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Alexandria Ocasio-Cortez) 미국 연방 하원의원(민주, 뉴욕)이 미국 의회 사상 첫 이프타르(iftar, 라마단 기간에 무슬림들이 일몰 직후 금식을 마치고 먹는 첫번째 식사)를 가지면서 "기독교인과 무슬림들의 기도는 같은 장소로 올라간다"고 말했다.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는 '샌더스 키즈'로 불리는 인물로, 초선의 신예 하원의원임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에서 떠오르는 스타 정치인으로 주목 받고 있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지난 20일(현지시간) 미 의회 소속 3명의 무슬림 의원들은 다양한 종교적 배경을 가진 약 100여명의 게스트들이 참석한 가운데 워싱턴D.C.에서 이프타르를 주최했다. 

이 행사 도중 자신이 가톨릭 신자라고 공개적으로 밝히고 있는 오카시오-코르테스 의원은 자신의 지역구에서 이슬람 사원(모스크)에서 열린 금요기도회에 참석한 것에 대해 말하면서 "우리가 드린 모든 기도가 같은 장소에 올라간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뉴욕의 브롱크스와 퀸즈 지역에서는 많은 무슬림들이 살고 있다.

이 행사에 참석한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인 스테니 호이어(Steny H. Hoyer) 의원도 비슷한 발언을 했다.

그는 "성경은 그들이 기독교인이라면, 이성애자라면 내 이웃을 사랑하라고 말하지 않는다"면서 "성경은 내 이웃을 사랑하라고 말한다"고 말했다.

이프타르는 백악관에서도 2017년을 제외하고 1996년 이후 매년 열리고 있다. 1996년 당시 이프타르는 힐러리 클린턴이 영부인으로 참관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주 백악관에서 자신의 이프타르를 주최하면서 라마단에 대해 "자선의 시간, 우리 시민 사회에 봉사하고 섬기는 시간"이라고 말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우리는 미국이 모든 신앙을 가진 시민들이 안전하고 자유롭게 함께 살아갈 수 있다는 신념으로 건국된 나라라는 것에 대해 하나님께 감사한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저녁 함께 식사를 하면서, 조호와 평화의 미래를 기원하자.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그분의 선하심과 축복을 영원히 비추어시도록 간구하자. 우리 아이들과 세계의 모든 사람들에게 희망과 선의로 가득한 미래를 주기 위해 계속해서 협력하자"고 덧붙였다.

한편, 미국에서는 기독교인과 무슬림들이 같은 하나님을 섬기느냐는 주제를 놓고 격론이 오가고 있다. 

이 논쟁은 지난 2016년 유명한 기독교 대학인 휘튼 컬리지의 라리샤 호킨스(Larycia Hawkins) 정치학 교수가 기독교인과 무슬림들은 같은 하나님을 섬긴다고 말하면서 촉발됐다. 

호킨스 교수는 무슬림들과의 연대를 보여주고 싶다면서 히잡을 두르기도 해 논란을 더 부채질했다. 

최근 J. D. 그리어(J.D. Greear) 남침례교 총회장은 기독교인과 무슬림의 하나님에 대한 생각의 차이가 너무 심해 양립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슬람은 구원의 거짓된 방식"이라면서 "이슬람은 인간의 행위로 구원을 얻을 수 있다고 하고, 삼위일체와 하나님의 개인적 속성 등 하나님에 대해 기독교가 가르치는 것을 철저히 부인한다"고 지적했다.

다만, 무슬림들과 하나님에 대해 선교적 대화는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그리어 목사는 선교 현장에서 유일신인 하나님을 믿는 무슬림들에게 당신과 우리가 믿는 하나님은 동일하지만, 그 하나님을 계시해주는 분은 무함마드가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라는 식으로 접근할 수는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선교적 입장에서 대화하는 것과 달리, 신학적으로 기독교인과 무슬림이 같은 하나님을 섬긴다는 식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는 것.

무슬림에서 기독교인이 된 나비엘 쿠레쉬(Nabeel Qureshi)는 무슬림과 기독교인들이 섬기는 하나님은 다르지만, 우리와 생각이 다른 이들을 악마시하지는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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