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천신대 조성돈 교수.
실천신대 조성돈 교수. ©기독일보DB

[기독일보 조은식 기자] 부목사들의 교만(?). 조성돈 교수(실천신대)가 최근 SNS를 통해 대형교회 부목사들이 자신만만하게 시작했다 실패했던 개척교회 목회사례들을 들며 참 목회가 무엇인지를 묵상케 하는 글을 올려 화제다.

조 교수는 그런 경우 "진짜 목회는 권토중래하다가 새로 개척했을 때"라 말하고, "이 때부터 프로그램이 아니라 한 사람이 귀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면서 "대형교회 축소해 놓은 목회가 아니라 한 사람, 한 사람을 돌아보고 세우는 목회를 하게 된다. 한 생명을 위해서 모든 것을 내어놓을 정도의 복음을 향한 간절함이 생긴다. 그때부터 허황된 생각을 내려놓고 진정한 목회를 시작하는 것"이라 전했다. 다음은 조 교수의 글 전문이다.

[실천신대 조성돈 교수의 페이스북 글 전문]

학교에서 입학을 위한 인터뷰를 하다보면 재밌는 일이 꽤 있다. 제일 안타까운 분들은 대형교회에서 부목사하다가 개척한 사람들이다. 이들은 자신감이 충만하다. 그도 그럴 것이 많은 준비가 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대형교회에서 프로그램도 충분히 익혔고, 담임목사의 리더십도 보았다. 무엇보다 그가 성경공부를 인도하거나 프로그램을 인도할 때면 순식간에 몇 백 명이 몰려서 '목사님~'하며 연호하는 것이다. 더군다나 이렇게 큰 교회를 목회하는 담임목사를 보아도 그렇게 대단해 보이지 않는다. 나라고 저렇게 못할소냐하는 마음이 절로 생기는 것이다.

그래서 개척을 할 때면 교회에서 지원해준 금액에서 최고로 뽑아서 교회당을 계약한다. 그리고 곧 이 교회당이 넘치게 되면 어쩌나하는 고민에 빠진다.

자신이 가진 자료들, 그리고 자신 있는 프로그램, 거기에 대형교회에서 보았던 행사들이 있다. 이걸 이 촌동네에 풀면 사람들이 구름처럼 모일 것으로 생각한다.

이렇게 대형교회 부목사하다가 개척을 시작했거나, 준비하는 사람들은 교만이 가득 차 있다. 자기가 대형교회 담임목사인 걸로 착각하는 것이다. 그런데 웬걸 막상 개척을 해보면 아니다. 사람이 모이지를 않는 것이다. 이렇게 프로그램이 좋고, 설교가 좋은데 사람들이 안 알아주는 것이다. 어허, 이런 낭패가 있나.

이렇게 시작한 목사들 특징 중에 하나는 목사의 자존심이 상당하다는 것이다. 목사가 이런 것까지 해야하나, 사람들이 목사를 뭘로 보고 그러는지 모르겠다. 그저 교인들이 교회 오는 것으로 유세를 떤다. 목사를 종 부르듯 하고, 심지어 허드렛일을 하면서 자기를 부린다. 이거 전혀 경험해 보지 못하던 세상이다. 대형교회에서는 목사 알기를 연예인 수준으로 보았는데 이 촌구석에서는 머슴 부리듯 한다.

대개 3년 버티면 무너진다. 두 손 모두 들고 교회 내 놓고 실업자가 된다. 1년도 못 버틴 사람도 꽤 있다.

진짜 목회는 권토중래하다가 새로 개척했을 때이다. 이 때부터 프로그램이 아니라 한 사람이 귀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대형교회 축소해 놓은 목회가 아니라 한 사람, 한 사람을 돌아보고 세우는 목회를 하게 된다. 한 생명을 위해서 모든 것을 내어놓을 정도의 복음을 향한 간절함이 생긴다. 그때부터 허황된 생각을 내려놓고 진정한 목회를 시작하는 것이다.

전에 면접 볼 때 한 목사를 비슷한 이유로 떨어뜨린 적이 있다. 우리나라 한 손에 꼽힐만한 초대형교회 부목사하다가 시골에 담임으로 온 사람이다. 전형적인 케이스에, 배우겠다기 보다는 가르쳐주겠다는 의지가 더 커서 떨어뜨렸다. 몇 년 있다 이 목사가 다시 왔다. 사람이 완전히 변했다. 시골에서 쓴 맛 다 보고 목회를 다시 배워야겠다는 생각으로 온 것이다.오늘 문득 그 생각이 나서 써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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