지만 시민들은 이 개정안이 초래할 끔찍한 결과를 미리 내다보고 있다. 구체적으로 악한 범죄자는 누구일지, 중국이 어떤 사람을 범죄자로 지명할 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더 무서운 것은 중국 정부와 홍콩 정부가 정치적으로 결탁할 경우, 중국에 의해 홍콩의 지도자들이 매수될 경우, 홍콩이 중국에 의해 완벽한 지배를 당하고, 자신들의 자유가 침해당할 것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 홍콩이 중국이 되는 것을 두려워하는 것이다. 

실제로 현재 홍콩 정부의 수반은 '역대급 친중인사'로 불리는 캐리 람 행정장관으로, 지금 100만 시민들의 거대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 법안의 추진을 강행하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 그리고 입법의 권한을 가진 홍콩의 입법회도 현재 친중파들이 과반 이상의 압도적인 다수로 장악하고 있다. 이대로 가다가는 홍콩의 미래는 뻔한 것이다. 그래서 시민들이 사태의 심각성을 알고, 최악의 상황이 벌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지금에라도 깨어서 일어난 것이다.

이번 범죄인인도법 개정안에는 중국을 포함해 대만, 마카오 등 홍콩과 범죄인 인도 조약을 체결하지 않은 국가나 지역에서 특정 범죄인을 인도할 경우 이를 허용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홍콩 시민들은 중국 정부가 홍콩에 있는 반체제 인사나 인권운동가를 중국 본토로 송환하는데 이 법을 악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사실 이들의 불안과 우려는 단순히 법의 악용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다. 중국에 매수된 정치인에 의해 홍콩의 자치권이 넘어갈 최악의 상황을 내다보고 있는 것이다. 그것이 100만 명 시위로 나타난 것이다. 

자유는 이렇게 소중한 것이다. 목숨 바쳐, 생명 바쳐 지켜야 할 것이다. 홍콩인들은 지금 중국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고 있고, 그 중국과 하나되는 것은 어떻게라도 저지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같은 민족이라고 해서, 다른 이념과 사상을 가진 이들, 특히 공산주의자들에 대해 무조건 유화적으로 포용하고 받아들여서는 안되는 것이다.

한국인들은 홍콩의 거대한 시위를 보면서 무엇을 느낄까? 북한과 중국 중에 더 악한 국가는 어디인가? 물론 둘다 악한 국가여서 우열을 가리기 어렵지만, 북한이 더 악질이라는 데 분명히 더 많은 이들이 손을 들 것이다. 

홍콩은 왜 중국에 반대하는가? 왜 중국에 저항하는가? 중국이 악한 국가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홍콩인들의 반중국 시위에 대해 이해할 수 있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왜 중국보다 더 악한 나라인 북한에 대해 왜 반(反)북한 시위가 벌어지지 않는가? 오히려 수단과 방법을 안 가리고 통일을 못해서 난리이고, 김정은을 초대 못해서 안달이 나 있다. 그 통일 후에 어떤 결과가 올 것 같은가? 마냥 장미빛 그림만 그려지는가? 그렇다면 왜 홍콩인들은 북한보다는 나은 듯한 중국에 대해서도 저렇게 저항하는가?

민족주의의 망령에 사로잡힌 적지 않은 대한민국 사람들은 자유의 가치를 모르고, 자유의 의미도 모르고, 자유의 소중함도 모르는 것 같다. 한민족이라는 말 앞에 모든 것이 무장해제된다. 그들은 홍콩 시민들의 거대한 100만 시위의 의미도 잘 모를 지도 모른다. 그저 남의 나라의 이야기로 들을지도 모른다. 설령 안다고 입을 열어 말은 한다 해도, 실제로는 모른다. 정말 안다면, 지금처럼 노골적으로 친북, 친중 정책을 펼치는 지금의 문재인 정부에 대해 가만히 있을 수만은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정말 자유의 진정한 의미와 가치를 안다면, 지금처럼 있을 수는 없는 지도 모른다. 지금의 정부의 친북, 친중 정책에 대해 홍콩 시민들처럼 대한민국의 시민들이 깨어 일어나 반대의 목소리를 분명하게 내야 하지 않을까? 안 되는 것은 안 되는 것이다. 시민들이 깨어 있다는 것, 시민들이 똑똑히 두 눈 뜨고 있다는 것, 시민들을 무시하지 말라는 것을 알려야 한다. 각성된 풀뿌리의 힘을 보여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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