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김규진 기자] (사)기독교윤리실천운동(이사장 홍정길 목사)이 15일 저녁 서울영동교회에서 "양극화를 넘어 더불어 함께"란 주제로 '2016년 기윤실 회원총회'를 개최했다. 특별히 이날 총회에서는 공동대표 임성빈 목사(장신대)가 "양극화 해소"를 주제로 강연을 펼쳐 관심을 모았다.

임성빈 목사는 한국사회와 한국교회 심각해지고 있는 양극화 현상에 대해 먼저 설명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소득과 소비 양극화, 빈곤탈출률 악화 등을 포함하는 '부의 양극화' 현상이 심각하고, 이에 따른 '교육 양극화' '주거 양극화' '고용 양극화' 현상이 심각함을 지적했다. 그는 "이러한 부의 양극화 현상은 세계화와 함께 동반되는 현상"이라 설명했다.

더불어 '이념 양극화' 역시 심각한 사회현상임을 지적했다. 임 목사는 이에 대해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갈등"이라 지적하고, "이념 관련 이슈들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면서 "미국의 경우에도 과거에 비해 이념적 차이가 커지고 있다"고 했다.

특히 임 목사는 '교회 양극화'를 지적했다. 그는 "대형교회와 미자립 교회의 격차 심화, 담임 목회자와 부담임 목회자의 격차 심화 등 교회 내부 문제뿐 아니라, 사회 이슈에 대한 교회 구성원들 사이의 견해가 극렬하게 갈리고 있다"면서 그 쉬운 예로 동성애, 이슬람 등을 들었다. 동성애 문제에 대해서 그는 "차별금지법을 극렬하게 반대하는 이들이 복음주의자들이 많지만, 그 법안 초안을 만든 이들 가운데 복음주의자들도 많다"면서 "그들은 하나님의 형상이 살아나야 한다는 이유로( 법안을 만들었다)"고 했다.

2016 기윤실 회원총회 신년강연회 강사로 나선 임성빈 박사는
2016 기윤실 회원총회 신년강연회 강사로 나선 임성빈 박사는 "양극화는 버겁지만 기독교인이 피해서는 안 될 문제"라 이야기 했다.

그렇다면 양극화의 결과는 무엇일까. 임성빈 목사는 "무기력, 분노, 갈등" 등을 이야기 했다. 그는 "과거에도 '불평등' 문제가 심각했지만, 그 당시에는 자원의 분포에 따른 차이가 강조될 뿐이었다"면서 "지금의 '양극화'는 차이의 확대와 함께 축소를 포함해 '갈등'이 야기되고 있다"고 했다. '헬조선', '흙수저' 등의 신조어 등장은 이 때문이며, 심지어 임 목사는 "과거라면 소위 계급투쟁이 일어날 수도 있는, 그런 상황"이 아니겠느냐고도 했다.

임 목사는 잠시 "헬조선이란 단어를 처음 들었을 때, 기분이 좋지 않았다"고 했다. "이 나라를 어떻게 만든 나라인데"라는 생각이 잠시 들면서 본인 스스로도 '기성세대'구나 했다는 것이다. 그는 나중에 한국 젊은이들의 상황을 살피고, 현실을 이해하게 됐다고 했다. 더불어 "양극화의 뿜어져 나오는 용암과 같은 현상들, 우리가 좋든 싫든 우리 현실의 일부"라 했다.

양극화 결과인 '갈등', 한국사회 내에서 어떤 정도일까? 임 목사는 OECD 통계로 설명했다. 사회갈등지수는 OECD국가 중 5위로 높은데, '사회갈등관리지수'는 OECD국가 중 27위로 아주 낮다고 했다. 그는 "기독교인에게 우리 사회 희망을 빼앗고 있는 양극화 현상이란 버겁지만 피할 수 없는 이슈"라 지적하고, "피스메이커(Peace Maker)의 정체성을 갖고 있는 우리들에게 '갈등'이란 가장 관심을 갖고 극복해야 할 이슈"라 했다.

그런데 왜 기독교는 공공의 영역에서 무기력할까. 임 목사는 "지식과 정책, 문화생산 등의 중심영역에서 제도적 힘과 활력이 부재하기 때문"이라 진단했다. 그는 "기독교인들이 열심은 있었지만 변죽만 울렸다"고 지적하고, "현상을 갖고 우리끼리 '놀았지', 세상 변화 속 주류 담론들과 섞이지는 못했다"고 했다. 그러다 보니 "다음 세대가 재생산되지 못했고, 결국 '명망가'들만 남은 채 다음 세대가 없는 상황이 되어버린 미국과 같은 상황"이라며 "무브먼트(movement, 운동)를 어떻게 펼쳐갈 것인가를 심각하게 고민할 때가 됐다"고 했다.

그 해답으로 임성빈 목사는 '네트워크'를 제안했다. 대안적 지도자들을 세우는 것이 중요한데, 각계각층의 폭넓은 네트워킹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국사회 각 영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운동들을 개별적으로 하도록 두기 보다는, 큰 비전 속에서 '양극화의 핵'을 칠 수 있는 '싱크탱크'(Think-Tank)가 필요하다고 그는 주장했다. 이 싱크탱크를 통해 한국교회 공동의 담론, 세상에 제시할 수 있는 대안 담론 등을 형성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임 목사는 "각 영역에서 기독 혁신가들이 많은데, 각자 영역에서 외롭지 않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이들이 네트워킹 되어서 합력해 선을 이룰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15일 저녁 서울영동교회에서 열린 기윤실 2016 회원총회에서 한 총대가 기타 토의 시간 질문을 던지고 있다.
15일 저녁 서울영동교회에서 열린 기윤실 2016 회원총회에서 한 총대가 기타 토의 시간 질문을 던지고 있다.

한편 기윤실은 이날 총회에서 2015년도 사업보고와 2016년도 사업계획을 확정했다. 기윤실은 2016년도 기독교윤리실천학교와 2016년 한국교회의 사회적 신뢰도 여론조사, 기윤실 포럼(양극화 해소 연속포럼), 4.13총선 공명선거운동, 자치기구·협력운동 등을 벌여나간다.

특히 총회에서는 이슬람, 동성애 문제 등에 대해서도 기타 안건 토의 시간 총대들의 발언이 나왔다. 이에 총회 사회를 봤던 홍정길 목사(기윤실 이사장)는 먼저 이슬람 문제에 대해 "어떤 것이든 발로 쫓아가 현장에서 보지 않는 이야기들은 실제가 아닌 멋진 허구일 수 있다"고 지적하고, "현장을 확인하고 정말 그러한지를 살피는 노력이 있을 때 설득력이 있다"면서 "이슬람 문제에 대한 의견개진이 있으니 (기윤실이) 심층적인 접근을 해 보겠다"고 했다.

더불어 동성애 문제를 포함해 "기윤실이 대한민국 모든 어려운 문제를 다 해결할 수는 없다"고 말하고, "기본정신을 어떻게 확립해서 크리스천들이 공감하고 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도울까 고민해야 한다"면서 "세부적으로만 가려 한다면 어려움이 많겠지만, 좋은 의견 감사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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