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장회 송년모임으로 22일 오전 코리아나 호텔에 모인 교단장 및 총무, 사무총장들이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교단장회 송년모임으로 22일 오전 코리아나 호텔에 모인 교단장 및 총무, 사무총장들이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김규진 기자

[기독일보 김규진 기자] 22일 오전 코리아나호텔에서 교단장회의가 송년 모임으로 열렸다. 이 자리에 모인 교단장들은 선언문을 통해 한국기독교총연합회(이하 한기총)와 한국교회연합(이하 한교연)의 통합 추진에 더욱 힘을 싣고, 앞으로의 모든 일들은 현역 교단장 중심으로 일궈가기로 다짐했다. 그러나 이 가운데 사실상 '제3단체' 의지가 드러나 한국교회 내 비판이 일 것으로 보인다.

교단장회의는 선언문을 통해 "작금 한기총과 한교연으로 나뉘어 각각 속한 단체의 정당성과 이익만을 주장해 온 현실을 회개하며, 가슴 아픈 역사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교단 중심의 연합단체로의 복원을 추진해 왔다"면서 "우리는 그동안 한국교회 연합을 위해 노력해 온 2016년 8월 31일 합의와 11월 16일 합의 정신을 바탕으로 한국교회의 필요와 교단들의 요청에 따라 신속한 결실을 위해 합의하고 선언 한다"면서 다음 내용들을 선언했다. 선언 내용은 사안의 중요성을 감안, 원문 그대로 게재한다.

1. 한국교회 교단 대표자들인 우리는 각각 소속한 한기총과 한교연 등 양 단체와 실질적 연합방안을 모색하되, 현실적 결론을 조속히 도출하므로 빠른 시일 내에 이전 복원된 연합단체를 출범한다.

2. 한교연과 한기총은 각 단체가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선결하며, 협조하는 단체와 함께 (새로운) 연합단체 출범을 진행해 나간다. 이는 금번 연합추진이 '제3단체화 한다'는 우려를 불식하고, 과거 자랑스러웠던 한국교회 연합단체로의 복원임을 규정한다.

3. 복원된 연합단체는 한국교회 연합운동의 성과로 평가되는 한기총 2011년 7월 7일 개정 정관(약칭 77정관)을 기본틀로 한다. 이는 현재 한교연과 한기총에 속한 교단 중 77정관 이전 가입교단과 교단장회의 회원 교단(23개)을 포괄함을 의미한다.

4. 현재 양 단체에 가입된 기관에 대하여는 별도 규정을 두어 합류하여 참여케 하며, 77정관 이후 가입된 교단은 재심하며, 화목을 깨는 이단성 시비가 없도록 선명하게 조치한다.

교단장회 소속 교단장들이 사인했다는 선언문(2016.12.22).
교단장회 소속 교단장들이 사인했다는 선언문(2016.12.22). 아니라고는 하지만, 제3단체 출범 의지가 확연하게 드러났다. ©김규진 기자

5. 출범된 연합단체는 한국교회 공 교단을 포괄하는 연합으로서, 교단들의 상위 단체가 아니며, 교단에서 파송하는 대의원으로만 조직하므로 경쟁과 분열을 조장하는 요소들을 제거하고, 최소화된 조직으로 공교단의 함의에 따라 대정부 활동과 대사회적 기독교 변증 역량을 극대화하는 조직으로 자리매김한다.

교단장회의 후 이경욱 목사(예장대신 사무총장)는 기자 브리핑을 통해 "선언문에 16명의 (현역) 교단장이 사인했다"고 밝히고, 이 가운데 현역 교단장 14명이 회의에 참석하고 2명은 총회 총무가 대행으로 왔다고 이야기 했다. 더불어 그는 "모든 것은 앞으로 (현역) 교단장 중심으로 간다는 원칙이 핵심"이라 밝히고, 한기총 측은 대표회장 이영훈 목사가 적극적으로 협력하기를 약속했다고 전했다. 다만 한교연 측은 위원들을 섭외해 함께 논의하기로 결정했으며, 기장 총회 등은 서명에 불참했다.

특히 선언문 내용에서 "금번 연합추진이 '제3단체화 한다'는 우려를 불식하고, 과거 자랑스러웠던 한국교회 연합단체로의 복원임을 규정"한다 주장했지만, "현재 양 단체에 가입된 기관에 대하여는 별도 규정을 두어 합류하여 참여케 하며, 77정관 이후 가입된 교단은 재심"한다 밝혀 사실상 '헤쳐모여' 수준의 제3단체 출범 의지가 드러났다. 그동안 한국교회에는 일부 대형 교단 몇몇 교회 지도자들 중심으로 이번 일처리가 이뤄지고, 특히 과정 가운데 한기총 한교연에 이은 제3단체가 등장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있어왔다.

한편 유흥춘 목사(그교협 총회장) 사회로 먼저 열린 기도회에서는 이성희 목사(예장통합 총회장)가 기도하고, 전명구 감독회장(기감)이 "새롭게 변화된 성탄"이란 주제로 설교한 후 김선규 목사(예장합동 총회장)가 축도했다. 전 감독회장은 설교를 통해 하나님께서 한국교회를 하나되게 하며 한국사회에 대해서는 더 훌륭하고 좋은 대책을 만들어 주실 것이라 말하고, 특별히 "기관이 하나 되는 것은 자연스럽게 이뤄지면 좋겠다"면서 "하나 되어야 할 일지만, 애쓸 것이 아니"라고 했다. 그는 이를 "자연스럽게 되어 질 일"이라 했는데, 현재 교단장회의 일 추진에 적극적으로 호응하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에둘러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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